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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200

사회생활,,,침묵하며 살아가기 이른시간이여서인지 아무도 없았다. 이어폰에선 영화음악들이 흘러 나오고 너무 느리지도 않게, 너무 빠르지 않게 발걸음을 옮겼다. 몇 바뀌를 돌았는지는 모르겠다..20바퀴... 운동, 사우나, 모두 금지라는 주치의의 경고를 무시하고 오늘은 그냥 뛰고 싶었다.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탬포에 맞춰 걷다보면 모든 상념들이 정지되는듯해서 난 기분이 좋아진다. 한참을 걷다 물을 한모금 마시러 자리에 앉았다. 늘 알몸으로 사우나에서 마주쳤던 아줌마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나를 향해 고개를 까딱 숙여 인사를 하셨다. 올해도 벌써 이렇게 지나가고 있다. 올 해 난, 침묵하는 습관을 갖기 위해 노력했다. 불쑥 튀어나올뻔한 말들을 한 번씩 참고 머릿속으로 정리해 가장 심플하면서도 상대에게 전달되기 쉬운 단어들을 찾았다. 침묵.. 2015. 11. 26.
시부모님께 우리가 해드릴 수 있는 것 먼저 호텔에 들어가 우리 옷가지 몇 개를 꺼내놓고 아침에 나올 때 챙겼던 서류와 약들도 다시 하나씩 확인을 하고 선물들과 함께 가방에 넣어 다시 나왔다. 시댁까지는 약 10분정도 걸리는 거리였다. 시댁에 가는 길에 있는 진자에서 깨달음은 잊지 않고 인사를 드렸고, 난 사진을 찍고,,, 뭘 기도했냐고 물으면 늘 똑같은 대답을 한다. 우리 가족들 모두 건강하길 바란다는 것.... 시댁에 들어서 가져온 선물을 드리고 나서 우린 바로 2층부터 시작해 쥐가 나올만한 곳을 찾아 쥐약들을 놓았다. 지난 5월 우리가 시댁에 왔을 때 쥐가 나오기 시작했다는 얘기가 있어 대청소를 하고, 쥐약을 놓아 두었는데 제대로 퇴치가 되지 않았고 전문가가 와서 처리를 하긴 했지만 워낙에 오래된 건물이다보니 100%퇴치를 못한다고 했단.. 2015. 10. 27.
일본의 남다른 장례식 문화 새벽5시, 깨달음이 집을 나섰다. 나도 함께 가야하는 게 아니냐고 또 물었지만 그럴필요없다는 대답만 되돌아왔다. 아침 바람은 을씨년스러울 정도로 차가웠다. 오전내내 신경이 쓰였지만 애써 모른척하고 나는 내 일을 보았다. 깨달음에게 연락이 온 것은 정오가 지날 무렵이였다. 고별식이 끝났다고,,,, 시고모님이 갑자기 돌아가셨다. 86세 생신을 이틀 앞 둔 아침, 세상을 떠나셨단다. 어릴적 깨달음을 당신 아들처럼 귀여워하셨다지만, 난 한 번도 뵌 적이 없었다. 나도 장례식에 참가해야하지 않냐고 몇 번 물었지만 자기 혼자만 가도 충분하다고 우리 시댁보다 훨씬 더 먼 곳에서 장례식이 치뤄져서 전철을 두번이나 갈아타고 피곤하니까 쉬는 게 낫다고 아침 새벽에 집을 나섰던 것이다. 혼자 보내 놓고 왠지 찜찜했었다. 그.. 2015. 10. 23.
드디어 파티준비 30분이 넘도록 고민을 하는 깨달음. 뭔가를 썼다가 지웠다가,,,, 드디어 집들이를 하게 된다. 이사를 하고 4개월이 지나고 있고 올 해가 가기 전에 지인들에게 보고?를 하기로 했는데 우리 서로 바쁘다는 이유로 적당한 날을 잡지 못했다. 그러다 어렵게 초대할 분들의 스케쥴도 맞춰가며 집들이 날을 결정한 건 한 달 전이였다. 이번주, 내 조직검사결과 여부에 따라 취소를 하기로 했었는데 어젯밤, 둘이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그냥 예정대로 밀로 나가자고 했다. 다들 바쁘신데 어렵게 우리 일정에 맞춰주신 분들이 계신것도 있고 더 이상 미룰 수가 없는 상황이기도 했다. 초대할 사람들을 줄이고 줄였지만 인수가 많아 11월에 부를 멤버들을 고르고 고르고,,, 그렇게 결정한 다음, 깨달음은 메뉴를 고민하고 있었다... 2015. 10. 18.
