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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신랑(깨달음)294

신년연휴를 제대로 즐기는 남편 지난 연말 새해맞이 대청소를 하던 날 깨달음이 자기 서랍에 넣어 두었던 돈을 꺼내왔었다. 작년 여름, 우리집에 엄마와 자매들이 왔을 때 집들이 기념으로 주고 갔던 돈봉투였다. 이사 축하의미로 한화보다는 엔화로 준비해준 엄마, 언니들 정성을 그대로 느끼게 해주고 싶어 깨달음에게 모두 관리하라고 주었더니 정말 자기한테 다 주는 거냐고 얼마나 좋아하던지... 돈 봉투를 들고 깨춤을 추던 모습을 아직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금액들이 좀 컸던 것도 있고 그냥 내가 챙기기에도 뭐해서 주택 융자금 낼 때 보태라고 시원스럽게 깨달음에게 줬었다. 그런데 그걸 다시 꺼내와서는 돈을 세어보더니만 이 돈을 정말 자기 맘대로 써도 괜찮냐고 재확인차 물었다. 괜찮으니까 알아서 쓰라고 하니까 그럼 그냥 여행비용으로 쓰고 싶단다.. 2016. 1. 6.
남편의 내년 크리스마스 목표 크리스마스 이브인 오늘 난 상여금을 받았다. 지난주에 모두 지급이 된 상태였는데 난 이런저런 이유로 오늘 받게 되었다. 10만엔,,, 세금을 제외하면 한화로 80만원이 좀 넘었다. 상여금이라는 명목이지만 수익금을 조금씩 나눈 거나 마찬가지이다. 생각지도 않았던 [돈]이 생겨서 뭐에 쓸 것인지 잠시 생각하다 깨달음에게 연락했더니 자기한테 맛있는 거 쏘라고 졸라서 퇴근길에 만났다. 크리스마스 이브이니까 먼저 와인을 마셔야 된다면서 자기 취향에 맞는 걸로 주문을 하고,,,, 내가 쏘는 날이면 깨달음은 평소 때 마시고 싶었던, 먹고 싶었던 것들을 주저 없이 시키는 경향이 있다. 올 한해 마무리 하지 못했던 것들을 얘기 하다가 내년에 어머님 팔순 파티 선물 얘기도 하고,,,, 애완견 얘기도 하고,, 사무실 오픈,.. 2015. 12. 25.
한국 가수를 만날 수 있는 방법 퇴근하고 돌아온 깨달음이 봉투에서 케이블 선을 꺼냈다. 오는 길에 사왔다면서 노트북으로 드라마 보는 게 싫어서 TV에 연결해 큰 화면으로 보려고 사왔다며 노트북에 연결하기가 바쁘게 [ 음메~~]를 한 번 틀어보라고 했다. [음메~~]는 응답하라1988를 말하는 것이다. 아주 깨끗하게 화면이 나오고,, 진작 이렇게 볼 걸 그랬다면서 완전 한국이라며 깨달음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다. 그날 이후,, 깨달음의 본격적인 한국방송 시청시간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이제까지 우리는 유튜브에서 보고 싶은 프로를 찾아 봤는데 후배가 가르쳐 준 모사이트에 들어가 봤더니 실시간으로 볼 수 없지만 모든 방송을 빠르면 2,3시간 후에 바로 바로 볼 수 있게 되었다. 그걸 알게 된 깨달음이 무조건 보고 싶은 프로를 나에게 주문을 한다.. 2015. 12. 21.
일본인 사위를 보는 엄마의 마음 [ 엄마,,,, 우리 왔어....왜 문이 열려있지?...] [ 엄마,,,,,,] [ 오메,,,인자 오냐,, 아이고 깨서방 오셨어요~~] [ 오머니,...오랜만이에요..건강하셨어요? ] [ 아이고,, 여기까지 오니라고 고생했그만,,깨서방이,,,] [ 엄마, 근데 왜 현관문 열어 놨어?] [ 아, 니기들 올 시간이 됐응께 얼른 들어오라고 열어났제.. 음식도 만들어야 하고,, 정신이 없어서 그냥 열어 놨다~~] 식탁에 나물들이 올려져 있고 참기름 냄새... 그리고 매운탕 냄새 같은 게 집안 가득했다. 짐가방을 방에 넣고 옷을 갈아 입는데 주방에서 [탕,탕] 소리가 나니까 깨달음이 얼른 달려나갔다. 깨서방 온다고 뭘 해줄까 생각하시다가 전복이랑 생낙지 사셨단다. 내가 꼬막을 까고 있는 동안 깨달음은 엄마가 퍼주.. 2015. 12. 10.
