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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커플들 이야기

일본에서 차리는 추석 상차림

by 일본의 케이 2016.09.14

한국은 모두가 귀성을 서두르고 있다고 한다. 

난, 이곳에서 벌써 16년째 추석을 맞이하고 있다.

유학시절, 추석이면 유학생 몇 명이

돈을 모아 코리아타운에 가

송편과 다른 떡들을 몇 팩 사 온 다음

기숙사에 있는 학생들과 함께

특별식으로 나는 김밥을 만들고 

어린 학생들은 한국 집에서 보내 온 

라면들을 꺼내와 같이 끓여 먹었던

기억들이 난다.

결혼을 하고 나서는 깨달음과 함께

매해 조금이나마 추석답게 보내려고 노력한다. 

퇴근길에 마트에 들러 깨달음에게 전화를 했다.

[ 뭐 먹고 싶어? ]

[ 음,,잡채..]

[ 잡채? 질리지도 않아? ]

[ 응, 안 질려,, 잡채 먹을래,,,]

[ 다른 것은 또 뭐 먹고 싶어?]

[ 꼬막..]

[ 꼬막? 꼬막은 지금 못 구해,..

 쯔끼지시장(수산시장)에 가야 될 거야,,]

[ 알았어, 그럼 잡채만 만들어 줘~]

[ 그래, 빨리 와~ ]

갈비에 핏물을 뺀다음 양념을 재워두고

토란탕을 올려놓고 전을 부치기 시작했다.

깨달음이 좋아하는 명태전, 조기구이도 없다.

이럴줄 알았으면 지난 주말 코리아타운이라도

다녀올 걸 그랬다는 후회가 잠시 들었다.

삼색전, 삼색나물, 샐러드, 갈비, 잡채, 토란탕을

상에 차리는 동안 깨달음은 샤워를 하고 나왔다.



사진을 찍으면서 런닝셔츠가 보인다고

좀 집어 넣으라고 했더니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게 자연스러운 거라며

흰 난닝구를 보인채 밥을 먹기 시작했다. 

먼저, 갈비를 먹어보고는 엄지를 격하게 흔들어댄다.

어머니 맛이 난다면서...


[ 다른 건 어때? 맛있어? ]

[ 응, 맛있어, 이 꼬치전도 오랜만에 먹으니까

진짜 맛있는데..]

[ 근데 꼬막 먹고 싶었어? ]

[ 응, 꼬막이랑 명태 코다리, 홍어찜도 먹고 싶어..

아,,그리고 병어구이도,,,]

[ ........................ ]

갈비를 양손으로 뜯어 먹으면서도

먹고 싶은 걸 얘기하는 깨달음이 얄미웠다.


[ 그런 메뉴들은 한국에 가야 돼..

여기서는 재료를 구하기 힘들잖아..]

[ 알아,그래서 더 먹고 싶은 것 같애

 명절때마다 한국 가면 좋은데 잘 안되네..]

[ 그니까,,가면 좋지...]

[ 홍어는 어디서 안 팔까?]

[ 코리아 타운에 냉동 홍어가 있긴 했어]

[ 한국 홍어하고 똑같은 맛은 아니겠지?]

[ 그러겠지... ]

[ 낙지도 먹고 싶어...]

[ 알았어,,,한국 가면 먹을 수 있으니까

조금만 참아..]

(작년 엄마집 추석 상차림)


[ 근데, 왜 떡이 없어 ?]

[ ................. ]

[ 속에 달콤한 깨맛이 나는 떡 있잖아 ]

[ 알어,,송편,그거 사려면 코리아타운 가야 돼..]

[ 집에서 못 만들어?]

[ 집에서 만들 수 있어..]

[ 근데 왜 안 만들었어? ]

[ 무슨 떡 까지 만들어~바쁜데..]

[ 원래 추석에는 송편 먹는 거라며

당신이 그랬잖아..]

[ 그러긴 한데...무슨 송편을 만들어...

한국에서도 다 사 먹거든~]

[ 다음엔 송편 만들어 줘, 먹고 싶어..]

[ ..................... ]

[ 왜 만들어 준다고 대답 안 해? ]

[ 알았어,,만들지는 못하겠고 다음 추석엔

꼭 송편을 준비할께... ]

 갈비 7대째를 뜯어가면서 

깨달음은 계속해서 다른 음식들 얘길 했다.

이제 나에게 떡까지 만들어 주길 원하는

깨달음에게 할 말을 잃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버릇을 잘못 들인 게

분명하다. 깨달음에게 명절 상차림은

우리 엄마처럼 차려야한다는 인식이

강하게 박힌 듯했다.

참, 아내를 귀찮게 하는 남편이지만

맛있게 먹어줘서 고맙다. 