일본인 남편도 은근 이기적이다 오십견이 좀처럼 좋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트레이너 소개로 알게된 침술원에 예약을 했다. 난생처음 경험하는 침술,,,, 환자복으로 갈아입고 나니 알 수없는 두려움이 엄습해 왔다. 친절하게 생긴 30대 남성분이 간단한 자기 소개를 하시고 처음이면 좀 따끔 할거라는 말씀을 하시고는 침을 놓기 시작하셨다. 통증을 심하게 느끼는 곳을 중점으로 놓아주셨고 쉽게 할 수 있는 스트레칭을 알려 주셨다. 실은 지난번 한국에서 엄마와 함께 병원에 갔었다. 오십견이 왔다는 내 말에 잠깐이지만 한국 왔으니까 한 번 치료를 받고 가라는 엄마의 말씀을 따라 같이 갔었다. 마치, 내 팔이 처음에 올라가지 않았던 상황을 보신 듯 오십견이 진행되었던 과정을 차근히 설명 해주신 선생님,,, 이게 심해지면 수술을 해야하니까 스트레칭을.. 2015. 10. 9.
일본이 자연재해가 많은 이유 미코짱을 만났다. 4년전, 자격증을 따기위해 다녔던 모 학원에서 수업 첫날부터 10분이나 늦게 도착한 그녀가 내 옆자리에 앉은게 계기가 되어 친구가 되었다. 나이도 나와 같았고 성격도 시원시원해서 만나면 늘 유쾌한 친구이다. 마침, 깨달음도 퇴근이 빨라 같이 만나 먼저 와인으로 건배를 했다. 우리가 이사를 하고 3개월이 되어가는데도 왜 집들이한다는 소식이 없는지 궁금한 것도 있고 나와 술 한 잔 하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들었는데 언제할지 모르는 집들이를 마냥 기다리는 것도 답답해서 연락을 했단다. 미안하다고 집들이를 하려고 타이밍을 보고 있는데 스케쥴이 맞지 않아 계속해서 조절만 하고 있는 상태라며 10월 중엔 꼭 하겠다고 깨달음이 약속을 했다. 음식들이 나오고 그동안 못한 얘기들을 하기 시작했다. 남편.. 2015. 9. 18.
일본 기업에서 일하는 외국인 사원 후배를 만났다. 약 8개월간 취업준비 중이여서 부담스러울까봐 카톡으로도 자주 근황을 묻지 못했다. 취업을 위해 열심히 이력서 쓰고, 공부하고, 면접보고, 실무체험까지... 일본 디자인계에서 손가락에 뽑힐 회사에만 이력서를 내는 후배에게 눈높이를 좀 낮춰서 지원해 보라는 얘긴 하지 않았다. 후배 나름 실력에 자신이 있었고 이제까지 지원했던 어느 회사에서도 서류, 면접까지는 무난히 통과를 해서 자신감이 많이 붙었기 때문이였다. 그래서인지 당당히 자국민과의 경쟁에서 최종합격까지 몇 번이나 한 후배가 난 은근 자랑스러웠다. 취업활동 8개월만에 드디어 취직이 되었다. 그것도 두 군데에서 한꺼번에 입사가 확정 되어 한 곳을 선택해야하는 입장이 되었단다. 그동안 먹고 싶었던 거 있었으면 말해보라고 축하파티를 하자고 .. 2015. 9. 12.