남편이 원하는 크리스마스 선물 깨달음과 함께 자전거로 30분쯤 달려 도착한 곳은 홈센터에 있는 애완견숍이였다. 아버님께 사 드릴 고양이를 찾고 싶은 것도 있고 우리도 귀여운 강아지 한마리 키우자는 생각에 갔다. 귀엽고, 예쁜 애들은 많았는데 우리가 찾는 시바견(일본 토종견)중에서도 마메시바 ( 시바견의 변종으로 아주 작게 개량된 품종) 를 찾았는데 이곳 매장에는 없고 주문을 하고 기다려야한다고 했다. 시바견이 있어 내가 한 번 안아봤는데 너무 기분이 좋았다. 개월수가 좀 지나서 크기가 어중간하다보니 가격도 많이 떨어지고 얼굴도 귀엽고 성격도 온순해서 좋은데 주인을 아직 못 만나고 있다고 점원이 얘기해 줬다. 그 얘길 듣고 깨달음도 한 번 안아보려 하니까 강아지가 발버둥을 치고 낑낑거리자 자기를 싫어하는 것 같다고 작은 목소리로 내 쪽.. 2015. 11. 29.
불타는 금요일을 보내는 남편 [ 응,,,나다,, 뭐더냐? 깨서방은 왔냐?] [ 응, 엄마, ,,지금 테레비 보고 있어 ] [ 내일 아침이 니 생일인디,,,생일 축하한다] [ 내 생일이야? 몰랐네...] [ 내일이 음력으로 9월 00일잉께 니 생일이제~] [ 그러네,,, 날짜 가는 줄도 몰랐네..] [ 아침에 꼭 미역국 끓여 먹어라~잉~] [ 미역국은 엄마가 드셔야 하는데,, 나 낳으시느라 고생하셨으니까,,,] [ 니가 크느라고 고생했제,,내가 한 것이 있간디... 아무튼, 내일 미역국도 묵고, 깨서방이랑 맛난 것이라도 사 먹어라잉~] [ 아, 글고 깨서방꺼 배즙 주문 했났응께, 나오믄 택배 보낼랑께 그런 줄 알고 있어라~~] [ 알았어, 엄마,,고마워요] 전화를 끊고 생일이여서 엄마가 전화하신거라 했더니 그러냐고 무덤덤하게 넘어갔다.. 2015. 11. 7.
한국영화를 본 남편의 감상문 11월3일, 이곳은 공휴일이였다. 아침에 깨달음은 여느날과 같은 시간을 보냈고 나도 내 할일을 하고 쉬었다. 10시가 막 지났을 때, 외출복을 갈아 입은 깨달음이 나보고 나가자고 했다. 인터넷 검색하다가 한국영화 좋은 게 있는 것 같아 예약해 두었다고 근데 상영시간이 10시 40분이니까 서둘러야 한다고 했다. [ .......................] 왜 그걸 이제야 얘기하냐고 투덜거릴 시간도 없이 바로 씻고 옷을 걸쳐들고 집을 나왔다. 5분전에 도착한 우린 조심조심 자리를 찾았다. 작은 상영관이여서인지 관객들이 가득이였다. 처음엔 웃기 시작했고,,점점 가다가 울기 시작... 제일 먼저 울었던 건 깨달음이였다. 아직 울 때가 아닌 것 같은데... 별로 안 슬픈데 운다는 생각에 힐끔 힐끔 쳐다봤는데도.. 2015. 11. 6.