댓글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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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9.15 06:15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2016.09.15 08:11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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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영선 2016.09.15 09:06

    모두 행복한 추석보내세요~~~~~~~~~
    전 추석 연휴 3일 동안 당직이라 고향집에 못내려 가요..
    끝나고 주말에 가야지요~~~~~~~~~
    추석음식 너무 맛나 보여요~~~
    한국 명절 음식 잘 드시는 깨달음 님도.. 그걸 아시고 맛나게 준비하시는 케이님도 너무 보기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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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선혜 2016.09.15 09:06

    암요,,,케이님에 뛰어난 음식솜씨때문에 깨서방님 기대치가 더 높아지시는거 같아요~~^^ 두분 다 즐거운 명절 보내세요.
    답글

  • 2016.09.15 12:38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2016.09.15 16:36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binimom 2016.09.15 20:18

    케이님 깨달음님 행복한 추석 보내세요^^
    답글

  • 2016.09.16 01:17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윤양 2016.09.16 08:47

    케이님 요리솜씨가 엄청나셔요 ㅎㅎ
    매번 요리사진 볼때마다 대단하다고 느껴요
    반성도 가끔하면서요 제가요ㅎ
    넘 부지런하시고 이쁜상차림이셔요
    ^^케이님 요리실력을 배우고싶어요
    추석은 잘보내셨어요?
    갑자기 시원해졌어요~ 태풍이 온다는데
    곧 가을이 올건가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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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은경 2016.09.16 16:25

    안녕하세여 ㅡ 일본에 살고 있는 이은경 이라고 합니다 . 타지에 살면서 간간히 읽게된 케이님의 글 잘 읽고 있어여 ㅡ 22개월 아기 타지에서 키우면서 정보도 얻고 간간히 일본 남편을 둔 아내로서 공감도 하며 글 잘 보고 있습니다 !! 지나가다 추석인사라도 드려볼겸 글 남겨요!! ^^
    답글

  • 2016.09.16 18:54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모리모리 2016.09.18 21:57

    케이님의 글과 음식 사진 덕분에 읽고 있는 동안 저도 추석음식 맛있게 잘 먹은 것 같아요. ^^ 정말 먹음직스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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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ixgapk 2016.09.19 10:10

    일주일 추석보내고 왔더니 새로운 글이 많네요..^^
    추석에 송편...요즘은 한국에서도 잘 안만들어 먹어요..귀찮다고 ...지켜야 할 좋은 문화인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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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뽀이네 2016.09.19 15:16

    ㅋㅋㅋ 깨달음님이 이 댓글 읽으실 지는 모르겠지만 한 말씀 드리고 싶네요~
    한국에도 케이님처럼 저런 음식들 재료 있다고 이름만 대면 척척 만들줄 아는 주부가 요즘 별로 없어요~~
    한국 남자들도 평소에 잘 먹기 힘든 메뉴들 일본에서 잘 드시고 계시니 완전 복받으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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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씨아저씨 2016.09.19 16:53

    아하 그양반이 이사진에 댓글 남겼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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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9.20 12:14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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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9.24 02:19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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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새 2016.10.03 12:32

    잠시 글을 중단했을 때 글을 남기고 정신없이 지내다 글쓰기를 다시 시작하셨으려나 궁금해서 방문했는데 정말 반갑고 잘 읽었습니다.
    우리집 남편도 제가 해준 집밥밖에 안 먹어서 고민입니다. 회사 회식때도 참석만 하고 집에 와서 다시 밥을 먹는다는...귀찮기도 하지만 반찬투정 없이 해 주는 밥을 맛있게 먹어줘서 고맙기도 하고...그래도 케이님의 남편분이 한국음식을 잘 드셔서 흐뭇하시겠어요. 두 분, 알콩달콩 행복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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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아 2016.10.13 01:36

    오랜만에 왔는데 활기찬 글들이 많아 참 즐겁습니다
    시간이 너무 빨리 가네요 추석이 지난지가 한참이니.
    저도 다음 달에는 한국도 가고 오사카도 갑니다!
    8월에 항공권과 호텔을 모두 예약 했는데 요즘 오사카 지역에 험한 사고가 늘었다는 인터넷 뉴스를 접하고 속이 좀 상했지만 케이님의 글을 읽으니 히히 왠지 마음이 한결 편해 집니다.
    늘 감사합니다. 케이님께도 좋은일이 많이 생기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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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같은 16년 2016.12.05 15:16

    요리가 너무 수준급이세요...신랑님은 정말 행복하시겠어요. 저희는 남편이 한국요리를 싫어해서 카레랑 스튜만 자주 만들어요...
    케이님처럼 요리를 잘하면 한국음식도 좋아하려나....일본은 밑반찬 문화가 없어서. 매번 만들려면 힘든데....어쩌면 저렇게 잘 하시는지...부럽네요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