함께 나눠야 행복한 것 소포가 도착했다. 이웃님이 카톡으로 내 주소를 확인 하시길래 뭐 보내실려고 그러면 정말 괜찮다고,, 라면도 과자도 박스채로 있으니까 보내지 마시라고, 정말 필요한 게 생기면 제가 편하게 말씀 드릴테니까 제발 보내지 마시라고 부탁을 드렸건만 이렇게 보내셨다. 깨달음이 얼른 와서 펼치기 시작하며 누가 보내주신 거냐고, 처제가 보냈냐고 아님, 후배냐고 물었다. 아니라고, 친척같은 가족같은 분이 보내셨다고 작년, 신년카드 보내주셨던 이웃님이라고 그러자 금방 알아차렸다. 실내용 슬리퍼, 가을철 열무씨, 컵받침, 복주머니 장식까지. 집들이 선물로 보내주셨단다. 깨달음은 인사동에 본 것을 다 보내셨다고 얼른 자기 방에 가더니 열쇠꾸러미를 들고 와서 복 주머니를 끼워넣다. 카메라에 손을 내밀고는 [ 새해 복 많이 받으.. 2015. 9. 9.
예전 회사로 다시 돌아온 여직원 약속시간 20분 전에 도착한 나는 주변을 잠시 돌아보며 다음주 스케쥴들을 정리했다. 가게에 들어서자 직원들과 깨달음이 예약석에 앉아 있었고 우린 서로 가볍게 인사를 한 후 주문한 술와 음식들을 기다렸다. 약간의 어색한 침묵을 깨며 깨달음이 여직원의 건강을 물었다. 오늘 이 자리는 어느 여직원의 환영식이였다. 그 여직원은 2년전, 깨달음 회사를 그만 두었던 직원으로 다음 9월달부터 다시 깨달음 회사에 다니기로 결정이 된 것이다. 2년전, 회사를 떠날 때 좀 더 큰 회사에서 실력을 쌓고 경험하고 싶다는 그녀의 요청에 흔쾌히 허락을 했었고 그녀는 대기업으로 옮겨갔었다. 6개월간의 인턴 생활을 마치고 정직원이 되고 보너스도 넉넉히 받고 여러 혜택이 많았던 대기업을 그만두고 다시 깨달음 회사에 돌아오고 싶다고 했.. 2015. 9. 5.
남편이 늙어가는 걸 느낄 때. 급격히 떨어진 기온 탓에 날이 갑자기 차가워졌다. 추위를 많이 타는 나는 이번주에 들어서면서 하나씩 가을, 겨울 옷들을 꺼내 두었고 침대커바와 이불들도 겨울용으로 모두 바꿨다. 오늘은 깨달음과 함께 거실을 겨울스타일로 바꾸기위해 오후부터 쓸고 닦고 정리하기를 2시간쯤.. 내가 주방 정리를 하는 동안 깨달음에게 겨울철이면 일본 집집마다 사용하는 고타쯔(전기테이블)를 꺼내달라고 했었다. 그런데,,, 갑자기 조용했다. 원래, 일을 못하고, 일을 하기 싫어하는 깨달음이여서 한계가 온 걸 알았지만 오늘은 잘 버텨 준다 생각했는데 거실 쪽을 내다 봤더니 쇼파에 앞 테이블에 이웃님들이 보내주신 과자를 엉망으로 풀어 놓고 맛을 보고 있었다. 지난 주에 이웃님이 보내주신 소포가 두 박스나 있었고 자기 방에 다 넣지 못하.. 2015. 8. 31.
일본인이 좋아하는 한국 대중음식 지난 3월 한국관광공사가 SNS인 페이스북을 통해 일본인 8만명을 대상으로 일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한국 대중요리, 한국의 B급 구루메 콘테스트를 열어 베스트 텐을 공개했다고 한다. B급 구루메는 길거리 음식을 칭하는 말로 저렴한 가격으로 어디에서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대중음식을 뜻하는 신조어이다. 그 결과, 1위가 김밥, 2위가 닭강정, 호떡, 계란빵, 쭈꾸미볶음, 부대찌게, 곱창, 빈대떡, 짜장면, 떡볶이 순으로 나왔다. 이런 조사결과가 있었는지 난 몰랐는데 깨달음이 오늘 자기 타블렛으로 뭔가를 검색하다가 발견했다고 계란빵이 뭐냐고 물었고, 자기는 안 먹어봤다고, 왜 자기가 안 먹어본 음식이 있는데 가르쳐 주지 않았냐고 집요하게 물었다. [ ............................ ] 닭강정.. 2015. 8. 19.
