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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신랑(깨달음)

남편의 생일날, 그리고 여러분과의 약속

by 일본의 케이 2016. 4. 7.

 

[ 블로그에  글 올리지도 않으면서 왜 사진은 찍어?]

대뜸, 깨달음이 퉁명스럽게 물었다.

[ 언젠간 올리려고,,,,]

[ 도대체 언제 올릴거야? ]

[ 내가 지금 바쁘잖아,,,알면서 왜 그래...]

[ 옛날에는 바빠도 올렸잖아...내가 당신 맘 다 알아,,,

지금 이웃님들 걸러내는 작업하고 있는 거지?]

[ .......................... ]

[ 아니,,, 5월에 세미나 참석도 있고

6월에 자격시험이 두개나 있고,

11월에 개인전 준비도 해야하고,,,그래서 시간이 없어...]

[ 알아,, 아는데 그 외에도 분명 이 블로그에

오는 이웃님들 선별하고 있는 것도 맞잖아..]

[ .......................... ]

깨달음이 내 속을 꿰뚫어 보고 있었다.

그랬다. 새 글을 올리려고 하면 얼마든지 올렸을 것이다.

하지만, 정말 괜찮은 분들만이 남았으면 하는 심정이 더 컸다. 

새 글을 올리지 않은지 한달이 지나가니

방문객 1,500명이 줄었다. 

방문객이 줄면 줄수록  모든 게 명쾌하게 보이기 시작했고

 [진짜]만 남았으면 하는 바람이 커져가서

좀 더 시간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도 글을 올리지 않았다.

집게 발을 들고 쭉쭉 빨고 있던 깨달음이 또 물어 왔다.

[ 근데, 진짜 언제 글 올릴거야?

 내 팬들이 다 도망 가는 거 아니야?

깨서방 팬클럽도 사라져 버릴텐데......]

[ .......................... ]

어이가 없어  블로그 얘긴 그만 하고 그냥

식사나 하시라고 얘길 정리했다.

 

[ 여수의 그 식당은 리필도 자유잖아.....반찬도 많고,,

한국 꽃게는 살도 꽉 차있고 게맛이 풀풀 나는데..

이건 왜 이러지.....아무 맛이 없어...]

[ .............................. ]

[ 게딱지에 밥 넣어서 먹으면 금방 한그릇 먹을 수 있는데...]

[ 알았어... 알았으니까 그냥 먹어,,,]

꽃게찜보다 두배가 더 비싼 킹크랩을 먹으러 왔지만

 깨달음 입맛은 변함없었다.

[ 그때 형님들이랑 갔던 그 가게는 사시사철 꽃게가 있어?]

[ 몰라,,, 그러겠지..]

[ 당신은 그거 안 먹고 싶어?

 매운 콩나물에 밥 비벼 먹으면 맛있는데......]

[ 다음에 한국 가서 먹으면 되니까

오늘은 그냥 이걸로 만족하세요..

그리고 당신이 먹고 싶다고해서 여기 온 거잖아...

그니까 그냥 한국 꽃게라 생각하고 먹어...

다음에 언니들에게 또 가자고 그럴게..]

 

내가 그렇게 달랬지만 깨달음의 불만은

디저트가 나올 때까지 터져나왔다.

분위기를 바꿔야 할 것 같아서

케익과 편지를 꺼내 테이블에 올렸다.

 

[ 생일 축하합니다 ]

[결혼하고 6번째 맞이하는 생일이네..]

[항상 날 이해해 줘서 고마워.]

[항상 좋은 말로 격려해 줘서 고마워. ]

[항상 성실하게 일 해줘서 고마워.]

[올 한 해도 건강하고, 많이 행복했으면 해.]

[그리고 앞으로도 좋은 추억들 많이 만들어 갑시다.]

[ 생일 정말 축하해~]

깨달음이 피식거리며 어색한 표정으로

날 한 번 쳐다보더니  편지를 읽고 또 읽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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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주만에 인사를 드립니다. 

그동안 많은 분들의 응원과 격려 감사드립니다.

인간관계에 있어서 뭐든 적당한 게 좋다고,

넘침은 모자람보다 못하다는 걸 알면서도

넘쳐남에서 생겼던 제 마음의 욕심과 책임을

여러분들과 함께 지려 했던게  

제 스스로를 힘들게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었음을 반성하며

한 달이 넘어가는 시간동안 저희부부는 이 블로그에 대한

솔직한 얘기들을 많이 나눴습니다.

지금까지 여러분들에게 감사했던 것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그 마음만은 잊어서는 안 된다고

그걸 보답해 드리는 마음으로 다시 글을 올리자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감사했던 것들만 생각하고 더 감사하기로...

