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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커플들 이야기

우리와 너무 다른 일본인들의 종교개념

by 일본의 케이 2018.01.07

지난 연말, 조카 결혼식을 위해 한국에 갔던 

깨달음이 태어나 처음으로 교회를 갔다.

크리스마스라는 이유도 있었고 동생네 가족들이

 다 함께 가는 분위기다보니

깨달음도 얼떨결에 같이 가게 되었다.

크리스마스 캐롤이 울리고 찬양대가

특별찬송을 할 때까지는 눈이 초롱초롱했는데

목사님의 설교가 시작되자

틈틈히 꾸벅꾸벅 졸았지만 깨우지 않았다. 

결혼하고 난 한번도 깨달음을 전도하려고

하지 않았고, 무리하게 하나님 말씀을

전하려고도 하지 않았다.

종교란 스스로가 자유롭게 느끼고 믿는 거라

생각했고, 내 스스로가 믿음이 강한 

크리스천이 못 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였기 때문이다.


예배를 마치고 차를 한 잔하며 어땠는지 물었더니

찬양대가 너무 잘해서 좋았는데

말씀은 한국어여서 뭐가 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렇게 교회를 첫 방문했던 깨달음이

지난주 일본에서도 나와 함께 교회를 나왔다. 

일본인 목사님이 계신 곳이기에 일본어로

설교를 듣고, 찬송도 함께 했다.

[ 오늘, 일본어로 듣는 말씀은 어땠어? ]

[ 음,,,나하고 좀 안 맞는 것 같애..

근데..할렐루야가 무슨 뜻이야? 

아멘은 또 무슨 뜻이고? 

왜 목사님은 마지막에 손을 들고 기도를 해? ]

깨달음의 쏟아지는 질문에 어설픈 답변을 

해서는 안 될 것 같아, 머릿속에서 하나씩 정리해

 성경을 펼쳐 알기 쉽게 설명을 해줬다.

[ 근데, 당신은 왜 교회 다닌다고 했지? ]

[ 죄가 많아서...]

[ 매주 죄를 씻는 거야? ]

[ 씻는다기 보다는 용서를 빌고 말씀대로 

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마음을 다지고 그러지..]

[ 그래서 당신이 일요일이면 착했구나..

다른 날보다 일요일은 왠지 순한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건 반성을 해서였구나.. ]

[ ........................... ]


이번에는 내가 깨달음에게 물었다.

[ 당신은 오늘 왜 교회에 따라 나섰어? 

지난번 한국에서 가 보고 별로 

느낌이 없다고 했잖아 ]

[ 음,,지난 주, 우리 일본으로 돌아오던 날,

비행기가 1시간도 넘게 딜레이 됐잖아, 

그래서 쉬려고 갔던 간이휴계실에서

내가 쓰레기가 많아 치웠던 거 기억나? ]

[ 응, 당신이 남의 쓰레기까지 다 치웠잖아,

그래서 내가 사진도 찍고, ]



[ 그 때, 내 지갑이 떨어진 줄 모르고 열심히 

쓰레기를 치우고 누우려고 보니까

침대하고 꽤 떨어진 장소에서 내 지갑이

 발견됐잖아, 그 날, 오가는 외국인들도

엄청 많았는데 그게 그대로 있는 걸 보고

예수사마가 내가 착한 일 하니까 지갑을

돌려주셨다는 생각이 문뜩 들었어, 그래서

예수사마는 정말 모든 걸 알게 계시는 분인가라는

생각에 일본 교회에서 한 번 설교를 들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겨서 왔지..

근데.역시 안 맞는 것 같애..

유일신이라는 게 나는 마음에 안 들어,  

세상에는 얼마나 많은 신이 계시는 데

자기 혼자만 믿으라는 게 난 받아들이기 힘들어.

그래도 지금 생각해보면 그 날 인천공항에서

왜 지갑을 나한테 돌려주셨을까 그 뜻은 

알수 없지만 전능하신 것 같기도 하고.

착한 일하면 복을 내려주신다는 걸 

체험한 것 같았어 ]


깨달음은 일본인들의 70%가 믿고 있는 

애니미즘 신앙, 즉 모든 신을 믿는 

생활 관습적 토착신앙을 갖고 있다,

자신은 불교라고 하지만 자신의 필요에 따라

신사를 가고, 절에 가며, 

미신과 토속신앙을 강하게 믿는다. .

쉽게 설명하자면 결혼 전에는 인연을 만들어 

달라고 연애의 신 (縁結び)을 모시는 신사에 

가고 결혼을 할 때는 교회의 목사님 앞에서 

혼인 서약을 한다, 그리고 결혼을 하고 나면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 달라고 

가정원만(家庭円満)을 기원하는 신사에 가서 

잘 살게 해달라고 기도를 드린다. 