자식들도 실은 많이 아프다-2 호텔에서 아침을 먹은 우린 증명 서류들을 챙겨 시댁으로 향했다. 아침 설거지를 하고 계시는 어머님을 본 깨달음이 자기가 하겠다고 어머님을 주방에서 내 보냈다. 그래서 내가 하겠다고 하니까 몇 개 안 되니까 자기가 하면 된다면서 나보고 문방구에서 포스트잇을 사다달라고 했다. 포스트잇을 사서 집에 와보니 어머님은 무릎 때문에 재활병원에 가시기 위해 택시를 기다리고 계셨고 깨달음은 아버님께 재산상속의 명의변경이 언제, 외삼촌과 외숙모, 그리고 조카인 다카시형님에까지 토지의 상속자가 되어 있는지 기억을 더듬을 수 있도록, 20년, 30년전에 있었던 차용증, 내용증명서 등을 꺼내 설명을 들었다. 그렇게 한 시간 이상 설명을 하고, 서류들을 알기 쉽게 정리한 후, 우린 삼촌네 아들이 살고 계시는 앞 집으로 옮겼다... 2015. 10. 28.
결혼 기념일에 나눈 솔직한 대화 이달 초, 후배에게 받은 카톡이였다. 까맣게 잊고 있었다. 후배가 얘길해도 긴가민가 했다. 정말 결혼기념일인지... 그날 저녁 깨달음에게 물었더니 자기도 깜빡했다면서 뭐 갖고 싶은 거 있냐고 물었다. 아니라고,,,아무 생각이 없다고 짧게 대답을 하고 우린 각자 할 일을 했던 걸로 기억한다. 난 10월에 들어서면서 유언장을 다시 정리하느라 온 정신이 팔려 있었고, 그 날은 아침 일찍 은행에서 예금액 전액을 인출했었다. 조직검사결과가 나오는 14일간 내가 할 수 있는 주변 정리는 해 두어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였던 날들을 보냈었다. 저녁 퇴근길에 깨달음과 향한 곳은 어느 레스토랑이였다. 깨달음이 먼저 입을 열었다. 결혼 기념일은 훨씬 지나버렸지만 그래도 와인 한 잔씩 하며 축하해야하지 않겠냐고,,, [ 결.. 2015. 10. 20.
아내가 없어도 남편은 잘 산다 광주를 떠나오기 전날, 가족들과 함께 증심사 입구에 있는 사찰음식집에 갔었다. 깨달음이 너무 너무 좋아하는 곳이기도 하고 나도 다시 한 번 가보고 싶었던 가게였다. 처음 와 본 언니, 동생네도 다들 만족해 했었고 즐비하게 놓인 음식 사진을 찍어 깨달음에게 보냈더니 바로 알아차리고 [ 너무해~]라며 우는 이모디콘을 보내왔었다. 그날 저녁, 미안해서 전화를 했다. 아내 없이도 잘 먹고, 잘 자고 있냐고 혼자서 자유를 만끽하니까 기분이 좋지 않냐고 물었더니 자유는 자유인데 뭘 해도 재미가 없단다. 주말에는 그냥 회사에 가서 일 했다면서 기침을 연속해서 하길래 감기 걸렸냐고 물으니까 마음의 감기가 걸렸다고 외로워서 걸린 감기란다. [........................... ] 마음의 감기가 걸린 사람이.. 2015. 10. 7.
남편을 위한 다이어트 식단 드디어 깨달음이 다이어트에 들어갔다. 이곳으로 이사하고 3개월이 지나면서 깨달음 체중이 약 4키로가 불었고 그 지방의 80%가 모두 배, 허리부분에 붙었다. 넘치는 식욕을 절제하지 못하고 맘껏 먹은 탓에 벨트 위로 살들이 삐집고 나오기 시작함을 자각 하기 시작하면서 다이어트를 결심한 것이다. 지난 일주일간 깨달음의 아침 식단이다. 되도록이면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야채와 과일 이주로 내놓고는 있는데 은근 신경이 쓰인다. 과일 3종, 야채샐러드, 베이컨 계란 후라이, 요쿠르트 크림치즈 샐러드, 두부, 미역, 낫또, 우유, 사과쥬스 6종류의 야채샐러드, 계란후라이, 낫또, 감, 우유 감, 포도, 옥수수, 계란후라이, 야채셀러드, 우유 계란 샐러드, 녹두죽, 김치 3종, 요쿠르트 5종 야채와 두부를 올린 샐러.. 2015. 9. 23.