 깨달음이 그러더라구요..

날마다 와서 새 글이 올라왔는지 확인하고 가시는 분들에게

더 이상 빈손으로 돌아가게 하지 말라고... 

왠지 명치 끝을 얻어 맞은 기분이였습니다.

머리 한구석에 풀지 못한 숙제처럼 맴돌았던 블로그,,,,

새 글을 올리는데 갈등이 없었다면 거짓일 겁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이 계셨기에 이렇게 버틸 수 있었음을

다시 상기하며 깨달았던 시간이였습니다.

매일 발길을 해주시고 안부를 묻고, 인사를 건네주시는

수많은 분들, 그리고 언제까지나 기다리겠다고 하시는 분들에게

더 이상 헛걸음 하게 할 수는 없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저희를 다시 일으켜 세워 주시는 분도 바로 여러분들임을

늘 가슴에 새기겠습니다.

지금까지 기다려 주신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댓글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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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일형 2016.04.22 09:04

    저 시간될때 들어온다고 들어와서 즐겁게 보고 갔는데 4주만에 돌아오셨군요^^항상 올려주신 글에 감사하는 1인입니다
    답글

  • reviva 2016.04.22 12:08 신고

    언제부터인지는 모르나 몇달동안 케이님의 블로그를 방문하며 재밌게 글을 읽곤했는데 케이님의 성의를 너무나 가볍게 받아들였던 사람들, 그로인해 케이님이 상처받았단 사실을 알고 어떻게 위로를 해드릴수없을까 했어요. 이렇게 다시 글을 올려주시니 감사할따름이네요. 어디에 댓글다는건 항상 망설여지는일이여서 뒤늦게나마 적고 갑니다. 앞으로도 좋은글 부탁드릴께요^^
    답글

  • Avril maman 2016.04.22 20:59 신고

    기다리고 기다렸습니다 혹시나해서 들렸는데 글이 있어서 넘 반가웠습니다 항상응원하겠습니다.
    답글

  • 배쓰 2016.04.24 11:19

    감사합니다
    케이님과 깨달음님을 언제나 응원하고 있다는 걸 알아주세요
    はじめまして( 반갑습니다 라는 번역에서 나왔는데 맞는 지 모르겠습니다 ㅠ)
    답글

  • 2016.04.26 21:32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2016.04.28 11:21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유진파파 2016.05.01 04:26

    응원합니다!
    답글

  • 란짱 2016.05.01 12:14

    안녕하세요
    오시는데 시간이 걸리실거라는건 알고있어어요
    다행이에요
    조금은 훌훌 털어내신것 같아서요
    케이님도 깨서방님도 다시 뵐수있어서
    돌아오신걸 환영합니다~
    답글

  • 2016.05.01 23:54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2016.05.07 09:06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키요 2016.05.09 22:39

    역시 블로그 다시 하실 줄 믿었어요.
    파이팅!!
    답글

  • 2016.05.17 20:53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2016.05.25 22:25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2016.07.26 01:06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2016.07.26 21:01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넘칠풀 2016.10.22 07:15

    글들을 읽고있으면 참 여러가지 생각이 많이드네요.

    답글

  • 2016.11.06 09:23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서울꼬맹이 2017.01.24 22:33

    인터넷서점에서 책광고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우연히 다음에서 케이님의 블로그에 입문한지 만 하루가 되어갑니다. 새벽2시까지 읽다가 다른책들을 읽어야 하니까 자중해야지 했는데 지금 2시간째 읽고 있습니다. 님의 글을 토해 일본인들의 사고방식을 엿볼수 있어서 너무 좋습니다. 앞으로도 재밌고 솔직한 이야기 부탁드립니다.
    답글

  • 페페 2017.02.05 23:09

    저는 일본인 친구가 있는데 많이 싸웠어요.
    케이님 글을 하나씩 하나씩 정독하며 조금씩
    알아가고 있어요.
    그사람 너무 과묵하거든요.
    깨서방님 귀여워용 좋아요.
    두분 건강 행복하세요.
    일본 일본인에 대해서 블로깅 해주셔서
    큰 도움 받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답글

  • 별바라기 2017.02.28 01:57

    안녕하세요~
    오늘 쓰신 글부터 이 글까지 재밌게 읽었어요.
    글도 맛깔나게 너무 잘 쓰시고 일본의 생활 문화, 케이님의 생각 등 너무 좋아서 푹 빠졌네요.
    기회가 되면 책을 사서 한번 보도록 하겠습니다.
    늘 건강하시고 글은 계속 써주세요.
    화이팅!!! 글 감사합니다 ^^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