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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일본은..

일본인이 말하는 세월호 학생들이 가만히 있었던 이유

by 일본의 케이 2014.05.05

 

내가 다니고 있는 스포츠센터 사우나에서의 일이다.

이곳도 황금연휴여서 다들 어디론가 떠나고 평소보다 회원들이 적은 날이였다.

예전부터 안면이 있던 아줌마 두 분께서 대화를 나누셨다.

[ 황금연휴인데 어디 안 가?]

[우리는 남편이랑 미리 갔다 왔어, 하와이~]

[ 그래? 우리는 가까운 곳이라도 갈려고 하는데 한국 빼놓고는 티켓을 못구하겠더라구,

한국은 내일 티켓도 아직 많이 남았다던데....]

[ 요즘 누가 한국 가겠어, 엊그제는 지하철 사고도 났다는데 도대체 요즘 한국 왜 그런거야?]

[ 몰라,,, 매해 한국을 다녀도 그렇게까지 문제가 많은 곳이라고 못 느꼈거든,,,, 

다 정치가가 문제야,,, 이전, 대통령도 아니였는데 이번 박 대통령은 더 아닌 것 같애,,

역시 2세들은 정치가 약해~ 리더쉽도 없고,,, 아베총리도 그러잖아?

[ 어? 자민당 싫어해?]

[ 응, 진짜 싫어, 나 민주당파야, 근데,,, 매번 기회를 놓치잖아,,민주당이... ] 

[그렇구나,, 민주당 좋아하구나,,, 근데 어제도 학생들이 찍은 영상 또 보여주던데 너무 불쌍하더라

 도대체, 왜  얘들한테 움직이지 말라고 그랬을까? 참 이상해~ 

그리고, 움직이지 말라고 그랬어도 물이 들어오면 위험하니까 우선 밖으로 나올 것이지...

그랬으면 살았을텐데...]

[ 음,,, 내 생각엔 한국은 [유교사상]이 아직까지 남아 있어서

어른들이나 손윗사람들하는 말은 일단 듣는 게 있는 것 같아.

움직이지 말라고 몇 번 방송이 나왔잖아, 그니까 애들이 [네]하고 기다렸던 거였어 ]

[ 그래?  역시 한류팬은 한국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

[ 한국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가족애가 남다르더라구, 친인척들에게도 깍듯하고,,

그래서인지 어른들을 존경하는 마음이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생겼던 거 아닌가 싶어,,,

 무슨 대책을 또 내려줄 거라 생각하고 애들은 그냥 기다렸을 거야,  어른들이 말하니까....]

[ 어릴 적부터 한국 애들은 어른말을 잘 듣게 교육 받아져 왔는가 보구나,,,,,,

우리 학교 애들은 선생님 말도 완전 무시하는데....

단체 인솔할 때는 말을 잘 듣는 편인데,,,, 개인별이 되면 다들 자기 멋대로야 ]

그러고 보면 일본 애들은 어른들을 존경하는 자세가 없긴 없어....] 

[존경? 그런 건 일본애들한테 거의 없지, 우 아들 녀석,

그 누구 말도 안 듣고 집 안에서 지가 대장인줄 알아~~]

( 퍼 온 이미지)

 

난 여기까지 듣고 사우나를 나왔다.

한류팬이라는 그 아줌마 말씀처럼 [유교사상]이 아직도 남아 있어

일단 어른들이 하는 말을 들어서 그런 참변을 당했을까,,,

정말 그렇다면 우린, 어릴 적부터 어른들 말을 잘 들어야 한다고

은연중에 머릿 속에 심어져 있었을까.,,,

두 아줌마들 대화 속에 끼어 들어 아니라고, 선장이 나쁘다고,

우왕자왕한 대책본부가 나쁘다고, 모든 걸 인솔한 박 대통령이 나쁘다고,,,

변명도, 해명도, 설명도 하고 싶지 않았다.,,,그 어떤 이유든 간에

애들은 죽어갔고,,,, 어른들은 아무것도 해 주질 못했다는 사실에는 변화가 없기 때문이였다.

 

오늘 저녁에도 모방송에서 학생들의 운명을 좌우했던 안내방송를 보여줬다.

움직이지 말라고, 그 곳에 가만히 있어라고....안내방송이 3번이나 흘러 나왔다.

 

일본 학생들에겐 찾아보기 힘든 어른에 대한 존경심이 생과 사를 갈라 놓았을까,,,,

옛속담에[ 어른 말을 잘 들으면 자다가도 떡을 얻어 먹는다]라는 말이 있듯이

어쩌면, 우린 자연스럽게 어른 말은 듣는거라고 믿어 왔는지 모른다.

