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커플의 식탁에서 보이는 부부관계
아침 8시면 난 깨달음 아침상을 차린다.서로가 특별한 스케쥴이 없는 한매일 아침 이렇게 아침을 준비한다.접시에 반찬들을 놓고 그릴에 생선을 구우며국을 데우면서 문뜩 이곳이 한국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생각이 스쳤다.북엇국과 조기 구어지는 냄새가잠시 이곳이 외국이란 걸 잊게 한다.우리집 일주일 식단은 대충 이렇다. 미역줄기볶음, 멸치볶음, 콩조림, 창란젓, 무우말랭이, 샐러드, 조기구이, 동치미 (조식) 고등어구이, 깻잎, 우메보시, 갓김치, 콩조림, 생선초절임. 김샐러드, 묵은김치 조림 (조식) 계란후라이, 김치, 멸치볶음, 마늘 장아찌, 우메보시취나물, 토란대나물, 샐러드, 연어구이, 미역국 치즈버섯, 미역초무침, 두부조림, 낫또,야끼소바, 꽃게탕 (석식) 새우볶음, 샐러드, 무 갈은 것, 사과 샐러드,..
2017. 2. 10.
남편의 눈물로 차려진 구정 상차림
구정을 이틀 앞 둔 날, 동생에게서 소포가 도착했다. 곶감, 김, 생강, 밤, 동치미, 문어다리, 떡국, 고추장등이 들어있었다.동치미국물까지 2통 넣어서 보냈다.얼른 종이컵에 국물을 한모금 마셔보니어릴적 먹었던 그 맛 그대로다.개인적으로 내겐 참 사연많은 동치미여서인지늘 눈물이 찔끔 난다. 이곳에서 동치미 담기를 몇 년 시도 해봤지만한국 조선무가 아닌 길다란 일본무로 담았더니한국맛이 나질 않아 언젠가부터 담지 않았다.바빴을텐데도 구정에 맞춰 보내려고이것저것 챙겨보낸 동생의 마음이 따뜻하게 느껴졌다. 그렇게 2017년, 구정을 맞이했지만깨달음과 난 많이 바빴다.늦은 퇴근과 빠른 출근을 하는 바람에 우리 서로 따로 따로 움직였고구정을 쇠야한다는 생각은 솔직히 머릿속에 없었다.그런 오늘 오후, 동생의 소포 속..
2017. 1. 30.
가족간에도 공과 사가 철저한 일본인
[ 아버지가 엄마 건망증이 심해진 것 같다고 걱정하시던데 괜찮아? ] [ 늙어서 어쩔 수 없지..기억력도 떨어지고,,지난주에도 우체국을 세 번이나 갔어..틀린 도장을 가져갔다가 다시 오고, 인출한 돈을 거기에 두고 오는 통에 다시 가고,,좀 그랬어...][ 지난번에 슈퍼에서 쇼핑한 것을 카운터에놓고 와서 전화 왔다며?][ 아,,,그런 일도 있었지...] [ 요즘 했던 일들이 잘 기억이 안 나? 왜 깜빡깜빡한다고 생각해?][ 나이 먹어서 그러겠지...][ 엄마는 안 힘들어?][ 힘들다기 보다는,그냥 받아들여야지 어쩌겠니][ 지갑을 가지고 다니지 말고 필요한 만큼만돈을 들고 다닌는 건 어때? 목에 걸고 다니는 거 있잖아.][ 그것도 좋은 생각이구나,,그렇게 해 보마 ][ 아버지 식사 챙기느라 엄마가 고생이 ..
2017. 1. 14.
한 해를 마감하며......
