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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신랑(깨달음)294

몸과 마음은 벌써 한국에 가있는 남편 오늘 저녁 작은 언니랑 나눈 카톡내용이다. 건강건진 결과 뇌혈관에 무슨 문제가 있었던 모양이다. 깨달음에게 언니 얘기를 하며 역시 한국에 잠깐 다녀와야겠다고 그랬더니 당황한 듯 날 쳐다보더니 아무 대답이 없다. 엄마를 잠깐 뵙고, 언니도 잠시 보고 와야겠다고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에 주말 끼워서 3박4일이라도 가야할 것 같으니 당신도 스케쥴 한 번 맞춰보라고 그랬는데도 묵묵부답이다. [ ......................... ] 그래서, 한국말로 [듣고 있어요? 깨달음씨?]라고 했더니 힘없는 목소리로 [ 깨달음씨,,,몰라요,,, ]란다. 모르긴 뭘 모르냐고 당신도 같이 갈 생각이면 빨리 얘기하라고 티켓 예약해야하니까 오늘 중으로 결정하라고 그랬더니 내 쪽으로 다가와서는 회사 결산하는 달이여서 가.. 2014. 7. 3.
해외에서 아침마다 밥상 차리는 여자 깨달음은 전형적인 아침형 인간이다. 아침 5시30분에 눈을 뜨면 먼저 신문을 읽고, 다음은 도면 체크에 들어간다. 도면을 체크하면서 녹차와 함께 오예스 하나를 먹는다. 난 7시 30분에 눈을 떠 바로 아침을 준비한다. 늘 평소 때 먹던 반찬들,,, 나물, 깻잎, 생강조림, 우메보시, 멸치볶음, 오이무침, 김자반 등등 그리고 밥과 된장국, 가끔은 죽을 내 놓을 때도 있다. 결혼하고 4년을 맞이하며 거의 매일을 이렇게 아침을 차리고 있는 나... 내 주위 사람들(일본인 친구들 포함) 중에 이렇게 매일 아침을 챙겨 먹는 남편, 그리고 챙겨주는 아내는 나를 포함해 3명 뿐이다. 내 한국에 친구들에겐 열녀났네, 아직도 신혼이네, 성질도 좋네 등등 별 소릴 다 들었다. 아침상을 위해 새로운 반찬을 만들 필요가 없기.. 2014. 6. 28.
한국영화만 보면 컨트롤이 안 되는 남편 아침부터 장대비가 쏟아졌다. 장마의 끝을 알리는 비여서인지 매섭고 차가웠다. 깨달음과 점심을 먹고 오는 길에 DVD 하나 빌리러 갔다가 5편에 1,000엔이라는 말에 혹해서 깨달음이 맘껏 고른 영화 속에 한국영화 [코리아]가 있었다. 난 봤는데.....다운 받아서,,,,,, 문현성 감독의 2012년 영화 [코리아]는 사상 최초 남북탁구단일팀이 1991년 일본 치바에서 열린 제 41회 세계 탁구선수권대회 여자 단체전에서 중국을 누르고 우승한 실화를 그린 영화이다. 난 봤던 영화이기에 보는 둥 마는 둥하는데 깨달음은 북한 남자선수를 좋아하는 한국측 여자선수의 귀여운 짓을 보고 좋아서 죽는다. [ ....................] 유치한 장면들도 참 진지하게 보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그냥 난 주방에서 .. 2014. 6. 23.
외식을 마다한 남편이 만족한 한국음식 지난달, 우리가 자주 갔던 고깃집이 가게를 정리하고 한국으로 떠난 이후 우리 부부는 맛있는 고깃집 탐방을 하고 있다. 나도 입맛 까다롭지만 나보다 더 한국입맛인 깨달음을 위해 한국맛을 그대로 살린 고깃집을 찾기 위해 오늘은 집에서 좀 떨어진 곳에 들어갔다. 습관처럼 깨달음은 호피를 주문하고 난 쥬스로 건배를 했다. 메뉴를 한참 들여다 보다가 점원이 오자, 우선 김치 모듬을 주문하는 깨달음. 바로 김치 3종모듬이 나오자 배추김치, 깍두기, 오이김치를 하나씩 맛보더니 50점이란다. [ .......................... ] 다음은 내가 시킨 조래기 샐러드와 갈비, 막창, 항정살이 나오고,,,, 다른 것도 좀 먹어볼 생각에 메뉴를 훑어봤더니 이곳에선 그만 시키란다. 이것만 먹고 나가자고,,, 내 .. 2014. 6. 17.
