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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일본 오디션에선 절대 볼 수 없는 장면

by 일본의 케이 2021. 5. 8.

황금연휴가 끝나는 날, 우린 각자의 방에서

여름 맞이 준비를 했다.

한 낮엔 26도까지 올라가는 더운 날씨를

보였다가 조석으로는 여전히 싸늘해지는

변덕스러운 온도차가 계속되면서 미뤘던 일이다.

능숙하게 겨울옷들을 접어 넣고

양복들을 바꿔놓은 다음, 침대의 이불 커버까지

손끝 야물게 해가는 깨달음.

[ 깨달음, 당신이 나보다 훨씬

정리정돈을 참 잘하는 것 같아]

[ 원래 A형들이 이런 걸 잘해,  O형보다 ]

  [ 지금 O형 디스 하는 거야? ]

[ 응,,ㅎㅎㅎㅎ]

[......................................... ]

정리정돈은 잘해도, 여름용인지 봄용인지 속옷

구별을 못하는 건 알다가도 모르겠다고 반격했더니

 남자들은 속옷에 그리 신경 안 쓰단다.

여름용 속옷을 집어놓고 있는 걸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더니 내 방에 가서 마저 정리하란다.

마지막으로 베란다 통유리를 나는 방 안쪽에서

깨달음은 밖에서 윤이 나도록 깨끗이 닦고

둘이서 거실에 앉아 과일을 한 조각씩 먹다며

쉬는 시간을 갖다가 깨달음이 드라마 보느라

못 본 예능프로 보고 싶다고 했다. 

황금연휴 기간 내내, 영화와 드라마를 보느라

즐겨보던 기존의 티브 프로를 볼

시간이 없었을 것이다.

[ 뭐 볼 건데? ]

[ 음악프로 볼 거야, 유명가수전 같은 거,, ]

[ 없어.. 그 프로는 끝났고,,,트로트밖에 ]

[ 트로트 말고 없어? ]

뭐가 있나 찾아보다가 보이스 킹이라는

오디션 프로가 있어 틀어보았다.

 

[ 이거 트로트 아니야? ]

[ 아니,, 모든 장르가 통합된 오디션 같은데..]

트로트 열풍으로 여기저기 트롯 프로가

생기면서 깨달음은 일반 가요를  듣고 싶어 했다. 

나도 처음 보는 프로라 잘 몰라 일단 참가자들을

보기 위해 조금씩 빨리감기를

하면서 보는데 깨달음이 사극에서 봤던

배우들이 눈에 익는다며

왜 이런 오디션에 나왔는지 궁금해했다.

그래서 띄엄띄엄 건너뛰기를 해가며

듣고 싶은 곡이나 자기 눈에 익숙한 배우들이

나오면 잠시 음악을 들었다.

그렇게 1, 2, 3화를 짧고 굵게 보다가 깨달음이

갑자기 물었다.

[ 왜 오디션 프로를 보면 자기가 병이 있거나

부모님이 암에 걸렸거나,, 돌아가신 것을

꼭 얘기하는 거야? 

볼 때마다 참 이상하게 느껴져.. 왜 그걸

공중파에서 일부러 말을 하는 거지?

동정심을 사서 오디션에서 붙으려는 거야? ]

[....................................... ]

딱히 뭐라 설명을 해줘야 할지 몰라서

그냥 작가들이 그런 것을 요구하지 않았겠냐고

했더니 왜 그걸 요구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 예를 들어 어느 가수가 성대결절이 와서 

가수 생활에 공백기가 있었고 힘들었다고

 밝히는 거하고는 차원이 다른 얘기잖아.

왜 연예인들도 그렇고 일반인들이 나와서

아무렇지도 않게 자기 집, 어두운 가정사를

꺼내면서 저렇게 우는 거야? 

동정표를 받기 위해서? ]

깨달음이 무슨 말이 하고 싶은지.. 충분히

이해했지만 이렇다 할 답을 해주기 애매했다. 

[ 아마도 프로에 따라서는 저런 사람들이

필요했을 것이고, 그리고 섭외를 하고,,

원래 예능프로가 작가들이 대본을 만드니까..,,

그리고 이 프로는 오디션이긴 하지만

뭐 그렇게 엄격한? 기준으로 뽑지 않은 것 같아.

