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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신랑(깨달음)

남편의 몸을 기쁘게 만든다는 이것

by 일본의 케이 2018.06.07

[ 이것 좀 까 줘..]

TV를 보고 있는 깨달음에게 쟁반을 건넸다.

[ 썩은 게 좀 있네..근데 우리도 이제부터 

까져있는 먹으면 안돼?]

[ 왜? ]

[ 그냥...]

[ 귀찮아? ]

[ 아니야,,]

아마 올 봄부터였던 것 같다.

깨달음이 집안 일을 안 하려고 하고

귀찮아했다.

[ 다음에는 깐마늘 살 게..]

[ 아니야, 솔직히 좀 귀찮지만 이렇게 필요할 때마다

까서 먹는 게 맛있어. 냉동해두거나 빻아 놓으면

맛이 변하고,,.] 

 빻아서 냉동해 둔 마늘로 음식을 하면 

깨달음은 귀신처럼 알아차렸다.

그래서 조금은 귀찮더라도 필요할 때마다

이렇게 매번 껍질을 깐다.


[ 이거 다 까면 마늘 장아찌 담아줘..]

[ 이건 마늘 장아찌 담는 게 아니야, 햇마늘로

 담아야지 맛있어..]

[ 언제 나와? ]

[ 아마,,지금 나오기 시작했을 거야 ]

[ 일본에서 살 수 있어? ]

[ 못 살걸,,코리아타운에 있을까..

모르겠어..한 번 가볼게, 아 엄마가 작년에 

담아 주신 거 아직 조금 남았어? ]

[ 근데 왜 안 줬어? 예전에는 아침에 줬잖아]

[ 먹고 나면 냄새가 많이 나잖아,,그래서

 안 내놓은 거야,,]

[ 나,요즘 더워져서인지 힘이 없어, 슬슬 여름이

 오니까 더위를 이겨낼 음식들을 먹어야 될 것 같애 ]

[ 요즘 많이 피곤해? 근데 마늘이 좋대? ]

[ 여름에 먹는 삼계탕에도 들어가고

항암치료, 강장효과, 해독작용, 피로회복에 

좋다고 신문에 나왔던데..,]

[ 그래도 일본에서는 한국만큼 마늘을 이용한

음식이나 요리가 별로 없잖아 ]

[ 일본에서는 말린 흑마늘을 건강식품으로 

먹고 있는데 나는 한국 마늘 장아찌가 좋아.] 

[ 알았어.] 


그렇게 마늘을 까고 손을 씻으러 간 깨달음이

한참이 있어 오더니 쿠션을 들고는 바로 눕는다.

얼굴에 마스크팩을 한 채로,,,

[ 웬 마스크 팩이야? 아니 어디서 났어?]

[ 내 거야, 어제 사 왔어..하려고,,몸도 몸이지만

 이렇게 맛사지를 해줘야지 촉촉하게 얼굴에

 생기가 돌고 피곤함이 가셔,,,]

[ ...........................]


[ 아,,그리고 아까 말한 햇마늘 어디서 구하는지

알아보고 사러 가자, 혹 일본에서 못 구하면

어머님이나 처제에게 장아찌 담아서

보내달라고 하면 안돼? 아, 보내실 때 홍삼 꿀에 

절인 것도 같이 보내주시면 좋겠는데... ]

[ 당신,,정말 점점 뻔뻔해지는 것 같애...]

[ 괜찮아,,장모님은 내가 더위 먹어서 힘들어 

하는 걸 안 좋아하시니까 보내주실 거야,,]

[ ................................. ]

참,,다른 한국 사위들이라면 이렇게 

당당하게 장모님께 뭘 만들어달라고 요구하지

못할 것이다. 

[ 당신,,남들이 보면 당신이 아들인 줄 알겠어,,]

[ 아들이지..일본에 사는 아들,,]

발가락까지 까딱거리며 눈썹을 꿀렁거리는 걸

 보면 전혀 피곤한 몸상태가 아닌 사람 같았다. 


[ 내가 어머니한테 직접 전화 할까?]

