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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신랑(깨달음)

신년연휴를 제대로 즐기는 남편

by 일본의 케이 2016. 1. 6.

지난 연말 새해맞이 대청소를 하던 날

깨달음이 자기 서랍에 넣어 두었던 돈을 꺼내왔었다.

작년 여름, 우리집에 엄마와 자매들이 왔을 때

집들이 기념으로 주고 갔던 돈봉투였다.

이사 축하의미로 한화보다는 엔화로 준비해준

 엄마, 언니들 정성을 그대로 느끼게 해주고 싶어

깨달음에게 모두 관리하라고 주었더니

정말 자기한테 다 주는 거냐고 얼마나 좋아하던지...

돈 봉투를 들고 깨춤을 추던

 모습을 아직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다. 

금액들이 좀 컸던 것도 있고 그냥 내가 챙기기에도 뭐해서

주택 융자금 낼 때 보태라고 시원스럽게 깨달음에게 줬었다.


 

그런데 그걸 다시 꺼내와서는 돈을 세어보더니만

 이 돈을 정말 자기 맘대로 써도 괜찮냐고

 재확인차 물었다.  

괜찮으니까 알아서 쓰라고 하니까

그럼 그냥 여행비용으로 쓰고 싶단다.

그 여행이란 게 2주후에 떠나게 될 크루즈 여행비용이였다.

결혼 5주년 기념으로 크루즈 여행을 가려고

작년11월에 예약을 했던 건데

모집인원 미달로 취소 되었다가

지난달 초에 연락이 왔었단다.

그래서 모든 잔금을 일단 자기 돈으로 치뤘는데

이 돈을 보니까 맘이 조금 달라졌단다.

[ .......................... ]

알아서 하라고 그랬더니 여행비를 이걸로 충당하고

남은 돈은 어머니 팔순 선물을 사드리잔다.

그렇게 하라는 내 말이 끝 나기도 전에

돈봉투를 챙겨 자기방에 갖다 두더니 

바로 나와서 어제 봤던 판소리를 보여달라고 했다. 

 

[국악 한마당] 프로를 얘기하는 것이였다.

판소리, 가야금 명인, 상고돌리기, 장구달인, 꼬마명창,,,,,

국무, 살풀이 춤까지,,,어제도 1편 봤는데

끝까지 못 봤던 부분을 틀어줬더니 춤사위를 따라하면서

[김 연아]선수의 손끝, 발끝은 바로 이런 전통춤에서부터

물려받은 거라면서 흉내를 내기 시작,,,

 

자기 손이 굵어서 곱고 가는 동선 표현이 안 되네 마네...

입고 있는 겉옷 끝자락을 잡고 춤을 추는데

보고 있자니 웃음이 절로 나왔다.

혼자 보기 아까워 후배에게 카톡을 했다.

 

설 연휴, 어제까지 깨달음은 한국 TV 삼매경에 빠져 살았다.

여행 비용도 마련했겠다 돈 걱정할 것도 없이

너무 여유롭고 행복한 연휴를 보냈다.

보다못해 당신 올 해 목표가 뭐였냐고 다시 물었더니

지금 진행중인 교토, 오사카의 호텔 건축건이

무사히 끝나는 게 목표란다.

 회사 일 외에 개인적인 목표을 말해보라고 하자

개인적이 목표은 특별이 없는데

굳이 말하자면 [한국어 공부]하는 거라면서

이것도 한국어 공부에 속하는 거 아니냐고

원래 설연휴때는 이런 프로를 보는게 맞다고

설특집 국악편이 올라왔으면 틀어달란다.

[ ........................ ]

설연휴를 제대로? 즐기는 중년 아저씨....

그냥 기분좋게 보라고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특집편을 틀어주고 난 내 방으로 들어갔다.

올 해도 깨달음 하는 짓?은 작년과 별반 다름이 없을 것 같은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댓글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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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소연 2016.01.06 11:23

    항상 들어와서 글만 읽고 가다가 처음으로 글 남깁니다. 항상 마음이 울리는 글 잘 읽고 있어요. 저도 외국에 살아서 그런지 더 공감되는 내용도 있구요. 올해도 두분 더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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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꽃승효 2016.01.06 11:24

    케이님 카드잘받았습니다 한글주소만 적어도 잘오는군요 몰랐어요 케이님 편지온날 참힘든날이었는데 카드를보니 기분이 확좋아져서 . . . 감사합니다 카드너무예뻐요 원숭이해의 원숭이ㅜ짱짱 정말감사합니다