한국에서 편한 노후를 즐기기 위해.. 구청에서 나온 건강 검진표가 도착했다. 매년 한 번씩, 100%무료는 아니지만 검진료의 본인 부담액이 적은 종합건강검진이다. 기본 검진(신체검사, 소변, 대변 등등)를 시작으로 폐암, 자궁암, 유방암, 위암, 대장암, 그리고 남자는 전립선암까지 검사를 받아 볼 수 있다. 유효기간은 내년 3월 31일까지라 적혀있다. 각 종 검진표 색이 다르다. 최근 대장암이 중년층에서 급속히 늘고 있다는 뉴스가 있던데 올 해는 대장암 검진 무료쿠폰도 들어 있다. 작년, 검사에선 물혹(대장폴립)이 발견된 깨달음이 제거수술을 했었다. 나 역시도 지금에 치료를 할 수 있게 된 계기를 만들어 준 것도 이 건강검진이였다. 깨달음과 함께 검진 예약 전화를 넣고 서로 스케쥴 조절을 했다. 생활이 바쁘다는 이유로, 당장 아픈 곳이 없다.. 2014. 6. 12.
남편이 한국영화를 즐기는 방법 주말에 깨달음이 보고 싶다고 선택한 영화 [깡철이]를 보러 갔다. 매주 어디서 뭘하는지? 상영관이 어딘지? 늘 체크해서인지 나보고 정보가 더 빠르다. 장마때문인지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았다. 영화가 시작되고 얼마되지 않아 옆에서 눈물 닦는 깨달음.. 앞에서도 뒤에서도 훌쩍이는 소리가 났다. 자막이 올라갈 때까지 눈물을 닦길래 어느씬이 슬펐냐고 난 별로 안 슬프더라고 그랬더니 내 말을 못들은 척한다. [ ....................... ] 밖으로 나오자 [깡철이]포스터에 일본인들이 적은 메시지가 붙어있다. 당신도 감동 받았으면 한 마디 남기라고 그랬더니 자긴 한국어를 못 쓰니까 나보고 [ 깡철이, 깡패하고 친하게 지내지 마~]라고 써서 붙히란다. 유아인 팬이 많아서인지 일본에서는 그럭저럭 인기가.. 2014. 6. 10.
한국음식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남편 내가 병원에 가는 날이면 깨달음도 되도록 같이 동행을 하려고 한다. 괜찮다고 해도 시간이 되는 날은 병원에 와 준다. 오늘도 주사를 맞고 돌아 오는 길에 근처에 있는 코리아 타운에 들렀다. 익숙하게 과자코너로 가서 망설임없이 과자들을 바구니에 넣는 깨달음. 라면코너에선 라면사리를 넣으며 친구가 부대찌개 먹은 후 라면을 넣어 먹어야 맛있다고 그랬다고 자기도 한 번 해본다고 묻지도 않는 말을 했다. 가게를 나와 역으로 향하면서 깨달음이 또 멈춰 선 곳은 이벤트 행사장처럼 좌판에서 파는 한국식품 코너였다. 한바퀴 휭~돌아보더니 신라면을 뚫어지게 쳐다보면서 여기가 더 싸다고 뭐라고 구시렁거린다. 저런 깨달음을 보면 완전 아줌마가 따로 없다. 역 근처까지 도착, 먹고 싶은 게 있으니 들어가자고 한 식당은 삼계탕전.. 2014. 6. 6.