천고마비의 계절,,, 살과의 전쟁 찬바람이 불고,,,완연한 가을이 왔다. 천고마비의 계절,,, 깨달음이 삼겹살이 먹고 싶단다.. 슈퍼에 들러 고기와 야채를 사서 준비를 했다. 서울 강남에서 야채쌈 삼겹살을 먹어 본 그 후로는 삼겹살 먹을 때 기본 10종류 이상의 야채에 싸먹고 싶어하지만 오늘은 7종류만 준비... 배가 많이 고팠는지 손만 씻고 먹기 시작하는 깨달음. 웬일인지 사진을 절대로 못 찍게 했다. 쌈 싸서 입 안 가득 넣어 먹는 모습 보여주기 싫고 샤워를 하지 않아 모습이 심란한 것도 있으니까 절대로 찍지말라며 카메라를 들이대면 등을 돌려버리고 강하게 거부를 했다. 새삼스럽게 왜그러냐고 그냥 자연스럽게 이제까지 했던 것처럼 하라고 하니까 오늘은 그냥 싫단다. [ ......................... ] 그래서 안 찍은 척.. 2015. 9. 14.
한국 장모님께 남편이 부탁한 것 [ 어머니, 케이에요 잘 계시죠? 오늘 태풍이 그 쪽으로 간다는데 어머님 괜찮으세요? ] [ 응,,지금은 괜찮은데 오후 12시까지 00초등학교에 있는 임시 대피소로 모이라고 했는데 우린 그냥 집에 있을려고 한다..] [ 왜요? 어머니, 대피소에 가시는 게 더 편하지 않으세요? ] [ 음,,, 나는 괜찮은데 아버지가 거기까지 걸어가는 게 힘들어서,,,집에 계신다고 하시네..] [ 큰 집에 00삼촌은 왔다 가셨어요?] [ 음, 어제 저녁부터 몇 번 왔다 갔어.. 그니까 그렇게 걱정 하지 않아도 될 거야,,,] [ 그래도 제 생각은 대피소에 가시는 게 나을 것 같은데...] [ 여긴 00삼촌이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고 이렇게 전화해 줘서 고마워~, 아, 그리고 지난주에 보내준 김이랑 초코파이 잘 받았다. 우린 .. 2015. 9. 10.
남편의 월급 봉투를 받는 날. 매달 25일은 월급날이다. 깨달음은 자기가 경영자임에도 불구하고 매달 이렇게 [급료]라고 적힌 봉투에 자기 이름까지 착실히 써서 생활비를 넣어서 준다. 그리고 그 외 들어가야할 특별한? 돈은 따로 봉투에 넣어 준다. 왜 [급료] 봉투에 넣어서 주냐고 물으면 매달 이렇게 직접 전해주어야 남편은 다음달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각오가 생기고 아내는 한 달간 남편이 수고했음을 가깝게 느껴지는 거라며 지금도 직원들에게 한 명 한 명 이렇게 직접 전해주면서 [수고했다]고 말해준다고 했다. 이렇게 귀한 월급을 받은 날은 거창한 외식을 하는 날이다. 아니 내가 멋지게 한 턱 쏘는 날이다. 미리 예약한 레스토랑 앞에서 깨달음을 기다렸다.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날 본 스탭이 밖으로 나와서는 어색하게 고개를 끄덕 하더니 왜 요.. 2015. 8. 29.
텃밭이 전해주는 한국의 향기 우리집 텃밭이 풍성해졌다. 씨를 어떻게 뿌릴지 몰라 대충 뿌린 탓에 너무 빽빽하게 자라 간격을 만들기 위해 통을 새로 사서 분리를 시켰다. 꽤 많은 양을 뽑아냈는데 아주 많이 튼튼하게 잘 자라주었다. 날이 더워 잎파리들이 타들어가는 걸 보고 수확을 하기로 결정, 깨달음이 자기가 하겠다고 나섰다. 깻잎을 한 장, 한 장, 조심스럽게 따고 있는 깨달음. 상추는 양이 적으니까 좀 더 놔두기로 하고 오늘은 깻잎과 파만 뜯었다. 삼겹살에 상추쌈을 해 먹으려면 조금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며 혼잣말을 하면서 깻잎도 따긴 땄는데 양이 너무 적어서 뭘 해 먹어야 좋을지 모르겠단다. 그렇다고 타들어가는 잎들을 그냥 둘 수는 없고,,, 밭일?을 해서 덥다고 샤워를 하고 나 온 깨달음이 저녁 메뉴로는 소면을 해달라고 했다... 2015. 8.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