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에겐 참 많이 좋아하는 대학선배가 있다.
바로 한국을 알게 해준 그 선배.
30년전, 한국의 건축문화를 공부하면서 친하게 되었고
지금까지 아주 절친처럼 잘 지낸다.
그런데 그 선배가 2년전에 회사를 그만 두고
90이 넘은 아버님 병간호를 위해 시골생활을 시작하셨다.
동경에는 한 달에 한 번씩 지금까지 했던 일들을
마무리하기 위해 오시고 모든 시간들은
아버님을 돌보는데 사용하고 있다.
매일 병원에 가서 아버님을 지켜보고 남은 시간에는
책을 읽기도 하고, 잊여버린 한국어 공부도 다시 한다고 하셨다.
깨달음은 연구기간이 짧았지만
이 선배는 한국에서 2년가까이 살면서
논문을 작성했었다고 한다.
그래서 기본적인 한국어는 쓰고 읽기를 하신다.
특별히 불편한 건 없지만 워낙에 변두리다보니
변변한 슈퍼가 없어
장을 보러 다니는 게 약간 귀찮지만
고즈넉한 시골생활을 만끽하고 있어 나름 행복하다고 하셨다.
(일본 야후에서 퍼 온 이미지)
지난주, 난 시험이 끝나서 미루고 있었던 김치를 담았다.
일본인 친구들에게 나눠주기 위해
꽤 많은 양의 김치를 담았고
이 선배에게는 김치 3종(배추, 무, 오이)세트와 창란젓,
그리고 깻잎장아찌와 마늘장아찌를 조금씩
싸서 보내드렸었다.
깨달음보다 더 한국적인 입맛을 가지고 계신 분이기에
좋아하실거라는 생각에 보내드렸는데
맛있어서 눈물이 난다는 카톡이 왔다.
시골에 한 번 놀러 오라고 몇 번 말씀하셨는데
아직 한 번도 가질 못했다.
실은, 시골로 내려가고 나서는 외롭다는 얘길
깨달음에게 자주 하셨단다.
한 달 전에 총회 모임에서 만났을 때는
술을 한 잔 마시고 눈물을 보이더라는 선배...
많이 드시고 힘내시라고 그리고 아직도 멋있으니까
새로운 여자친구가 생기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보내드렸다.
이 날, 저녁 퇴근 준비를 하고 있는 깨달음에게 전화를 해서
김치가 너무 맛있어서 눈물나게 행복했고
많이 고맙다면서 신세한탄과 질투를 쏟아 놓더란다.
너는 맨날 맛있는 한국음식 먹어서 좋겠다는 둥,
자긴 맨날 혼자 먹느라 입맛이 없었는데 깻잎 장아찌를
뜨거운 밥에 올려 먹었더니 밥 한그릇이
뚝딱 넘어가더라고 요리 잘하는 여자랑 사는 걸
행복한 줄 알아라..
칼칼하게 매운 창란젓에 정종을 한 잔 마셨더니
입에 착 달아붙어 너무 좋았는데 같이 마셔줄 여자친구가
옆에 없어서 급 슬퍼졌다는 둥,,,..
좋은 언니 있으면 자기 좀 소개해 달라고
당부를 하시면서 꼭 김치를 맛있게 잘 담그는
언니로 해달라고 하더란다.
[ ............................. ]
김치담기가 그리 편하진 않지만 이렇게 많이 좋아해주시면
보내는 보람도 있고 나역시도 기분이 좋다.
이 선배는 워낙에 한국적 입맛을 갖고 있어 더 많이
좋아하셨지만 김치는 다른 일본인들에게도
꽤 친숙하게 자리잡혀 있음을 확인하는
조사결과가 작년에 실시되었다.
매해 쌀 소비량 감소로 인해 밥을 찾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
그 근본적인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해
작년, 일본의 모기업에서는 쌀소비의 행동조사를 실시했다.
먼저 [밥과 잘 어울리는 반찬-ご飯のお供 ]의
인기도를 조사하여 년령대별, 선호하는 반찬이 무었인지
분석을 했다. 조사대상으로는 하루 평균 두끼를
밥으로 드시는 분들이 대상이였고
이 대상 속엔 도시락 드시는 분들도 포함 되었다.
( 이미지 출처- 発表リリース:米の消費行動調査)
좋아하는 밥반찬 1위는 잔멸치, 2위는 연어살 프
3위는 쯔쿠다니(
(일본 야휴에서 퍼 온 이미지)
퇴직하면 한국에 가서 깨달음과 우동집을 차리겠다는 말씀을
입버릇처럼 하셨는데 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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