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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커플들 이야기172

잠시 휴식을 떠납니다 깨달음 방문을 열었더니 아직도 짐을 못챙기고 있다.[ 아직 안 챙겼어? ][ 응,,,아직....][ 당신은 다 챙겼어? ][ 응 ] [ 크루즈 안은 따뜻하니까 반팔도 넣을까?][ 난 그냥 감기 걸리면 안 되니까긴발 넣었어 ][ 그래? 그럼 나도 그래야겠다,수영복은? ][ 난 수영 안 할거야,, ][ 사우나는? ][ 할 생각이야 , 말하지 말고 빨리 챙기고뭐 필요한 것 있음 말해~][ 한국 김 가져 가자 ][ 무슨 김을 가져 가...][ 입맛에 안 맞으면 김에 싸 먹게..][ 밥이 나와야지 김에 싸먹지..] [ 아,,그러지..그럼 술 안주로 먹지 ][ 포장김 다 떨어져서 가져갈 수도 없어][ 그래...사 놓지 그랬어..][ ........................ ] 깨달음은 포장김 없는 걸 내 탓으로.. 2017. 2. 25.
국제커플의 식탁에서 보이는 부부관계 아침 8시면 난 깨달음 아침상을 차린다.서로가 특별한 스케쥴이 없는 한매일 아침 이렇게 아침을 준비한다.접시에 반찬들을 놓고 그릴에 생선을 구우며국을 데우면서 문뜩 이곳이 한국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생각이 스쳤다.북엇국과 조기 구어지는 냄새가잠시 이곳이 외국이란 걸 잊게 한다.우리집 일주일 식단은 대충 이렇다. 미역줄기볶음, 멸치볶음, 콩조림, 창란젓, 무우말랭이, 샐러드, 조기구이, 동치미 (조식) 고등어구이, 깻잎, 우메보시, 갓김치, 콩조림, 생선초절임. 김샐러드, 묵은김치 조림 (조식) 계란후라이, 김치, 멸치볶음, 마늘 장아찌, 우메보시취나물, 토란대나물, 샐러드, 연어구이, 미역국 치즈버섯, 미역초무침, 두부조림, 낫또,야끼소바, 꽃게탕 (석식) 새우볶음, 샐러드, 무 갈은 것, 사과 샐러드,.. 2017. 2. 10.
남편의 눈물로 차려진 구정 상차림 구정을 이틀 앞 둔 날, 동생에게서 소포가 도착했다. 곶감, 김, 생강, 밤, 동치미, 문어다리, 떡국, 고추장등이 들어있었다.동치미국물까지 2통 넣어서 보냈다.얼른 종이컵에 국물을 한모금 마셔보니어릴적 먹었던 그 맛 그대로다.개인적으로 내겐 참 사연많은 동치미여서인지늘 눈물이 찔끔 난다. 이곳에서 동치미 담기를 몇 년 시도 해봤지만한국 조선무가 아닌 길다란 일본무로 담았더니한국맛이 나질 않아 언젠가부터 담지 않았다.바빴을텐데도 구정에 맞춰 보내려고이것저것 챙겨보낸 동생의 마음이 따뜻하게 느껴졌다. 그렇게 2017년, 구정을 맞이했지만깨달음과 난 많이 바빴다.늦은 퇴근과 빠른 출근을 하는 바람에 우리 서로 따로 따로 움직였고구정을 쇠야한다는 생각은 솔직히 머릿속에 없었다.그런 오늘 오후, 동생의 소포 속.. 2017. 1. 30.
가족간에도 공과 사가 철저한 일본인 [ 아버지가 엄마 건망증이 심해진 것 같다고 걱정하시던데 괜찮아? ] [ 늙어서 어쩔 수 없지..기억력도 떨어지고,,지난주에도 우체국을 세 번이나 갔어..틀린 도장을 가져갔다가 다시 오고, 인출한 돈을 거기에 두고 오는 통에 다시 가고,,좀 그랬어...][ 지난번에 슈퍼에서 쇼핑한 것을 카운터에놓고 와서 전화 왔다며?][ 아,,,그런 일도 있었지...] [ 요즘 했던 일들이 잘 기억이 안 나? 왜 깜빡깜빡한다고 생각해?][ 나이 먹어서 그러겠지...][ 엄마는 안 힘들어?][ 힘들다기 보다는,그냥 받아들여야지 어쩌겠니][ 지갑을 가지고 다니지 말고 필요한 만큼만돈을 들고 다닌는 건 어때? 목에 걸고 다니는 거 있잖아.][ 그것도 좋은 생각이구나,,그렇게 해 보마 ][ 아버지 식사 챙기느라 엄마가 고생이 .. 2017. 1. 14.
