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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신랑(깨달음)

노후생활을 위해 필요한 것들

by 일본의 케이 2019.08.27

주말을 이용해 잠시 오사카에 다녀왔다.

깨달음이 꼭 보고 싶다는 현장이 있었다

지난 입찰에서 자신의 회사를 이긴 곳인데 

그 현장을 자신의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했다.

장소는 바로 도톤보리에 있었고 현장에 

도착해서는 잠깐 둘러보고 금방 돌아왔다.

[ 왜 금방 끝났네..나는 좀 걸릴 줄 알았는데 ]

[ 응,,이미 떠난 물건 봐 봐야 속만 상하고,,

이곳에 멋지게 호텔을 지을 생각이였는데..]

약간은 아쉬운 듯, 약간은 시원섭섭한 듯한

애매한 표정을 하고는 다시 현장을 

뒤돌아보았다. 


좀 이른 저녁을 먹으러 가는 길엔

세계 각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쇼핑을 하고

사진을 찍느라 분주했다.

[ 한국사람이 진짜 별로 없네, 예전에 비하면]

깨달음이 두리번 거리며 한국말이 들릴 때마다

나한테 저기있다고 알려주었다. 

[ 굳이 나한테 알려주지 마 ]

[ 왜? 도쿄보다 여긴 한국 사람들이 꽤 있어 ]

한 손에는 손선풍기를 들고, 또 한 손에는

유니클로 쇼핑백을 들고 즐거워하는

젊은 20대들을 보고 있자니 뭐라 딱히 

정의할 수 없는 한숨이 세어나왔다.   


 식사를 하러 들어간 곳에서 깨달음이 올 한해가 

벌써 반 이상 가버렸는데 남은 2019년을

어떻게 재밌고 즐겁게 보내고 싶냐고 물었다.

[ 지금처럼 지내면 좋지 않을까..]

[ 9월에 당신 생일이니까 뭔가 특별한 이벤트

같은 거 할까? 아님 여행을 갈까? ]

[ 10월에 한국 가잖아 ]

[ 제주도 갈까? 큰 형님네 이사한다며? ]

[ 응,,가서 도와줄 거야? ]

[ 응, 근데 포장이사니까 도와줄 거 없지않아?

 그냥 어떻게 하는지 구경도하고

 짜장면도 먹고 처형이 새로 알아둔

맛집 투어도 하고,,,]

   [ 안 될거야,,스케쥴 안 맞아서..]


우린 양가 부모님이 살아계시는 동안

어떻게 해드리는 게 좋을지, 삶과 죽음,

또 조카의 출산에 관한 얘기를 나눴다.

요즘, 우리 부부는 깨달음이 입원을 한 후로

산다는 것에 대해, 죽을 날까지 어떻게 살고

조용히 떠날 것인지에 관한 주제를 자주 논한다.

50대와 60대의 중년부부에게 언제 찾아올지 

모를 마지막을 미리미리 준비하고

만의 하나, 생각치도 못한 일이 닥쳤을 때

대처하는 방법도 꼼꼼히 정리하고 있다. 


둘 만을 위한 여행을 많이 다니자,

지금부터라도 기부같은 걸 많이 하자,

양가 부모님들과 친척들에게 아낌없이 

주고 아낌없이 베풀자,

어느 한 쪽이 먼저 떠나게 되면 남은 한 쪽은

 어떻게 할 것인지 상황에 따른 구체적인 

계획들을  나누고 있다.


[ 매번 같은 말이지만 내가 먼저 가면

당신은 일본에서 안 살 거지? ]

[ 그럴 확률이 높지..]

[ 아무런 미련도 갖지 말고 바로 한국에 가서

살아, 그래야 나도 마음이 편할 거야 ]

[ 알았어, 내가 알아서 할게, 반대로

내가 먼저 가면 당신은? ]

[ 혼자 살아야지..]

[ 당신도 나에 대한 모든 기억을 깨끗이

지우고 새 출발 해, 남자들은 바로 

재혼 한다더라, 외로움을 못 이겨서.. ]

[ 내가 알아서 할 거야, 혼자 한국 갈 수도 있어]

[ 가서 뭐 해? ]

[ 그냥,,한국에서 혼자 살던지...]


분위기가 이상하게 흘러서인지 

행복한 노후를 혼자가 아닌 둘이서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자고 바꿨다.

노후에는 특히나 가족, 건강, 여가, 일, 재산이

 있어야 하고 그 중에서도 건강은 행복한 

노후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기본이니까 

가능한한 스트레스를 줄이고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명상, 기도, 

절제된 생활습관, 꾸준한 운동 등으로 

건강을 유지하자고 했다. 또한, 남은 삶의 목표를 

분명히 세워 최소한의 경제적 기반을 마련해

 두는 게 필수이고 적게나마 경제적 활동을 

하도록 하자는데도 의견이 일치했다.

식사를 마치고 가게를 나와 도톤보리 주변에서

 산책하며 호텔로 천천히 걸어갔다.


샤워를 마친 깨달음이 나보고 침대에 앉아보라며

노후를 잘 지내기 위한 마지막이 단계가

있다며 들어보란다.

그것은 바로 인간관계인데 사회적동물로 

늘 인간관계 속에서 번민하며 살아가고 있지만

그래도 즐거운 교감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만남과 관계유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였다.

[ 알아, 나도 그렇게 생각해 ]

[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건강해지려면

규칙적인 운동, 균형잡힌 식사, 수면관리.

그리고 인간 관계가 아주 중요해,

당신도 좀 폭 넓게 인간관계를 만들면 어때? 

좋아하는 사람만 좋아하지 말고,

당신 좋다고 하는 사람은 많은데 당신이 

반응을 안 보이고 있잖아,, ]

[ 나는 굵고 길게 사귀고 싶어서 그래,

아무나 만나서 친구되고 그러는 게

서툴고, 내키지 않아 ]

[ 당신은 만나기 전부터 많이 가리잖아 ]

[ ........................ ]



너무도 나를 잘 알고 있어서 무어라 반박할

 말을 찾지 못했다. 이런 나와 반대로

 깨달음은 너무 사교성이 좋고

  사람자체를 아주 좋아한다.

그런 무던한 성격이 부러울 때가 가끔 있지만

 나는 그렇게 되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사람은 모두가 다 거기서 거기라고

별 다를 게 없으니 그냥 편하게 만나서

 얘기하고 그러다보면 서로가 공감하고 

정도 들고 의지하게 되는 거라며 약간

고조된 목소리로 깨달음은 내게 설득?을 했다. 

[ 노후를 우리 둘이서만 잘 지내는 것도

좋지만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며 살자는 거야]

[ 알아, 무슨 말인지.. ]

한국에 가서 살게 되면 사람들하고 친하게

지내고 싶은데 내가 싫어할까봐 걱정이란다. 

[ 그래서 나한테 인간관계가 중요하다고 했어?]

[ 꼭 그런 건 아닌데, 너무 당신이 사람을

가까이 안하고 친해지려고 안 하니까

 염려되서 그러는 거야 ]

침대에 앉아 자신이 꿈꾸고 있는 노후생활을

 얘기하는데 여념이 없다.

아무튼, 둘이서든 여럿이든 행복하고 즐거운

 노후를 보내기 위해서는 내가 조금 더 

융통성있게 고쳐나가야할 게 많은 것 같다.

차근차근 준비해야할 것도 많고 마음가짐도 

다져야하고 무엇보다 건강한 노후가

최우선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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