그리고 마지막 장례식은 완전

불교식으로 스님을 모시고 

엄숙하게 떠나보낸다.


우리 교회에 다니는 분들 중에도 일요일은 교회를

나오시면서 신사에 있는 행사에는 빠짐없이

 참가하시는 분들이 꽤 계신다. 

교회는 교회고, 신사의 행사는 축제로 구별해서

그 때 상황에 따라 즐기고 함께 한다.

이렇듯, 대부분의 일본인들은 자기 필요에 따라 

종교를 택하고 자신의 처한 상황에 맞게 믿고

의지하고 기도한다. 

내 일본인 친구들도 자식의 시험을 앞두고는

 시험을 잘 보게 하는 신사를 여기저기 찾았고 

또 다른 친구는 새롭게 장사를 하기 위해

 사업번창을 도와주는 신사에 가서 

부적을 여러개 사서 가방에 넣고 다니면서도

 나에게 교회에 가서 기도를 하고 싶다고 했다.

무슨 신이든, 모든 신에게 자신의 사업번창을

부탁드리고 싶다며,,,,

그래서 깨달음에게도 기독교, 하느님도 

하나의 신에 속하기 때문에 절대적일 수 없고

 유일신이라는 게 믿고 싶지 않은 것이다.

지난주 시댁에 갔을 때도, 깨달음은 아침 일찍

시댁 근처 신사에 가서 새해인사를 드리고 왔다.

올 한해도 사업번창과 가정원만을 바라며,,,,



[ 당신은 진정한 크리스천이라 생각해?

  뉴스 보면 목사님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신도들이 많잖아,,

그런 사람들은 왜 그래? 뭐가 잘 못 된거야? ]

내가 제일 두려워하는 질문을 받았다.

가끔은 나도 크리스천으로서 회의가 느껴질 때가

많다. 서로가 믿는 방식이 달라 무늬만 크리스천

사이비 크리스천이 늘어난 것도 사실이다.

뭐라고 설명을 해야만이 깨달음이 납득을 할지

몰라 그냥 내 마음 속에 있는 것들을 털어놓았다.

[ 내가 생각하는 진정한 크리스천은 

자신을 낮출 줄 알고, 항상 자신을 살피고

 체찍질하며 살아가는 사람이라 생각해..

 말없이 선을 행할 줄도 알고, 

바른 삶을 실천하고,,비기독교인과는 삶 자체가

 조금은 달라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많이 힘들지,,살다보면..

크리스천임을 당당히 고백할 수 있기 위해서는 

교만한 마음을 버리고 여전히 실수하고

반성하며 살아가고 있음을 인정해야하는데

나 역시도 그러지 못하고 있고,,,

부족함이 많음을 인정해야 하는 게 

성도의 자세가 아닌가 싶어,,,,

그래서 결과적으로 보면 난 진정한 

크리스천은 아니야.. ]

[ 오,,,당신,,완전 목사님 같이 말하네...

비기독교인과 다른 삶이라,,,어렵네..

목사님들이랑 성도들도 사람이니까

나쁜 짓을 하고 그러겠지? 

믿음보다 돈과 권력에 관심을 갖고 있어서

그럴거야,,그런 사람들은 예수사마가

 벌을 주는 것이고...착한 일을 하면 

복을 주시고 행복한 일을 만들어 주시고..

이번주에도 교회 한 번 더 나가 볼까...]

[ 당신 하고 싶은대로 해..]

[ 일주일에 한 번씩, 내가 다른 사람과 다른 

삶을 살고 있는지 자문하는 시간을 갖고

반성하러 교회에 다니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애,

그래도 난 신사에 가서도 기도할 것 같은데...

그래도 돼?  ]

[ .......................... ]

 

(일본 야후에서 퍼 온 이미지)


교회에 몸담고 있는 분들의 옮지 못한 행동들을

볼 때마다 안타깝고 실망스럽다.

교인으로서 크리스천으로서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모범이 되어야 하는 게 크리스천

기본 자세가 아닌가 싶은데 너무 자유롭게

종교를 이용하시는 분들도 많이 늘어난 것 같다.

부끄럽게도 나 자신도 크리스천으로서의

본보기가 되지 못해서 깨달음에게 더더욱 전도를 

못하고 있는지 모른다. 

이곳이 일본이고, 상대가 일본인이기에 힘들다기

 보다는 모범이 되도록 노력하는 자세를 보인다면

나를 통해 그 누군가가 주님을 알게 되지

않을까 싶다. 이번주에도 난 교회에 

가자고 강요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 가족들은 내가 좀 더 적극적으로 깨달음을

인도? 전도하는 방식을 취했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난 그러고 싶지 않다.

종교란 누군가에 이끌려서, 강요에 의해서가 아닌

 자신 스스로가 느끼고 받아들어야만이 

믿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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