한 해를 마감하며...... 어제까지 송년회가 있었던 우리는늦은 귀가를 했고 오늘 아침에는초인종소리에 잠이 깼다.거래처에서 신년선물로 보내준 화분이였다.워낙에 꽃에 관심이 없는 나는 바로 깨달음에게건네주고 아침을 간단히 차렸다.[ 밥 먹고 지난주에 못 끝낸 청소해야겠지?][ 응,,,알고 있어..][ 주방은 끝냈으니까 거실하고 각자 방만 청소하면 될 것 같아..][ 응,, 알고 있어..]깨달음 대답에서 하기 싫은 티가 잔뜩묻어났다.[ 귀찮으면 내가 할게 ][아니야,,내가 할 거야,,] 내가 사진을 찍을 때마다 고개를 돌렸다.[ 왜? 찍지 말까? ][ 아니,찍어서 블로그 사람들에게 물어 봐][ 뭘?][ 한국 남자들도 이렇게 집안 일 하냐고?][ ,,,,,,,,,,,,,,,,,,,,,,,,,,,,, ][ 오늘은 집안일이 아니라, 1년을 .. 2016. 12. 31.
남편이 한국을 떠올린 음식 두가지 일요일 아침부터 우린 한해 마무리 대청소를 시작했다.좀 이른감이 있긴 했지만 이번주부터서로 너무 바쁘고 특히, 다음 주말은망년회, 크리스마스가 있어 청소할 시간이 없다는 걸 서로 알고 있어서였다.오늘 하루 다 끝낼 수는 없겠지만하는데까지 천천히 하자고 의견을 모으고난 주방을 시작으로 냉장고 정리를 시작했다. 자기 방을 먼저 하겠다던깨달음이 조용하길래 둘러봤더니방에는 없고 욕실에서 소리가 났다.문을 빼꼼히 열었더니깜짝 놀라면서 잽싸게 몸을 숨겼다. 문 뒤에 숨어서는 이렇게 외친다.[ 속옷밖에 안 입었어 !! 하지마~][ 알았어,, ][ 빤스까지 찍는 건 너무 하잖아][....................]그렇게 깨달음이 문을 꼭 닫고 청소를 하는동안동생에게서 어마어마한 크기의20키로가 넘은 소포가 도착했다.. 2016. 12. 21.
한국 장모님을 반성하게 만드는 남편 [ 오머니, 깨서방입니다, 식사하셨어요?][ 아이고, 깨서방이네, 식사 했어요. 깨서방도 일찍 들어와서 식사했어요? ][ 네, 오모니, 내일 김장해요? ][ 오메,일본까지 소문이 나불었는갑네쬐금만 그냥 비빌라고,,][ 천천히 하세요 ][ 음,,고맙네,,천천히 할라네 ][ 오머니,보쌈 먹고 싶어요 ][ 보쌈? 오메, 긍께 깨서방이 있으믄보쌈이고 홍어고 준비할 것인디혼자있응께 아무것도 안한디..우리 깨서방이 보쌈이 먹고싶은갑네..][ 2월달에 만나요, 그 때 보쌈 먹어요 ][ 그러세, 2월달에 내가 보쌈 맛나게 해줌세 ]스피커폰으로 흘러나오는 엄마 목소리도깨달음 목소리도 즐겁게 들렸다.[ 엄마,,혼자 하시는 거야?][ 응,혼자 해야제..쬠밖에 안한께 혼자해도충분해..걱정 안해도 돼야 ][ 서울만 같아도 깨서.. 2016. 12. 13.
