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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신랑(깨달음)

텃밭이 전해주는 한국의 향기

by 일본의 케이 2015.08.17

우리집 텃밭이 풍성해졌다.

씨를 어떻게 뿌릴지 몰라 대충 뿌린 탓에

너무 빽빽하게 자라 간격을 만들기 위해

통을 새로 사서 분리를 시켰다.

꽤 많은 양을 뽑아냈는데 아주 많이 튼튼하게 잘 자라주었다.

날이 더워 잎파리들이 타들어가는 걸 보고

수확을 하기로 결정, 깨달음이 자기가 하겠다고 나섰다.


 

깻잎을 한 장, 한 장, 조심스럽게 따고 있는 깨달음.

상추는 양이 적으니까 좀 더 놔두기로 하고

오늘은 깻잎과 파만 뜯었다.

삼겹살에 상추쌈을 해 먹으려면

조금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며 혼잣말을 하면서 

깻잎도 따긴 땄는데 양이 너무 적어서

뭘 해 먹어야 좋을지 모르겠단다.

그렇다고 타들어가는 잎들을 그냥 둘 수는 없고,,,

 

밭일?을 해서 덥다고 샤워를 하고 나 온 깨달음이

저녁 메뉴로는 소면을 해달라고 했다.

샤워하면서 문뜩 생각났다고

향긋한 깻잎을 올려 먹으면 맛있을 것 같단다.

바로 주방으로 가서 먼저 소면을 삶는 동안

깻잎은 가늘게 썰고, 파도 쫑쫑 썰고, 생강도 좀 갈아 놓고,,

호박 부침개에도 깻잎 두 장과

 남은 파를 넣어 저녁을 준비했다.

그렇게해서 차린 저녁상이

미역초무침, 청경채나물, 호박부침개, 삶은 소면, 김치

그리고 오늘의 주역인 깻잎을 썰어 놓았다.

 

상을 차리기가 무섭게 면에 깻잎을 몇가닥 놓고

쯔유에 찍어 먹는 깨달음. 

일본에서 여름철에 많이 먹는

기본 메뉴이긴 하지만 깻잎과 김치를 올려 먹으니

 한국풍이라고 해야할 이중국적의 저녁상이 되었다.

 

깻잎하고 같이 먹으니까 완전 맛있다고

손놀림이 빨라지는 깨달음.

부침개에는 익은 김치를 올려 먹고

면에는 깻잎을 올려 먹고,,,

2인분 삶은 면이 내가 사진을 찍는 동안 팍팍 줄어들었다. 

내가 생깻잎을 못 먹는다는 걸 알고 있어서인지

뺏길 염려가 없으니까

아주 느긋하게 여유를 부리면서 먹었다.

열무김치를 올려 먹으니까 맛있다고

한 번 먹어보라고 하니까

비빔면이였을 때 열무김치랑 같이 먹는거라고

참기름 넣고 고추장 넣고 비벼주면 몰라도

그냥 면에는 안 먹겠단다.

[ ......................... ]

 

이 날, 깨달음은 부침개를 2장 먹고,

소면도 거의 혼자 다 먹고 난 후

다음엔 깻잎을 가득 넣은 부침개를 해먹자며

깻잎요리는 뭐가 있냐고 물었다.

깻잎김치, 깻잎장아찌, 깻잎 부침개, 깻잎 볶음.

깻잎 주먹밥, 깻잎 김밥, 깻잎 무침,,,,

그리고 쌈 싸먹을 때나 비빔밥에도 들어가고,

깨잎말이 튀김도 있고,, 탕에도 들어가고,,,,

듣고 있던 깨달음이 깻잎이 그렇게 다양한 요리에

사용되냐면서 전용 통을 하나 더 사서

깻잎만 계속 키워보잔다. 

[ ......................... ]

아무튼, 이 남자는 못 먹는 게 없어 다행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얄밉고 귀찮을 때가 있다.

오늘은 작은 깻잎 17장을 뜯어 15장은 채를 썰어 먹고

나머지 2장은 부침개에 넣고,,,

텃밭이라하기엔 너무도 초라하지만

싹이 나고 조금씩, 조금씩 키가 클 때마다

신기할 정도로 기분이 좋았고

베란다 바람과 함께 코끝에 묻어나는 깻잎향은

내 향수병을 달래주는데 충분한 역할을 해주었다.

다양한 요리에 넣어 먹기엔 조금 시간이 필요하지만

텃밭의 깻잎 하나만으로도

한국을 가깝게 느끼고 있는 내가 있다.

고마운 깻잎...

