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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커플들 이야기

좋은 일과 나쁜 일은 늘 함께 찾아온다

by 일본의 케이 2017. 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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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기검사가 있던 어제 오후.

외출준비를 서두르고 있는데

출판사에서 메일이 왔다.

건성건성 읽고 서둘러 택시를 타고

병원으로 향했다.

산부인과의 여의사는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물었다.

[ 수술 할까요? ]

[ 선생님이 보기수술 해야 될 것 같습니까? ]

[ 아니, 그 결정은 환자분이 하시는 것인데..

이대로 경과를 보셔도 되고,,  

그냥 수술을 하셔도 되고,,

지금 검사결과가 지난번보다 혹이 더 커졌어요 

그래서 통증동반이 심해진 거라 생각됩니다 ]

[ 그냥 경과를 좀 더 지켜보겠습니다 ]

정산실에 내  번호표가 뜰 때를 기다리며

눈을 감고 있는데 간호사가 급하게 내 이름을 

불러 채혈실로 가라고 한다.

[ 시간 괜찮으시죠? 선생님이 혈액검사를

하고 싶다고 하셔서...]

[ 네.... ]

[ 30분쯤 지나 결과가 나올 거에요]

[네....] 


자중근종이 생긴건 2년전이였다.

자궁을 이루는 평활근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면서 생긴 종양으로

통증과 출혈이 심한 증상이 있다.

지난번에 초음파로 확인한 종양이 이번에 

1센치가 커졌다고 했다. 

그래서 수술을 물었던 것이였지만

담당의가 갑자기 바뀌어서인지

아니, 여의사의 태도에 위화감이 있어서

난 수술을 뒤로 미뤘다.


(다음에서 퍼 온 이미지)


[ 빈혈이 너무 심하네요..철분약 드릴게요 ]

[ 네...]

진료실 문을 닫으며 여의사의 마른 목소리가

 정이 안 간다는 생각을 잠시 했다.

집에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 

깨달음에게 경과보고를 했다.

그리고 출판사에서 왔던 메일 내용도

간략하게 설명을 했더니 저녁를 밖에서 

하자며 예약해 두겠다고 한다.


집 근처 레스토랑에서 간단히 건배를 하고 

병원에서의 일들과

담당의가 바뀐 이유를 설명했다.

[ 수술은 안 해도 되는 거지? ]

[ 응,,좀 더 지켜 봐야지..]

[ 지난번에는 수술 안 하는 게 좋다고 해놓고

의사가 바뀌니까 수술을 하라고 그러는게

좀 이상하네..]

[ 크기가 커져서 그럴거야,,

그냥 경과를 좀 보고 결정 하려고,,]

[ 그래..당신이 알아서 해..,

아, 그리고 당신 책이 상을 받았다고 ? ]

[ 아니,,문학나눔의 책으로 선정 된거래 ]

[ 그래? 좋은 일과 나쁜 일은 동시에 온다는 

옛말이 하나도 틀린 게 없네,, ]

[ 한국에서는 호사다마(好事多魔)라는 

고사성어가 있어, 일본도 그런 표현이 있나? ]

내가 한문을 보여줬더니 있다면서

사람이 살아가는데 좋은 일만 계속해서 

오지 않고 싫은 일도 함께 온다는 의미로 

쓰여진다고 했다.  


저희 부부의 얘기가 담긴 책

[ 남편이 일본인입니다만]이 세종도서 

문화나눔 수필부문에 선정되었습니다.

심사가 까다로워 선정이 되면 

출판사뿐만 아니라 작가들에게도

참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합니다.

선정된 책은 1,000만원 이내의 도서를 구입하여

공공도서관 등 3,200여 곳에 배포 된다고 합니다.

그렇게 되면 훨씬 많은 분들이 저희책을

접할 수 있다고 합니다.



깨달음은 축하할 일이라며 자꾸 제게 건배를

권하지만 저는 왠지 모를 부끄러움과

쑥쓰러운 생각이 먼저 듭니다.

좀 더 괜찮은 글을 쓸  그랬다는 뒤늦은 후회도

찾아오고,,많은 분들의 관심과 사랑을

이렇게 사랑 받아도 될지..

어찌 돌려드려야할지...

생각들이 자꾸만 커져가고 있습니다. 

깨달음은 3년전처럼 주소를 적어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작은 감사의 표시를 하는 게

좋겠다고 하는데 둘이서 좀 더 

생각해보고 모든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이

전해지는 방법을 택하려 합니다.

또 이렇게 좋은 일로 이웃님께 보고 드릴 수 

있어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좋은 기획안을 만들어 많은 분들과 

 기쁨을 나눌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도 괜찮은 글, 다시 읽고 싶은 글,

편안한 글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해외에서 주문을 원하시는 분들은

예스24나 알라딘에서 해외 배송이

 가능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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