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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

이 글이 마지막입니다

by 일본의 케이 2019. 11. 4.

지난 8월 10일, 

[ 나는 일본에 살고 있는 한국인이다]라는

글을 올린 후부터 지금까지 총 16통의 메일을

받았다.

https://keijapan.tistory.com/1285

(나는 일본에 살고 있는 한국인이다)

한국이 이렇게 된 것은 일본 정부의 탓이 아닌

현 정권의 탓이라는 분,

불매운동이 도리어 한국에 미치는 악영향및

모든 게 미국이 주도하는 것이기에 우린

일본이 하라는대로 따라해야한다는 분.

내게 몰라도 너무 몰라 답답하다며 

현정권이 얼마나 독재인지 유튜브 영상을

20개나 링크해서 올려주시는 분,

어제 받은 마지막 메일은 한 아이의 엄마인데

한국에서 살아오면서 느꼈던 점과

일본에 살면서 알게 된 점을 낱낱이 비교해

 자신의 선택이 왜 옳았는지 장황하게 

긴 메일을 주셨던 분이 있었다.


그런데 참 희한한 게 그 글을 올린 후,

저에게 메일 주셨던 분들이 반 이상이 일본에서

 유학을 하셨거나 거주하고 계시는 분들이였고

거짓말처럼 모든분들이 한국이 나쁘다는 식의

내용이 많다는 게 놀라웠다.

자기 나름대로 생각하고 있는 정치적 사상이나

이념들을 적어주셨는데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게 사람인지라

편향적인 내용이 많음을 느꼈던 게 사실이다.

나는 내년이면 20년이라는 일본생활을 채운다.

일본어 어학원을 다닐 때의 일본,

대학원을 다니면서 보게 되는 일본,

사회생활을 하면서 접하게 되는 일본,

일본인 남편과 살아보면서 느끼는 일본,

그 때 그 때마다 만나는 사람도 다르고 내 입장도

변해서 전혀 다른 색깔로 느껴지고

들여다보면 볼수록 알게 되는 일본의

속내를 보고 살아왔다.


즉, 2년, 5년, 7년, 10년, 13년, 17년, 그렇게

해를 거듭해갈수록 일본인들의 겉과 속, 

일본사회의 빛과 어둠을

 너무도 확연히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살아보면 살아볼수록 굳어지는 확신들,

경험하고 부딪혀보면서 알게 된 그들의 참모습,

정말 배워야할 것들과 절대로 배워서는

안 되는 것들이 선명해지게 된다.

나보다 훨씬 더 많은 세월을 보내신 분들은

나에게 20년 지나고, 25년, 30년이 지나면

 또 다른 일본이 보일 거라 하셨다.

그러니 내가 보고 느낀 게 전부가 아니고 

눈에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는 것이다.



제 블로그를 예전부터 방문해주셨던 분들은

 알고 계시겠지만, 저희 블로그는

아주 소소히 일상들만 올리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인 남편의 독특한 한국사랑과 관심이

주된 내용이며 가끔은 내 얘기나 주변 사람들을

 주제로 올리는데 대부분은 우리 부부의 일상들,

국제부부라는 조금 다른 케이스로 생활하는 

모습들을 적어 놓은 게 대부분입니다.

저는 정치를 모릅니다. 모르는 게 분명

자랑은 아닙니다만 되도록이면 전 제 블로그에  

정치적인 얘길 다루지 않으려 했습니다. 


어떤 이유에서든 전 일본에 살고 있으며

배우자가 일본인이라는 입장에서도

쉽게 다루지 못했던 것도 있습니다.

제가 지난번에 그 글을 올린 이유는

일본의 경제보복을 가까이서

 지켜 보고 있자니 한국인으로서

참을 수 없는 불쾌감에서였고 무엇보다 일본에 

사는 한국인으로서 긍지와 자부심을 잊지 않고

 살아가고 있음을 얘기하고 싶었습니다.

저는 현정권의 옳고 그름을 얘기하고자가 아닌

일본의 경제보복에 한국인들이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말하고 싶었습니다.


