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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그저 감사하기만 한 우리 시어머니.

by 일본의 케이 2014.03.24

 시댁에 도착, 안방으로 들어갔더니 아버님만 계셨다.

방금까지 계셨다던 어머님이 어디를 가셨는지 뒷마당에도 안 계셨다. 

 

깨달음과 어머니 찾으러 간 집 앞 대형 슈퍼.

갈 곳은 이곳 밖에 없다고 깨달음이 휙 한 번 둘러보더니 바로 어머님을 찾아 낸다.

우리가 느닷없이 온다는 연락을 받고 저녁 반찬거리를 사러 오셨단다.

 

저녁은 어머님이 좋아하시는 고기파티를 하고, 

 

식사를 끝내고 깨달음이 지난 2월 한국에서 찍은 우리 가족 사진들을  

한 장, 한 장 설명해 드렸더니 아버님이 한국에 가고 싶다고 그러셨다.

20년 전에 제주도를 가신  처음이자 마지막이였다고

서울에 가서 서울타워에 한 번 올라가 보고 싶다고 그러시자

우리 어머님은 만약에 한국에 갈 수만 있다면 한복집에 한 번 가보고 싶으시단다.

그러자 깨달음이 한국에 갈려면 두 분 모두 휠체어 타고 움직이셔야 하는데

체력이 따라오기만 하면 다음 달이라도 당장 계획을 세우겠다고 하자

 어머님이 비행기 타기 시작하면서부터 모든 사람들에게 민폐라고 가고 싶지만 참겠다고 하신다.

 

어머님, 그리고 아버님, 조금만 더 건강하시면 한국에 한 번 모시고 싶은데....

 연세도 연세이고 심장 질환들도 가지고 계셔서 (두 분 모두 85세 넘으심)

행여나 한국에서 무슨 일 있으면 큰 일이니까

우리 부부가 몇 번 생각은 했지만 위험부담이 너무 커서 좀처럼 강행하질 못했다.

 

다음날 아침, 깨달음은 계란 후라이를

난 야채 샐러드와 아버님이 좋아하시는 두부부침을 만들어 식사를 마치고, 

 

 고양이 한마리 사러 애완견센터를 갔더니 가게가 문 닫은지 2년이 지났단다. 우리만 몰랐다..

 둘이서 좀 갈등을 하다가 다음에 나고야에서 한마리 사오자는 결론을 내리고

아버님이 좋아하는 초밥을 사서 집으로 돌아갔다.

 

늦은 점심을 함께 하고 우리 다시 동경으로 돌아가기 위해 짐을 챙겨 나왔다. 

 

어머님이 나오셔서 고맙다고 몇 번 인사를 하시며

올 해로 벌써 2번이나 이렇게 와 줬으니 이제 오지 말라시며

여긴 아버님이랑 둘이 있어 괜찮지만 한국 친정엄마는 혼자 계시니까

여기 올려고 하지 말고 친정에 가도록 애를 쓰라신다.

나이 들면 혼자가 제일 힘든 거라고 여기는 잊으라신다.

그러시며 깨달음에게 케이가 언제든지 자유롭게 한국에 갈 수 있도록

늘 편리를 봐 주라며 남자는 그래야 한다고, 그게 진정한 아내사랑이라고 하셨다.

그러자 깨달음이 자기처럼 잘 하는 남편은 없다고 걱정말라고 건들건들거렸다.

[ ....................... ]

내가 이제 들어가시라고 몇 번 말씀을 드려도 이 쪽을 계속해서 바라보시는

어머님이 눈에 밟혀 발걸음이 무거웠다.

계획없이 왔던 시댁이지만 역시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머님, 아버님을 비록 한국에 모시고 가긴 힘들지만 이렇게라도 자주 찾아 뵙고

함께하는 시간을 많이 갖고 싶다.

 어머니. 우리 시어머니....그저 감사하고 감사하다.