어제까지 송년회가 있었던 우리는늦은 귀가를 했고 오늘 아침에는초인종소리에 잠이 깼다.거래처에서 신년선물로 보내준 화분이였다.워낙에 꽃에 관심이 없는 나는 바로 깨달음에게건네주고 아침을 간단히 차렸다.[ 밥 먹고 지난주에 못 끝낸 청소해야겠지?][ 응,,,알고 있어..][ 주방은 끝냈으니까 거실하고 각자 방만 청소하면 될 것 같아..][ 응,, 알고 있어..]깨달음 대답에서 하기 싫은 티가 잔뜩묻어났다.[ 귀찮으면 내가 할게 ][아니야,,내가 할 거야,,] 내가 사진을 찍을 때마다 고개를 돌렸다.[ 왜? 찍지 말까? ][ 아니,찍어서 블로그 사람들에게 물어 봐][ 뭘?][ 한국 남자들도 이렇게 집안 일 하냐고?][ ,,,,,,,,,,,,,,,,,,,,,,,,,,,,, ][ 오늘은 집안일이 아니라, 1년을 ..
2016. 12. 31.
한국 장모님을 반성하게 만드는 남편
[ 오머니, 깨서방입니다, 식사하셨어요?][ 아이고, 깨서방이네, 식사 했어요. 깨서방도 일찍 들어와서 식사했어요? ][ 네, 오모니, 내일 김장해요? ][ 오메,일본까지 소문이 나불었는갑네쬐금만 그냥 비빌라고,,][ 천천히 하세요 ][ 음,,고맙네,,천천히 할라네 ][ 오머니,보쌈 먹고 싶어요 ][ 보쌈? 오메, 긍께 깨서방이 있으믄보쌈이고 홍어고 준비할 것인디혼자있응께 아무것도 안한디..우리 깨서방이 보쌈이 먹고싶은갑네..][ 2월달에 만나요, 그 때 보쌈 먹어요 ][ 그러세, 2월달에 내가 보쌈 맛나게 해줌세 ]스피커폰으로 흘러나오는 엄마 목소리도깨달음 목소리도 즐겁게 들렸다.[ 엄마,,혼자 하시는 거야?][ 응,혼자 해야제..쬠밖에 안한께 혼자해도충분해..걱정 안해도 돼야 ][ 서울만 같아도 깨서..
2016. 12. 13.
일본에서 차리는 추석 상차림
한국은 모두가 귀성을 서두르고 있다고 한다. 난, 이곳에서 벌써 16년째 추석을 맞이하고 있다. 유학시절, 추석이면 유학생 몇 명이 돈을 모아 코리아타운에 가 송편과 다른 떡들을 몇 팩 사 온 다음 기숙사에 있는 학생들과 함께 특별식으로 나는 김밥을 만들고 어린 학생들은 한국 집에서 보내 온 라면들을 꺼내와 같이 끓여 먹었던 기억들이 난다. 결혼을 하고 나서는 깨달음과 함께 매해 조금이나마 추석답게 보내려고 노력한다. 퇴근길에 마트에 들러 깨달음에게 전화를 했다. [ 뭐 먹고 싶어? ][ 음,,잡채..] [ 잡채? 질리지도 않아? ] [ 응, 안 질려,, 잡채 먹을래,,,] [ 다른 것은 또 뭐 먹고 싶어?] [ 꼬막..] [ 꼬막은 지금 못 구해,.쯔끼지시장(수산시장)에 가야 될 거야,,] [ 알았어,..
2016. 9. 14.
날마다 이혼을 꿈꾸는 여자
그녀를 만나러 간 곳은 하카타요리 전문점이였다. 카운터에 앉자 익숙하게 코스요리를 주문하는 영자씨. 건배를 하며 영자씨가 물었다. [ 언니, 한국말 오랜만에 하지? ] [ 응,,,글쓰고, 카톡하는 것 빼고는 이렇게 한국말 할 기회가 별로 없지...] [ 나는 그래도 회사에 한국 직원이 있는데.....] [ 아니야,,나도 후배 한 명 남긴 남았어... 정말 한국말로 떠들고 싶을 때 시간 내서 만나기도 하고 그래....] [ 그렇구나,,,,한국말도 안 하면 점점 꼬이지? ] [ 응,,그건, 그렇고 왠 일이야? 여기까지? ] [ 그냥 왔어...한국말 하고 싶어서....] 애써 웃으며 말하는 그녀 얼굴이 그리 밝지 않았다. [ 이 집 음식, 맛있지? ] [ 응,,,맛있는데,,,왜 만나자고 했는지 그 얘기나 얼른..
2016. 4.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