일본의 미혼여성이 결혼하지 않는 진짜 이유 협회 회원인 나오미 상(가명)은 한국에 관심이 많은30대 후반의 아가씨다. 내가 한국인이란 걸 알던 날부터같이 술 한 잔 하고 싶다는 제의를몇 번 했지만 서로 스케쥴이 맞지 않았다. 오늘도 내게 말을 걸어왔고사무실 근처에 있는 파스타전문집으로 자리를 옮겨 식사를 함께했다. 그녀는 자신이 최근에 봤던 드라마 [태양의 후예] 얘기부터 시작했다.몇 년 전, 늦은 시간대에 위성방송에서 방영되는 [호텔리아]라는 드라마를 처음 보고 너무 재밌어 그 때부터 한국 드라마에 빠지게 되었다고 했다. 꽤 유명한 제약회사에 다니고 있는 37살의 그녀가 사는 곳은 긴쟈(일본에서 제일 땅값이 비싼 곳)의원룸이고 귀여운 애완견과 고양이를 키운다고 했다.[ 나오미 상, 피겨스케이팅 아사다 마오하고많이 닮았단 소리 듣죠?][ 아..... 2016. 12. 3.
일본에서 한국 자녀를 키우는 고충 “언니, 오랜만이에요. 몇 년만이지? 2년? 아니 3년만인가? 진짜 오랜만이다. 잘 계셨어요?” “응……. 네 블로그는 잘 보고 있어.” “아, 그래요? 잘 계시죠? 근데 무슨 일이세요?” “그냥, 네 목소리가 듣고 싶어서…….” “무슨 일 있으세요?” “아니, 그냥……” 언니의 목소리가 갑자기 젖어들기 시작하더니 잠시 침묵이 흘렀다. 분명 또 외롭다거나 너무 힘들다는 얘기를 할 것 같은 예감이 스쳤다. 일본인 남편과 결혼해서 올해 25년째인 영은(가명) 언니는 내가 기숙사 생활을 할 때 우리 기숙사 맞은편 아파트에 살던 언니다. 기숙사에 한국인 학생들이 사는 걸 알고 친해지고 싶어서 우리 기숙사를 기웃기웃거리다가 나와 알게 된 것이다. 내가 기숙사를 떠난 뒤에도 언니는 가끔 연락을 했는데, 몇 년 전 .. 2016. 11. 8.
남편이 재충전 할 수 있는 바로 이곳 이곳은 어제까지 3일연휴였다.우린 특별한 스케쥴이 없어서오전에 각자 하고 싶은 일을 했다.정각 12시, 거실로 나온 깨달음이 겨울준비용 코다츠(전기난방 테이블)를 설치하겠다고 카페트를 새로 바꾸고 청소를 하는가 싶더니갑자기 하기 싫었는지 누웠다 앉았다, 개구리처럼 몸을 피였다 움추렸다하더니내가 한 번 쳐다보면 죽은척 했다가 뒹굴기도 하면서 내게 무언가를 어필하고 있었다. 카메라를 들이댈 때마다 더 과하게 몸을 움직이며 막상 하려고 하니까귀찮아서 하기싫다고 아이처럼 투정을 부린다.저렇게 일을 못하는 남자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깨달음은 몸 움직이는 걸 싫어하고 일이 서툴다.보다 못해 한마디했다.[ 깨달음씨, 내가 해도 되니까 그만 놔 두세요 ][ 아니야, 내가 할 거야..][ 그럼, 점심은 뭐 먹을까? ][ .. 2016. 10. 12.
일본에서 차리는 추석 상차림 한국은 모두가 귀성을 서두르고 있다고 한다. 난, 이곳에서 벌써 16년째 추석을 맞이하고 있다. 유학시절, 추석이면 유학생 몇 명이 돈을 모아 코리아타운에 가 송편과 다른 떡들을 몇 팩 사 온 다음 기숙사에 있는 학생들과 함께 특별식으로 나는 김밥을 만들고 어린 학생들은 한국 집에서 보내 온 라면들을 꺼내와 같이 끓여 먹었던 기억들이 난다. 결혼을 하고 나서는 깨달음과 함께 매해 조금이나마 추석답게 보내려고 노력한다. 퇴근길에 마트에 들러 깨달음에게 전화를 했다. [ 뭐 먹고 싶어? ][ 음,,잡채..] [ 잡채? 질리지도 않아? ] [ 응, 안 질려,, 잡채 먹을래,,,] [ 다른 것은 또 뭐 먹고 싶어?] [ 꼬막..] [ 꼬막은 지금 못 구해,.쯔끼지시장(수산시장)에 가야 될 거야,,] [ 알았어,.. 2016. 9. 14.