댓글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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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장지기 2014.03.24 13:52 신고

    글을 통해서도 두분의 사랑이 너무 잘 느껴 집니다..
    따뜻한 마음으로 다녀 갑니다^^
    답글

  • 무궁화 꼬냥이 2014.03.24 13:53

    가슴이 뭉클하네요.
    부디 두 분이 오래 사셔서
    케이님 부부와 함께
    좋은 시간들은 많이 가지셨으면 좋겠어요.
    답글

  • 굄돌* 2014.03.24 16:41 신고

    눈물 나네요.
    모시고 한국에 와서
    여기저기 구경도 시켜드리고
    한복도 한 벌 사드리면 얼마나 좋아하실까 싶은데...
    답글

  • 2014.03.24 16:56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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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맛돌이 2014.03.24 18:49

    시부모님들
    존경스럽네요.
    답글

  • 2014.03.24 19:39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민들레 2014.03.24 21:24

    왈칵~!
    왜 이케 눈물이 나는지....
    답글

  • 박씨아저씨 2014.03.24 21:34

    잘했다~
    찾아뵐수 있으면 자주 찾아뵈면 좋지~~~
    답글

  • 성은맘 2014.03.24 21:59

    핸드폰으로 하려니 이제 되네요. . .ㅜㅜ 그동안 모든 글을 읽으면서도 댓글을 못 달았었는데. . . 많은 에피소드 읽으면서 감동하고 정보도 얻고. . .너무 감사합니다. . .저도 얼마뒤면 일본에 갑니다.기대도 있고 걱정도 많아요.. . 다음글 기다릴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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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원길 2014.03.25 04:31 신고

    잔잔하게 풀어내신 일본의 시부모님과 케이님 두분의 모시는 이야기들이 참 와닿습니다.
    항상 행복하시구요~~
    답글

  • JS 2014.03.25 12:29

    시부모님 너무나 좋으신 분들 입니다.. 특히 시어머님, 참 따듯하게 배려하심에 눈물이 나려고 하네요. 그런 분들이라 더욱 마음이 가고 휴가때 시댁에 들리고 싶으신 것 같습니다. 두분 건강하고 오래오래 사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답글

  • Tohoku University 2014.03.25 19:39

    진짜 마음에 와 닿은 글이네요. 역시 사람은 따뜻한 사람이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글을 읽으면서 마음이 점점 따듯해저더니, 눈에서 눈물이 그렁그렁하게 맺히네요.
    오랜만에 참 좋은 글을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답글

  • 동그라미 2014.03.26 05:05

    시어머님, 참 좋은 분이시네요.
    근데 고양이, 정말 귀여운 동물이지만 털이 성가셔서
    손이 많이 간답니다. 한번 생각해 보고 키우는 게 좋지않을까요.
    노인 분이시라...
    답글

  • 만만디 2014.03.26 10:21

    부모들은 모두 같은가 봅니다...
    답글

  • 팔메 2014.03.26 11:17 신고

    정말 좋은 분이시네요
    저런 분을 만나신 행운을 가진 케이부부님들 부럽습니다~ ^^
    항상 자주 찾아뵙고 좋은 추억 만이 만들어가세요
    훈훈한 이야기 오늘도 잘보고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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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향기~ 2014.04.07 11:34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답글

  • 2014.04.27 10:22

    ㅠㅠ좋은분이네요
    답글

  • su_jung 2014.05.19 11:56

    정말 좋으신 분들이예요 .. 눈물이 찍~ 나네요
    답글

  • 봅봅맘 2014.08.22 03:19

    항상즐겨보고있어요^^시부모님이 정말좋으시네요..부러워요^^타지에서 살려면 간혹 외로울때도 있겠지요?힘내시고 앞으로도 재밌는소식 기다립니다~
    답글

  • 편함 2014.11.17 19:21

    케이님 글을 보고 눈물이 핑 돌았어요. 아마 몇년전 갑자기 돌아가신 할머니가 겹쳐져서 일꺼예요. 케이님의 따뜻한 마음, 시부모님의 따뜻한 마음이 저절로 비내리듯 가슴속으로 흘러들어 오네요. 감사합니다 케이님.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