일본의 경제보복이 이후, 

[ 다시는 지지 않겠습니다 ]라는 슬로건을

보면서 제가 한국인임을 재확인 받은 것처럼

가슴이 뜨거워졌습니다.

오늘의 대한민국은 지난 과거 때와 다르다는 걸 

보여줘야하며 다시는 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국민 모두가 함께 불태워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내 가족과 자손들을 위해서

두 번다시 치욕스럽고 굴욕스러운 삶을

맛보게 해서는 안 된다는 강한 신념으로

한 마음으로 힘써서 나가야 하는데 내 나라

 대통령을 벌거벗겨 놓는 저질스런 일을 

한국이 하고 있습니다. 

조문길에 오른 분을 조롱하는 추하고 못난 짓을

내 나라 정치인들이 하고 있습니다.


집에서 키우는 개도 주인이 함부로 하지 않으면

남들도 절대 함부로 대하지 못하는 법입니다.

그런데 하물며 한 나라의 대통령을 이렇게나

모독한다는 게 내 나라에서 버젓이 일어나고

 있어 너무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한국이 이러고 있는 동안 일본에서는 

이번주에 발생한 일본 오키나와 슈리성 

방화범이 재일동포나 한국인이라는

유언비어를 여전히 퍼트리고 있고,

후쿠시마산 수출 안 해도 한국 관광객들이

먹어주니까 문제 없고, 한국인 관광객이

줄어들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한국인들은 

돈을 안 써서 오나 안 오나 별반 차이가 없다며

큰 소리를 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마트, 슈퍼에서 판매하는

식재료의 원산지 표기가 의무화 되어 있지만

일반 음식점에서는 요리에 사용하는 재료의

 원산지 표기는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한국사람들은 후쿠시마산임을 모르고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도 한국에서 

후쿠시마산 얘길 꺼내면 코웃음을

치는 것입니다.

내년 도쿄 올림픽에서는 욱일기가 휘날릴 것이며

 한국인들의 아픔과 상처따윈 전혀

게의치 않을 것입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이젠 괜찮겠지 생각하고

 일본을 기웃거리고 옷을 사입으며 즐기는 모습을

 보면 계속해서 노 재팬을 외치야하는 이유가 

엇이며 왜 일본을 가면 안 되는지,

왜 일본 제품을 사면 안 되는지,

왜 일본 음식을 먹으면 안 되는지,

왜 일본 제품을 팔아선 안 되는지,,그 이유를

 정말 한국사람들은 알고 있는지

의구심마져 들곤 합니다.


 전 오늘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이런 정치적인

 내용의 글은 올리지 않을 생각입니다. 제가 

이곳에서 한국인으로 열심히 살아가고는 있지만 

내 나라가 잘 되고, 내 나라가 아프지 않기를

바라기에는 제 입장이 애매한 게 사실이고

어느 분이 제게 한국이 이런 상황에 처했는데

일본에서 잘 먹고 일본놈이랑 잘도 붙어 산다며

부끄러운줄 알라고 하셨는데

할 말이 없었습니다.


 전 지난번 글에 여전히 무례하고, 비상식적이며,

 이기적으로 한국을 무시하는 아베정권에 이념과 

지지대상이 다르다할지라도 현정권을 

위해서가 아닌 내 나라를 위해, 한국인으로서 

보여줘야할 모습을 말하고 싶었습니다.

해외에 나와 살아보면 내 나라가 얼마나

소중하고, 내 나라가 얼마나 그리운지 

뼈가 시리게 느끼실 때가 있을 겁니다

해외에 나가면 모두가 애국자가 된다고 하는데

진정한 애국이 무엇인지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제가 답답할 따름입니다.

https://keijapan.tistory.com/1285

(나는 일본에 살고 있는 한국인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휭청휭청 흔들리는 위태로운

내 나라를 볼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는 제가 싫습니다만 

내 나라가 더 이상 약자의 입장에 서지 않으며

 더 이상 무시당하지 않는 나라가 되길 

간절히 기도하고 기도하겠습니다.

다시는 지지 않는 나라가 되어야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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