여자에게 인기 있는 남편 지난 4월, 시댁에 갔을 때, 집안청소를 하면서 깨달음이 2층에서 옛 앨범을 오랜시간 보고 있었다. 없어진줄 알았던 사진들이 여기 있었다며 과거로 돌아간 듯 한 장, 한 장, 내게 설명해 주었다. 대대로 물려받은 임업을 해오신 아버님이 주말이면 깨달음 형제를 데리고 여기저기 현장견학을 시켜 주셨고 아버님 오토바이는 장남인 깨달음이 늘 독차지한 채 아버님과 함께 다녔다는 그 오토바이에서 찍은 빛바랜 사진도 보여줬다. 동네, 축제 때는 3년간 자기가 어린이들 중에서 제일 큰 역할을 맡기도 했다면서 은근 자랑하는 듯한 말투로 거들먹 거렸다. 그리고 여자 동창들과 찍은 사진들이 나오고,,, 시부모님 말씀에 의하면 깨달음은 어릴적부터 여자애들에게 인기가 많았단다. 말 수가 없었는데 늘 곁엔 여자애들이 깨달음에게 .. 2016. 6. 14.
국제커플도 사는 건 다 똑같다 [ 빨리 해... 어차피 오늘 해야 돼...] [ .......................... ] [ 날도 좋고, 이번주 아니면 서로 시간 없어... 난 또 세탁기 돌리고 손빨래도 해야하니까 빨리 움직이세요...옷장에서 여름 와이셔츠도 전부 꺼내야하지 않아?] [ .............................] [ 당신이 그럼 세탁 맡을 거야? 난 이것 끝나면 창문도 닦아야 해 ~] [ .......................... ] [ 오늘 안 하면 다음주는 당신 혼자 해야 돼..알아?] [ .......................... ] 몸을 비틀어 가면서 하기 싫어 몸부림을 치던 깨달음이 입을 열었다. 자기가 창문 청소할테니까 저녁 메뉴를 자기가 먹고 싶은 것으로 해달란다. 알았다.. 2016. 5. 23.
국제커플에게 건강이란... 오후. 5시,,초음파실로 향했다. 깨달음은 보이지 않았고,,,30,40분이 지났을 무렵 깨달음이 환자복차림으로 나왔는데 표정이 무표정이였다. 옷을 갈아입고 담당의 앞에 나란히 앉았다. 2미리 정도의 폴립이 3개, 8미리 정도의 폴립이 1개 발견이 되었고 이 8미리 필립은 수술을 해야한다는 결정이 났다. 안 하면 안 되냐고 깨달음이 물었고 악성은 아니지만 사이즈도 그렇고 수술을 권한다고 하셨다. 혹, 식사나 음식물을 주의해야 할 게 있냐고 어쭈었더니 특별히 조심할 건 없다고 하셨다. 병원을 나오면서부터 깨달음은 [배고프다]는 소릴 계속했다. 하긴, 내시경검사를 위해 2틀간 거의 먹질 못해서 안타깝긴 했다. 뭐가 먹고 싶냐고 했더니 기름진 걸 먹을 거란다. 가게에 들어가 이것저것 주문을 하고 폭풍흡입을 했다.. 2016. 5. 2.
날마다 이혼을 꿈꾸는 여자 그녀를 만나러 간 곳은 하카타요리 전문점이였다. 카운터에 앉자 익숙하게 코스요리를 주문하는 영자씨. 건배를 하며 영자씨가 물었다. [ 언니, 한국말 오랜만에 하지? ] [ 응,,,글쓰고, 카톡하는 것 빼고는 이렇게 한국말 할 기회가 별로 없지...] [ 나는 그래도 회사에 한국 직원이 있는데.....] [ 아니야,,나도 후배 한 명 남긴 남았어... 정말 한국말로 떠들고 싶을 때 시간 내서 만나기도 하고 그래....] [ 그렇구나,,,,한국말도 안 하면 점점 꼬이지? ] [ 응,,그건, 그렇고 왠 일이야? 여기까지? ] [ 그냥 왔어...한국말 하고 싶어서....] 애써 웃으며 말하는 그녀 얼굴이 그리 밝지 않았다. [ 이 집 음식, 맛있지? ] [ 응,,,맛있는데,,,왜 만나자고 했는지 그 얘기나 얼른.. 2016. 4.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