남편이 한국 장모님을 목놓아 부른 사연 요며칠 여름 같은 날이 계속되면서 옷정리겸 이불세탁을 짬짬히 했었다. 정리할 것도 많고, 버려야할 것도 많고 해서 오늘은 마침 깨달음도 회사에 출근을 안 한다고 그래서 본격적으로 여름맞이 대청소를 시작했다. 나혼자서 하기 힘들었던 무거운 것들에 뒷처리는 모두 깨달음에게 맡기고 난 책장정리및 주방용품, 수납정리에 들어갔다. 먼저 헬스기구도 정리하고,,,,, 나는 나대로 주방쪽에서 깨달음은 거실에서 열심히 정리를 했다. 앉아 있는 폼이 아줌마 같다고 그랬더니 배 나오게 사진 찍지 말란다. [ ............................. ] 침대시트도 빨고,,, 내가 세탁기를 3번째 돌리고 있는 동안 깨달음은 베란다 청소를 하려다가 빨래가 너무 많아 못하고 카페트를 들고 나가더니 먼지를 털고 쇼파에 .. 2014. 6. 2.
남편에게 고맙고 미안합니다 아침 일찍 내 이름으로 배달 된 택배.... 보내 온 회사이름을 보고 감을 잡았다. DHA&EPA가 함유되어 있는 서프리멘트(영양 보조제)였다. 깨달음에게 도착했다고 문자를 보냈더니 꼬박꼬박 하루도 거르지 말고 먹으란다. 내 이름으로, 나와 상의도 없이,, 그것도 정기코스를 주문한 모양이다. 내가 치매 걸릴 확률이 높다는 DNA결과가 나온 후로 (관련글 http://v.daum.net/link/52718031) 치매예방에 도움이 되는 음식부터 생활습관, 관련운동에 관해 책을 통해 터득하더니 이젠 본격적으로 먹이고 주입시킬 생각인 것 같다. 하루에 4알씩,,, 생선에 많이 포함된 불포화지방산, 필수지방산 DHA와 &EPA.... 참깨의 세사민 성분도 들어있다고 적혀있다. 몸에 좋은 건 다 들었는데 진짜 치.. 2014. 5. 30.
일본인도 아닌 한국인도 아닌 남편 깨달음 회사에서 미팅이 있었다. 사무실 책상 위에 잡다한 물건들이 어지럽게 널려있다. 정리 좀 하라고 그랬더니 정리 된 상태라고 만지지 말란다. 물레방아처럼 생긴 명함집...저번에 왔을 땐 없었던 것 같은데 도대체 몇 장의 명함들인가,,,,깨달음 테이블에도 2개나 올려져 있다. 전화벨이 울리기 시작하고,,,, 깨달음 목소리에도 힘이 들어가 있다. 일하는 남자의 뒷모습이 왠지 멋스럽게 보였다. 잠시 후, 거래처 분이 오시고 무사히 프레젠이 끝났다. 점심시간이 되자 뭘 먹을까 고민했더니 회사 뒷편에 새로 생긴 중화요리집이 있는데 그 곳에 탕수육이 한국 탕수육하고 맛이 비슷하다고 그걸 먹으러 가잔다. 좋다고 따라 갔는데 메뉴를 보니 짜장면도 없고,,, 그냥 오리지날 중국집이였다. 일단 한 개 먹어 봤더니 맛이.. 2014. 5. 28.
남자인지 여자인지 헷갈리는 남편 치료를 시작한지 두 달이 넘어가고 있다. 오후 늦게 깨달음과 함께 잠시 병원에 들러 주사를 맞고 주치의와 개별상담을 했다. 투약중에 발생되는 증상들은 어쩔 수 없으니 힘들더라도 좀 참으라고 그러시며 다음주부터 약의 양을 좀 늘려보자신다. 다른 환자분들에 비하면 아주 잘 참고 계신다고 대단한 정신력을 갖고 계신 것 같다고 칭찬을 해주시자 듣고 있던 깨달음이 피식 웃는다. [ ...................... ] 원장실을 나오며 왜 웃었냐고 물었더니 그 어떤 독한 약도 당신 앞에서 맥을 못춘다는 걸 의사도 눈치 챈 것 같아서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단다. 아까 주사 맞을 때도 보니까 고개도 안 돌리고 주사바늘을 빤히 쳐다보고 있더라고 남자인 자기도 주사바늘을 못 보는데 역시 당신은 달랐단다. 그러면.. 2014. 5. 24.