 

*공감을 눌러 주시는 것은 글쓴이에 대한 작은 배려이며

좀 더 좋은 글 쓰라는 격려입니다, 감사합니다


댓글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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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스턴핑쿠 2015.08.17 10:48

    작은 양이지만 사진을 보니 완전 풍성한 식탁인걸요? 잠잘 시간인데 침이 꿀꺽!!!
    한국의 향기가 여기까지 냄새가 나는듯핮니다 ^^
    답글

  • 2015.08.17 11:01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2015.08.17 11:05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꽃대봉씨 2015.08.17 12:14

    문발 같은 것으로 가리면 덜 타지 않을까요?
    답글

  • 장수빈 2015.08.17 12:51

    역시 케이님은 요리도 잘 하시고, 사진만 봐도 침이 꿀꺽 넘어갑니다. 텃밭 농사 잘 즈으시길 바래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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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livetree 2015.08.17 13:47

    깻잎은 된장에 박아넣어^^ 노랗게된 그게 참 맛난데. .그러면 된장은 버리는거라고. .그래서 엄마가 안해주시는 음식ㅡㅡ; 뚝딱뚝딱 음식솜씨 참 좋으신 케이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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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운영 2015.08.17 14:17

    깻잎 크기가 좀 크면 깻잎전도 맛있어요. 간 소고기나 돼지고기에 소금후추다진마늘약간 참기름 넣고 섞어서 깻잎사이에 납작하게 넣어서 반접어요. 그리고 밀가루 뭍혀서 계란물에 넣었다가 약불로 살살 구우면됩니다. 손이 좀 가서 그렇지 맛있어요.^^
    답글

  • 위천 2015.08.17 18:19

    오랫만에 정겨운 식사상이 되었네요
    내가 기른 것이라 더 맛있었겠지요
    텃밭이라 하기에는 턱 없이 부족하지만 잘 가꿔서 맛있게, 재미나게 드세요
    답글

  • 윤정우 2015.08.17 18:51

    무서븐 부부를 보는것 같습니다 ㅎㅎ 어쩜 그리 재미있게 사실까요 부럽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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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영♡채하맘S2 2015.08.17 23:47

    우리 텃밭 너무 부러워요. 전 하고싶어도 둘째 때문에 못해요. 작은 화분 하나 사놨더니 툭하면 엎고 쏟아진 흙 주워먹어서 둘째가 좀 더 클때까지 보류인데 많이 부럽네요^^
    답글

  • 민들레 2015.08.18 01:20

    벌써 농사(?)지으신것 수확을 하셨군요
    찹쌀 풀에 갖은 양념을 해서 깻잎에 발라 말린뒤 튀겨 드시면 맛 최고입니다.
    김밥 쌀때도 넣고, 매운탕에도 넣고 ,비빔면에도 송송 썰어넣고...
    깻잎 쓰임새가 많이 있어요~참< 삼겹살에도~
    케이님의 한상차림 보고는 늦은시간에 꿀꺽~! 해봅니다. ㅋ
    답글

  • 아이리시 김 2015.08.18 06:43

    농약 걱정없이 바로바로 먹을수 있어서 좋은 나만의텃밭!
    깻잎은 고기 싸먹어야 제맛인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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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스더 2015.08.18 07:16

    한국 깻잎 생각나던차에 글을 읽게 되었어요. 지금 심어 먹기에는 시기적으로 늦은거같아 내년을 기약해 보내요. 글 잘 읽고 잘먹고 갑니다 ^^
    답글

  • SPONCH 2015.08.18 11:19

    와 농사에 성공하셨네요! 해외 나와 살면 깻잎이 정말 그립죠... 저희 집 마당에도 깻잎이 있어요. 얼른 여름이 와서 삼겹살에 깻잎 쌈 먹는 꿈을 꿔봅니다. 일단 이 겨울 좀 빨리 끝나고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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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8.18 12:08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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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인에게 없어서는 안될 채소 중 하나인 깻잎!
    직접 길러 드신다니 뿌듯하시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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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연 2015.08.18 23:49

    요리 솜씨 엄청 좋으세요. 알고는 있었는데~~ 정말 먹음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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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라라네 2015.08.19 10:25 신고

    타지에서는 느낄 수 없는 고향의 향이라는게 있죠.
    저는 방앗잎이라는 채소가 그렇게 좋은데
    엄마집에서는 항상 키우던거라 소중하게 생각치 않았는데..
    이게 서울에 없는겁니다. 그래서 지금도 엄마집에만 가면 방앗잎은 넣은 부침개!!! 라고 메뉴 지정해줘여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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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untrylane 2015.08.21 14:14 신고

    화분에서 야채 키우는거 쉽지 않은데 아주 잘 키우셨어요 ㅎㅎ
    작아도 여려서 맛이 아주 좋을거 같아요.
    케이님 텃밭 화이팅이에요~~~^^
    답글

  • 홍선혜 2015.08.23 00:11

    깻잎요리에 시작을 알리는군요~^^한동안은 케이님식탁은 깻잎요리로 풍성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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