일본기업 면접관이 보는 4가지 항목 후배는 오늘도 날 보자마자 밝게 웃었다. 지금 열심히 취업 준비 중인 후배,,, 날이 너무 더워 삼계탕으로 몸보신을 시켜줄 생각이였는데 바쁘다고 우리집에 올 시간이 없어 그냥 간단히 후배가 사는 동네에 가서 식사를 했다. 대기업 디자인팀에 합격을 하고도 마지막 임역원 면접에서 떨어지기를 벌써 3번째.... 300명이 넘는 응시자 가운데 최종 3명까지 남아 이사장 면접까지 봤는데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그렇게 3곳에서 고베를 마시고 나니 낙천적이던 후배가 요즘 고민을 하고 있다. 서류, 포토폴리오, 필기시험, 실기시험, 면접까지 자기보다 스펙이 좋은 경쟁자들을 제치고 순조롭게 올라갔는데 왜 최종면접에서 떨어졌는지... 지난달부터 그 원인을 나름 철저하게 분석해 봤는데 요즘 답을 찾은 게 [외모]가 아닌.. 2015. 8. 4.
미역국을 처음 먹어 본 일본인 산모 봉투를 사기위해 문구점에 잠시 들렀다. 깨달음은 숟가락이 달린 봉투가 귀엽다고 했지만 난 그냥 병아리모양의 봉투를 사와 축하메시지를 간략하게 적었다. 그리고 바로 음식들을 만들었다. 뭐가 먹고 싶냐고 물었더니 칼칼한 순두부가 먹고싶다고 했었다. 10일 전, 깨달음 사촌 조카가 여자 아이를 낳았다. 결혼도 우리와 같은 해에 했고 와이프가 재일동포 3세라는 것도 있고 해서 가깝게 지낸 사이였다. 조카부부 모두가 한국요리를 너무 좋아해서 우리가 한국식당을 소개하기도 하고 김치를 담그면 잊지않고 보내주곤 했었다. 먼저 김밥을 싸놓고 산모니까 미역국이 필요할 것 같아 미역국과 순두부를 동시에 끓이면서 와이프가 좋아했던 것들을 떠올리며 나물들도 무치고 창란젓 양념도 다시하고 오징어채도 볶고,,, 일단 조카집에 가서.. 2015. 7. 19.
일본 부동산 업체의 고객관리가 놀랍다 지금의 맨션을 매입했던 부동산 회사에서 앙케이트 의뢰서가 왔다. 이 곳은 부동산계열 회사에서 다섯 손가락에 꼽히는 대형그룹 회사이다. 고객분들께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실시하는 앙케이트니 번거롭지만 참가해 주시라는 인사말과 함께 반송봉투가 함께 들어 있었다. 먼저 첫번째 질문은 전반적으로 주택매입 과정에서 기대이상의 만족을 하셨는지 5개의 목록중에 해당되는 곳에 동그라미를 치게 되어 있었다. 1. 기대보다 훨씬 나았다. 2. 기대보다 나았다. 3. 대체적으로 기대한만큼이였다. 4.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5.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했다. 두번째 질문은 좀 더 세밀한 항목들이였고 이 역시도 처음과 같은 5개의 목록에서 골라야했다. 1. 당사 직원과는 신뢰감 속에서 만남이 이루워졌는지.... 2. 당.. 2015. 7. 2.
본 받고 싶은 우리 시어머니 저녁무렵에 택배가 도착했다. 우리 시어머니 성함이 적혀 있었다. 지난 5월 연휴 때 찾아뵙고 이사한 뒤로 전화를 한 번 드렸을 때도 별다른 말씀이 없으셨는데 왠 소포를 보내셨을까.... 일단 깨달음에게 문자를 보냈더니 알겠다고 집에서 설명해 준다는 말을 남겼다. 무슨 설명?을 한다는 소린지... 열어 봤더니 시아버님 이름으로 이사 축하 노시가 둘러 있었다. (熨斗 노시- 경사 때나 축하 선물, 답례품에 첨부하는 전통 종이장식) 어머님께 전화를 드릴려다가 깨달음과 얘길 나눈 다음이 좋을 것 같아서 그냥 그대로 두었다. 깨달음이 퇴근하고 들어오길래 바로 물었다. 어머님에게 무슨 일 있냐고? 지난 번 전화 드렸을 때 별일 없으신 것 같던데 왠지 이상하다고,,, 뭘 보내실 때는 언제나 무슨 말씀을 하시거나 메모.. 2015. 6.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