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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시부모님께 우리가 해드릴 수 있는 것

by 일본의 케이 2015.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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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먼저 호텔에 들어가 우리 옷가지 몇 개를 꺼내놓고

아침에 나올 때 챙겼던 서류와 약들도 다시 하나씩 확인을 하고

선물들과 함께 가방에 넣어 다시 나왔다.

시댁까지는 약 10분정도 걸리는 거리였다.


 

시댁에 가는 길에 있는 진자에서

깨달음은 잊지 않고 인사를 드렸고, 난 사진을 찍고,,,

뭘 기도했냐고 물으면 늘 똑같은 대답을 한다.

우리 가족들 모두 건강하길 바란다는 것....

 

시댁에 들어서 가져온 선물을 드리고 나서

우린 바로 2층부터 시작해 쥐가 나올만한 곳을

찾아 쥐약들을 놓았다.

지난 5월 우리가 시댁에 왔을 때

 쥐가 나오기 시작했다는 얘기가 있어

대청소를 하고, 쥐약을 놓아 두었는데

제대로 퇴치가 되지 않았고 전문가가 와서

처리를 하긴 했지만 워낙에 오래된 건물이다보니

100%퇴치를 못한다고 했단다.

우리가 늘 잤던 2층을 거의 봉쇄하듯이 굳게 문을 닫아  

철저하게 처리를 했다고는 했는데

지난달부터 1층, 신발장에서 다시 쥐가 나타났단다.

 

그래서 우리가 시댁이 아닌 호텔에서 잠을 자야했고

오자마다 어디에 구멍이 다시 생겼는지

2층 입구와 1층을 샅샅히 뒤지는 일을 시작했다.

깨달음은 지난번부터 늘 같은 말을 했었다.

지은지 90년이 넘어 가는 목조건물이다보니

쥐가 여기저기 구멍을 뚫어 놓아서 전면 퇴치는 힘들다고

삐걱거리는 곳이 많지만 손을 볼 수 없는 상태라고.....

이번에도 우린 여러 종류의 쥐약들을 곳곳에 넣어 두고

다음 할 일을 위해 집을 나섰다.

작년부터 시아버님께 고양이를 사드릴려고 했는데

그걸 이번엔 실행하기 위해 택시를 타고 제일 크다는

애완 동물센터에 갔다. 

 

아버님이 원하시는 고양이는

노랑색 털에 태어난지 2,3개월의 새끼 고양이를 원했는데

이곳에 있는 고양이들은 거의 10개월이 넘어가는 것이였다.

전화를 드려 이곳에 있는 고양이 신상을 말씀 드렸더니

 새끼 때부터 키워야 길들이기 쉽다고 새끼 고양이가

없으면 그냥 사지 말라고 하셨다.

아쉬운 발걸음을 뒤로 한 채, 집으로 돌아왔을 땐

이른 퇴근을 하고 오신 시동생(서방님)이 계셨다.   

 

 이번에 우리가 해결해야 할 일은

 쥐사건? 외에 또 하나 있었다

시댁 앞에 사시는 어머님의 조카분이

연대보증을 서달라고 어머님께 부탁을 한 모양인데

  조카분의 재산및 부채상황을 두 형제가

머리를 맞대고 준비해 온 서류들을 분석했고 의견을 나눴다.

이번에 조사를 하며 알았는데

시할아버님이 돌아가실 때 어머님 이름으로 남기신 유산이

삼촌 이름에서 지금의 조카이름으로 명의변경된 것이 밝혀졌고

그런 사실조차도 모른채 연대보증을 서달라는 조카의 말에

안쓰러운 생각에 어머님이 보증을 서 줄까 망설이고 계셨다.

그래서, 깨달음과 시동생님이 필요한 서류를 구청에서

발부 받아 와 언제, 누가, 누구에게 증여를 했으며

명의변경이 되었는지,,,

재산압류된 건물및, 토지는 어떤 것인지..,,,

조카집이 은행 담보로 얼마가 있으며,,,,등등

간단히 저녁을 먹은 후, 어머님께는

서류에 적힌 내용들을 간단히 설명을 드리고

내일 날이 밝으면 직접 조카분에게

얘기를 하는 것으로 하고 시동생님은 집으로 돌아가셨다.

우리도 호텔로 돌아와  다시 서류들을 들여다보며

아무말이 없었다.

시댁에 쥐가 살기 시작한 것도

시부모님 재산이 친척에 의해 조금씩 사라져 가고 있는 것도

어머님 무릎에 물이 차올라 매일 병원에 다니신다는 것도

직접 이렇게 와 보지 않고서는 알수가 없는 일이다.

자식들 걱정할까봐 말씀을 안하시니... 

 역시, 가까이서 자식들이 챙겨보고, 보살피는 게

고령의 부모에게는 최고의 효도인데

우린 다들 그걸 못하고 있다.

진정 우리가 시부모님, 부모님들께

해드릴 수 있는 효도는 과연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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