남편이 상상하는 한국에서의 노후생활 주택자금 융자가 계속해서 거부 당하고 있다. 오늘도 아침 일찍 부동산 업자와 미팅을 하고 대출이 가능한 금융업체를 선택, 신청서류를 작성했다. 나라는 사람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다는 게, 처음부터 유쾌하진 않았는데 일본 은행측에서 내놓은 내 평가기준이 형편없어서 불쾌감이 더했다. 우리가 정작 집이 없어 대출에 목숨을 거는 거라면 서운함이 더했을텐데 그게 아니기에 그래도 조금은 위로가 됐지만 일본에서의 내 가치가 이정도 뿐인가라는 씁쓸함과 더불어,,,, 외국인이라는 입장이 얼마나 불합리적이고 무기력한 입장에 서 있는지 실감하고 실감하는 하루하루이다. 지난, 황금연휴 때도 우린 여러 곳의 모델하우스를 방문했지만 처음 우리가 이사할려고 했던 목적에 맞는 곳은 좀처럼 찾기 힘들었다. 그래서 그냥 신축을 하자는 얘.. 2014. 5. 10.
내 귀를 의심하게 한 남편의 한국어 저녁시간, 구피에게 먹이를 주는데 배가 만삭인 녀석을 발견, 부화통에 분리시켜 넣었다. 암수를 구별, 두 개의 수조로 나눴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임신을 한 녀석이 생겼다. 매달 불어나는 치어들로 수조가 포화상태여서 어쩔수 없이 암수도 분리시키고 어른?사이즈에 구피는 아쿠아센터에 보냈는데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지금 있는 애들은 크기를 보아도 아직 성인?이 아닌데 이렇게 번식을 하고 있다고 자연의 섭리는 대단하다고 감탄을 하자 듣고 있던 깨달음이 번식을 한다는 것은 숫놈이 섞인 거라고 다시 한 번 암수 선별을 해야하지 않겠냐고 여자처럼 생긴 남자를 잡아 숫놈 방으로 옮겨야 한단다. 아직 중, 고등학생인데 못 된짓을 한 녀석을 당장 잡아야 한다고 약간 흥분기미였다. [ ................... 2014. 5. 9.
남편의 이성을 잃게 만드는 한국음식 황금연휴인데 특별히 갈 곳도 없고,,,, 그래도 왠지 어딘가를 가야 될 것 같아 집을 나섰다. 가는 길에 점심을 먹기 위해 잠시 들렀던 식당가. 깨달음은 츠케멘을 시켰고,,,난,,,고민을 하다가 그냥 쥬스를 한 잔 시켰다. 여전히 찾지 못한 입맛 때문에...벌써 3kg가 빠진 상태다. 면을 한 젓가락 후루룩 먹던 깨달음이 자기가 맛있는 것 주문 해 두었다고 호주머니에 넣어 둔 번호판을 꺼냈다. 삐~삐~, 번호판이 울리자 잽싸게 가서 식판에 가져온 것은 해물 순두부찌개였다. 이런 매콤한 찌개를 먹으면 내 입맛이 돌아올 것 같아서 주문했단다. 그러면서, 자기가 우선 한 번 먹어 보고 준다고 나보고 츠케멘 먹고 있으란다. 약간 분위기가 이상했지만,,,그냥 난 면을 몇 가닥 먹고 있었고 깨달음은 별 기대 안했는.. 2014. 5. 4.
남편의 한국어가 거칠어진 이유가 있었다. 어젯밤, 난 깨달음에게 이제부터 당신에게 말을 예쁘고 깍듯하게 하겠다고 부드러운 톤과 존칭어로 말을 걸고 대화를 할 거라고 선언을 했다. 느닷없는 내 변화에 좀 의아해 하는 눈빛으로 날 쳐다 봤다. 개인전, 갤러리, 대출자금에 관해 최대한 부드럽고, 예의 바르게, 그리고 정중하게 얘기를 나눴다. [네, 아니에요] [그래요, 당신 생각대로 하세요] [고마워요, 당신이 선택해요] [ 네, 그렇게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아니에요, 그건 잘 하셨어요] [ 그래요, 그렇게 해 줘서 고마워요] 이런 나의 말투를 듣고 있다가 갑자기 깨달음이 내 쪽으로 다가와서는 내 귀에 대고 [그냥, 평소 때처럼 말해~~~~!]라고 악을 쓴다. 듣고 있자니 낯설어 죽겠다고 늘 하던대로 말 하란다. 아니, 좀 거칠고 무뚝뚝한 내.. 2014. 5.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