출연진을 보니까 유명가수들이 있는 걸 보니 ]

내 말이 끝나자마자 갑자기 약간 흥분한

깨달음이 이 프로뿐만 아니라

유난히 오디션 프로를 보면 참가자들이 부모님

얘기를 하거나 자신의 아픈 병력들을

어필하는 게 많지 않았냐고

자기가 기억하는 사람들을 몇 몇 대면서

할머니 손에 자라고, 부모가 암에 걸리고, 

지병이 있고,남편이 불치병, 장애 가족이 있고,

그런 짠한? 이미지를 시청자들에게 심어서  

눈물을 흘리게 만들고 심사위원도 같이 울고

그러는 게 자주 비치니까 거부감이 생긴단다.

keijapan.tistory.com/960

 

남편이 말하는 한국인이 노래를 잘하는 이유

깨달음은 주말이나 평일에 시간이 나면 한국프로를 자주 본다. 특히 음식관련 방송은 빼놓지 않고 보는 편이지만 그 외에 또 많이  좋아하는 프로가 바로 음악프로이다. 제일 처음 봤던 [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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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모님 돌아가시고, 편모, 편부에서 자라고

할머니, 할아버지가 키워주고,, 그런 게 흠도

아니고,, 암에 걸리는 건 흔한 게 아니지만

굳이 자기 입으로 말할 필요가 있냐는 거지.

공중파에 대놓고,,, 가족들의 사생활을,,..]

[ 알았어. 깨달음,, 무슨 말인지 아는데.....

한국에서는 이렇게 감정적인 요소를

넣어서 만들어야 시청률이 높게 나온다고

생각하는 제작자가 많다는 거겠지.....]

[ 저기 봐봐,  저 부모님 산소 찾아간 것은

미리 촬영했을 거 아니야? ]

[ 그러겠지.. 그래서 대본대로 어디까지

얘기하고 안 하고를 정하는 거지, 출연자랑,, ]

[ 음, 저런 장면들이 왜 필요한 건지 이해가 안 돼 ]

[ 나도 이해는 안 돼. 굳이 보여줄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고,,]

흔히들 말하는 감성팔이가 바로 이런 것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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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기억을 되살린 한국의 트로트

지난 28일, 주일한국문화원에서 주체한 한일전통무용페스티벌이 있었다. 한달 전 깨달음과 같이 응모를 했는데 이번에도 변함없이 내가 당첨이 되었지만 깨달음에게는 내가 아닌 당신이 당첨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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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들에게 동정을 사고, 감성을 팔아서

표를 얻거나 기억에 오래 남게 만들기 위한

제작자들의 의도가 농후하다는 걸 깨달음도

알지만 일본 예능프로에서는 절대로

보기 힘든 장면들이 매번 당연하듯이

나와서인지 궁금증이 폭발한 듯했다.

일본의 경우, 취미가 뭔지, 출연 동기는 뭔지,

가끔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으면 소개하거나

독특한 장기를  잠깐 보여주는 게 전부이다.

특히 오디션이라 붙은 프로는 더더욱

사적인 부분은 묻지도 않고 말하려 하지 않은데

유독 한국 오디션에선  출연자들의 가정사를

털어놓으며 눈물을 자아내는 방식이

점점 이해하기 힘든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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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을 행복하게 만든 한국의 예능프로

깨달음이 좋아하는 한국 방송는 음악프로이다. 팬턴싱어도 좋아했고 히든 싱어도 좋아한다. 기존의 가수들이 나오는 것보다는 일반인들이 나와서 노래 경연을 펼치는 내용을 보는게 식상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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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당신은 이제까지 여러 장르의

오디션 프로 보면서 뭘 느꼈어?]

[ 오디션뿐만 아니라 오락프로에서도

출연자들 가정사를 밝히잖아,그런 걸 볼 때마다

여전히 한국은 부모, 형제를 생각하는

마음이 크다는 걸 느끼지.. 그런 반면, 출연자들

주변엔 왜 저렇게 암환자들이 많은가 싶기도 해.

난 그냥 가정사로 사람을 울리는 게 아닌,

노래를 통해 감동을 줬으면 좋겠어... ]

깨달음이 끝까지 내게 어필했던  건

형평성, 공정성이 생명인 오디션 프로에서

출연자 가족의 병력이나 불우한 가정사는

결코 감성요소가 될 수 없다는 것이었다.

[ 그럼 이 프로 안 볼 거야? ]

[ 응, 안 볼래,,히든싱어나 무명가수전 같은 건

언제 또 할 예정이래? ]

[ 몰라,,내년쯤이나 다시 하겠지..] 

공정성이 퇴색된 지 오래된 오디션 프로는

그저 웃다가 울다가 굳이 알고 싶지 않은

출연자의 가정사를 듣게 있다.

연예계는 무명, 유명을 떠나 모두가 짜고 치는

고스톱처럼 정해진 각본에 의해 이리저리

흘러 다니며 꿰맞춤을 해가는 세상이라 본다.

간혹 가다 생각지도 못한 노래나 춤이 히트를 치고

 유명세를 타기도 하지만 뭐든지 적당한 게

좋듯이 과도한 설정이나 무리수들

 끼워 넣다 보면 과유불급이

되어버리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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