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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신랑(깨달음)

남자들도 은근 폼 잡기 좋아한다.

by 일본의 케이 2015. 5. 3.


주말오후, 우체국 아저씨가 주시고 간 봉투 두개..

묵직하다...분명 카드가 들어있는 것 같은데...

깨달음은 미팅 때문에 출근을 한 상태였다. 

 

아니나 다를까 카드였다.

그것도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골드카드..

지금 있는 골드로도 충분한데...

내 카드는 가족카드로 되어 있었다.

퇴근하고 돌아온 깨달음이 카드를 보자 좋아했다.

폼이 난다면서...

[ ................... ]

원래 당신 겉모습이나, 폼 재는 것 싫어하는 사람 아니였냐고 의아해했더니

자기를 위해서가 아닌 날 위해서 만들었단다.

명색이 사모님인데 이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겠냐고

그리고 이 카드의 제일 좋은 점은 세계 각국의 공항라운지가

무료로 이용되는 카드이기에

유용하게 쓰여지는 것 같아서 이걸로 했단다.

그러면서 공항 라운지에서 쉬는 것 좋아하지 않냐면서

이 카드를 신청한 종합적인 이유는

자기가 아닌 아내인 나를 위해 신청한 거란다. 

[ ...................... ]

 

지금 있는 골드로도 충분한데 괜히 내탓하지 말라고

연회비 3만엔 낼 돈으로 그냥 라운지 이용료 내는 게 훨씬 싸다고

반격을 하자, 히죽거리면서 내게 다가오더니

1년동안 연회비 무료여서

신청한거라고 싫으면 그냥 1년동안

사용하고 정지시키면 되는 거라며 걱정하지 말란다.

그러더니, 자기 책상 서랍에서 마스크팩을 꺼내

얼굴에 붙히기 시작했다.

 

갑자기 왠 맛사지냐고 쳐다봤더니

내일, 아침 이번 공사가 끝난 모 화장품회사의 완공식이 있다고

화장품 관련회사이기 때문에 여성분들도 많이 참석하고

자기가 인사말도 해야하기 때문에

피부관리를 좀 해야할 것 같아서 하는 거란다.

[ ...................... ]

 

거울도 없이 아주 능숙한 솜씨로 잘도 붙히더니만 이번에는

봉투에 남은 엑기스가 아깝다고

두툼한 손을 번갈아 봉투에 넣다가 뺏다가 하면서

손등을 두둘리기도 하고 문지르기도 하고,,,

 이렇게 두들겨야 흡수가 빠르다고

봉투에 남은 한방울까지 털어내서 발랐다.  

 

내일 참석할 분들은 대충 누구누구냐고 물었더니

백화점 매장도 동시 오픈을 하기 때문에

의료계, 피부관리쪽에서도 여러 인사들이 올 거라며

올리브 오일을 사용한 비누부터

피부 트러블을 최대한으로 줄인 오가닉 화장품도 판매한다면서

실은 그 회사에 투자를 좀 했단다.

[ ...................... ]

뭔 소리냐고?

지금 때가 어느 때인데 투자를 했냐고

내 목소리가 날카로워지자

 자기 비상금으로 투자한 것이니까

손해를 봐도 자기가 보니 나한테는 

아무런 피해를 주지 않을 거란다.

[ ...................... ]

그럼 알았다고, 당신 돈으로 당신이 뭘 하든 상관이 없지만

절대로 나까지 피곤한 일 생기지 않게 해달라고 못을 박았더니

혹, 대박나서 돈이 많이 들어와도

나한테 말하지 않고 자기가 다 써도 되냐고

의기양양하게 물었다.

흥하든 망하든 나하고는 상관없으니

당신맘대로 하라고 잘라 말하니까

알았다며 다시 눈을 감고 두 손을 가슴에

얌전히 올려 놓은 채로 맛사지 팩을 즐기는 깨달음.

 왠지 모르게 알미워서

 군밤을 한 대 때리고 싶은 충동을

꾹 참고, 저 골드카드도 그래서 신청한 것이냐고

되물었더니 실은 그렇단다.

그럼 지금 하는 맛사지도 내일 만나는 언니들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하는 거냐고 슬쩍 떠봤더니

언니들 뿐만 아니라 관계자 모두에게 잘 보여야 한단다. 

깨달음은 다른 남자들과 달리

 폼 잡는 것에 관심이 없는 줄 알았는데 큰 오산이였다.

도대체 투자를 얼마나 했을까,,,,궁금해도 묻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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