 

 

댓글15

  • 2014.05.05 01:05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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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향기~ 2014.05.05 04:19 신고

    어떤 다음 조치가 취해질거라 생각하고 가만히 있었겠지요. ㅠㅠ
    모두가 일상이 제대로 안되던 잔인한 4월이었네요.
    다 들 정신적 트라우마가 심해서 어떻게 헤쳐 나갈지 모르겠습니다.
    바라보는 우리들도 힘든데 가족들이 겪어야 할 상심을 생각하니 뭐라 말 할 수가 없네요.
    답글

  • 2014.05.05 07:12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자칼타 2014.05.05 09:03 신고

    아직도 가슴아프고 안타까울 뿐입니다..ㅜㅜ
    답글

  • 저도 저 동영상보고 너무 마음 아팠는데....
    정말 케이님 말처럼 존경심 때문에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답글

  • 벼룩 2014.05.05 10:49

    위 일본분 말씀이 어느 정도 맞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처음에 그 얘길 들었을 때, 제가 학생이었어도 방송 내용을 따랐을 것이라고 생각했구요.
    주위에서 그런 말 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우리 애가 저기 있었어도 안내 방송 듣고 가만 있었을 거라고...
    어렸을 때부터 어른 말씀 잘 들어라, 부모님 말씀, 선생님 말씀 잘 들어라... 그런 말을 엄청나게 들으면서 자라니까요.
    불안한 마음을 갖고서도 어른들을 믿었겠지요.
    정말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답글

  • Lesley 2014.05.05 13:14

    참 안타깝습니다.
    사실, 어른 말을 잘 들어야 한다고 가르치는 것 자체가 틀린 말은 아니라고 봅니다.
    어른들이 아이들보다 경험도 많고 성숙해서 긴급사태가 나면 더 적절히 처신할거라고, 모두가 생각하니까요.
    더구나 그냥 어른도 아니고, 배에 대해서는 전문가인 선원들이었으니까요.
    그런데 그 어른들이 아이들을 배신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적절한 안내와 지시를 해주지 않고, 자기들끼리 도망쳐버렸습니다.
    생각할수록 기가 막히고 화가 납니다.
    요즘 희생자와 상관없는 사람들도 견디기 힘든데, 유족들 심정은 오죽할까요...

    답글

  • 명품인생 2014.05.05 16:49

    연휴이지만
    집에서 조용히 보내고 있답니다
    이럴 때는 침목으로 기도를 해봅니다

    모두의 아픔을 위해서..
    답글

  • 포장지기 2014.05.05 22:12 신고

    기성 세대로서 할말이 없네요...
    누구의 책임도 아닙니다..
    우리 모두가 죄인이지요...

    답글

  • 흑표 2014.05.05 22:37

    너무 가슴아픈일 입니다.

    모두 어른들의 잘못입니다.

    자율이 아닌 복종을 강요하는 우리교육의 문제점입니다.
    답글

  • 초원길 2014.05.06 14:40 신고

    요즘 너무 큰 재난이 많아서 해외에서 힘드시죠..
    94년엔사 성수대교 무너졌을 때 그 때 미국에 있을 때 현지인들이 저보고 그리 많이 물어보는 말이" 니네 나라는 다리를 원래 그렇게 개판으로 만드냐?" 이런류의 질문이었어요..

    답글

  • 아게하쵸 2014.05.07 00:54 신고

    어른이라기보다는... 배를 타봤던 사람이니까 좀더 잘알거라고 생각해서 일껍니다. 배에대해서 더 잘알고 바다에 대해서 더 잘아는 사람이니까... 그래서 당한 참변이고 잘알꺼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더 모른다는걸 알아서 열차사고땐 본인들이 아는 상식대로 행동해서 살수있었던거구요!~ 참 아이러니 하죠 전문가고.. 흔히 말하는 그분야에 대해서 빠삭할꺼란 사람이
    더 모른다는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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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못난이지니 2014.05.07 15:42

    이런 일이 다시는 안 생기길 바래야죠! 결론은 어른들이 죽인것이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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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니 2014.05.09 12:36

    사실 "유교사상"에 기반한 사고 상황 분석은 일본보다는 서양 언론에서 먼저 시작한 것으로 압니다.
    다만.. 그 시각이 객관적이라고 볼 수는 없네요.
    저 기사가 나왔을 때 한국 언론에서도 초기에는 따라서 보도했지만, 후에는 9.11 사태 때에서도 건물 내에 있으라는
    안내에 따라 그 자리에 머물렀던 미국인들도 다수였다는 반증들이 잇따르면서 저런 분석은 한국 내에서는 통용되지
    않습니다.
    (또한 저런 분석은 생존학생들을 '어른들 말씀을 안듣고 살아남은' 아이들로 비치게 할 수 있어 자제하는 편입니다.)

    근본적으로는 "배"나 "바다"에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 잘 알고 있으리라 믿었던 선원들의 말에 따른 것이고
    이는 유교사상과는 관계가 없다고 봅니다. 오히려 그들은 '유교사상'을 떠나 기본적인 인간에 대한, 사회에 대한 믿음을
    가진 바르게 자란 학생들이었던 거죠.
    잘못을 따지자면 안전교육을 게을리했던 우리의 교육체계와, 책임의식은 커녕 기본적인 인본사상마저 결여한 선원들,
    그 밖에 구조 상황에서 보인 관의 무능함 떄문이라고 할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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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S 2014.08.02 17:00

    지금 글을 읽는 이 시점에도 아직 10명의 실종자가 남아있고 수색중 이라는 사실이라니 참...... 그저 미안하고 미안할 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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