[ 아니야, 됐어..내가 할게,,]

[ 꼭,꼭, 마늘 통채로 담아 달라고 말해줘~~

껍질채 담아야 아삭함이 오래가는 것 같애

예전에 당신이 껍질 까서 해 준 건

맛이 덜했어..짜고,어머님처럼 삼삼해야 돼 ]

[ ...........................]

친정엄마 게 삼삼해야한다는 말에 군밤을 한 대

먹이고 싶은 충돌이 강하게 일었지만 꾹 참았다.

도대체 깨달음은 어떻게 계절 때마다 뭐가 

제철인지, 그것도 한국에서 먹는 것들을

이 먼 일본땅에서  알고 있는지 8년을

 살고 있지만 도저히 알 수가 없다. 

[ 당신,솔직히 알고 말하는 거지? 마늘 장아찌

먹고 싶어서? 담아 달라고 하려고? ]

[ 아니야,마늘을 까다보니까 문뜩 생각이 났고

어머님이 주신 장아찌를 먹었을 때가 아마 

이맘때쯤인 것 같기도 하고 해서 물어본 거야,

그리고 나는그걸 먹으면 금방 피로가

 가시는 느낌이 들었어, 기운이 난다고나 할까,

아마,,내 몸이 알고 있나봐, 먹을 때를,,]

[ ........................... ]

[ 근데 맛사지팩은 갑자기 왜 하는 거야? ]

  여름을 미리 대비하는 거라는 말을 남기고

욕실에 가서 씼더니 이번에는

 어디서 꺼냈는지 모를 박0스를 마셨다.


(다음에서 퍼 온 이미지)

[ 그건 또 어디서 놨어? ]

[ 내 책상 밑에 넣어 두었지..]

[ 지난번에 다 먹었다고 하지 않았어? ]

[ 음,,몇 병 숨겨 두었지.....]

잠자리에 들기전에 마시면 좋지 않고, 

생각만큼 피로회복을 시켜주는 게 아니라는

내 말은 귀담아 듣지 않고 홍삼보다는 못하지만

 효능이 좋은 게 바로 이 음료라며 흘겨보는 날 향해 

병을 요리조리 흔들어가며  맛있게 마셨다.


[ 역시, 피곤할 땐 최고야~~]

[ ................................. ]

[ 진짜라니깐, 이 거 한 병 마시면 금방 개운해져,

홍삼으로 된 드링크가 더 좋긴 하지만,,]

[ ................................. ]

어머님이 내가 한국 갈 때마다 

피로하겠다며 이 드링크를 한 병씩 주시잖아]

 [ ................................. ]

[ 이렇게 나른할 때 마시면 몸이 기뻐해~

아주 많이~ ]

 [ ................................. ]

[ 왜 아무 대답 안 해? ]

[ 할 말 없어서..]


[ 당신이 이해를 좀 해 줘..나는 이런 것들을

안 먹고 자랐잖아,,당신은 어릴적부터 마늘이나 

홍삼 같은 몸에 좋은 식품을 접할 기회가 

많았겠지만 나는 전혀 없었어. 그래서 

금방 효과가 나타나서 너무 좋아,,

내 몸에 맞다는 거겠지? 몸이 좋아하잖아]

[ 몰라...]

[  이젠 많이 많이 챙겨 먹을 거야, 내 건강이 

당신 건강이고 당신 건강이 내 건강이잖아,

당신이 아플 때 내가 챙겨줘야 하니까

 마늘과 홍삼을 많이 먹어야 돼 ~

아, 이 드링크도,,ㅎㅎㅎㅎ ]

[ ................................ ]

오늘따라 말도 천상유수처럼 잘하는 깨달음에게

더 이상 반문할 것도 없었다.

계절이 바뀌면 한국의 제철음식을 먹고 싶어하고 

 기력회복을 하는데도 한국 식품으로 

하고 싶다는 깨달음.

자신의 몸을 기쁘게 하는 음식이 마늘 장아찌와 

홍삼이라 말하는 일본인은 극히 드물 것이다.

 깨달음의 몸과 마음이 한국인화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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