    오늘포스팅에서
    깨달음님은 한국이랑 궁합이 잘맞나봐요!! 판소리 까지!! 깨달음님이 저보다 더 한국전문가이실듯ㅎㅎㅎ
    아침부터 좋은포스팅감사합니다^^
    카드정말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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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장동 2016.01.06 12:16

    깨서방님(^^)은 전생에 조선시대 양반이셨나봅니다. 우리에게도 없는 진짜 풍류를 제대로 즐기는 피가 흐르고 있으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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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귀요미 2016.01.06 14:02

    새해 복 많이받으세요.
    올 한해는 감기도 걸리지마시고
    지금 행복한 시간보다 훨씬 더 많이 행복하세요.
    두분을 통해서 많이 배웁니다.
    좋은 배우자의 조건, 무심한듯 따뜻하게
    마음을 전하는 방법까지요.
    항상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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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ovelycat 2016.01.06 16:37

    평생 제 습관대로 살아온 사람이 누군들 새해라고 달라질까요 ㅋ
    그게 나쁜습관도,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것도 아니니 더 말할것도 없죠^^
    케이님은 고단수예요~
    흉 보는듯하면서 은근히 남편자랑이신데요~~ ㅎㅎ
    보기좋은 두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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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1.06 16:48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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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리시 김 2016.01.06 17:27

    부군이 한국에 관심이 참 많으시네요^^
    판소리 들어본지가 언제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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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_A_N_S 2016.01.06 20:09 신고

    참 귀한 프로그램이지만 채널이 잘 머물지 않는 프로그램 이죠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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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oiler 2016.01.06 22:17 신고

    저는 뭘하고 지냈는지도 모르게 지나가 바렸는데 깨서방님은 정말로 연휴 제대로 보내셨네요 ^^
    두분 크루즈 여행 가시는군요. 즐겁고 좋은 시간 보내고 오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결혼 5주년 축하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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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aydenJ 2016.01.07 03:38 신고

    후배 말처럼 한국에서도 드문 일이네요. ^^

    가끔 사람이 익숙한 것, 내 것인 것들에는 무심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외국에 나오니 밥상에 김치 없으면 밥을 못먹겠고, 나물반찬을 누구에게 얻어오면 눈물나게 좋고, 한옥인테리어를 구글이미지에서 찾아보면 갖고 싶은 게 너무 많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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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1.07 12:23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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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onch 2016.01.07 13:12

    케이님 카드 잘 받았습니다. 저도 너무 좋았지만 아이들이 아주 신나했답니다. 정말 감사해요. 여긴 춥진 않지만 참 마음이 따뜻한 연말연시를 맞이하게 되었네요. 올 한해 꼭 건강하시고 깨달음님과 행복하세요! 여담이지만 저도 우리 애들 한국어 공부 시켜야 되는데 앞이 깜깜하네요. 너무 늦기전에 게으름 피지말고 해야 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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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생 2016.01.07 22:55

    판소리는 테레비젼 으로 보고 듣는거 보다 직접 보고 듣는 거 보다 더 좋더라구요.
    다음에 한국 오실때 국악 공연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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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릉갈매기 2016.01.08 11:02

    ㅎㅎㅎ
    우리나라 사람들도 잘 안보는걸
    푹 빠지신것 같아요~^^
    행복한 시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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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inenblues 2016.01.08 17:23 신고

    김연아 안무에 분명 한국무용을 연상하게 하는 손동작, 팔동작이 있습니다. 집안에서는 그 얘기를 해도 알아듣는 사람이 없어서 섭섭했었는데, 그걸 바로 알아차리는 부군께서는 대단하십니다. 다른 나라 전통무용 동작의 특징을 바로 찾아내시다니 눈썰미가 탁월하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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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형호 2016.01.08 20:07

    안녕하세요 케이님 오늘 보내주신 연하장 잘받았습니다 너무감사 하고 항상받기만 해서 죄송하네요

    케이님도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사랑과 은혜가 충만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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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슬우바라기 2016.01.08 22:27

    오늘도 글 잘읽었어요ㅎㅎ
    전 연어선수 팬인데 연아선수까지 깨서방님이
    알고 계시다니..제가 다 고맙네요.히히~
    개인적으로 배타는거 좋아해서 크루즈여행 꿈꿨는데 마냥부럽습니다.
    조심해서 안전히 잘 다녀오세요^^
    크루즈여행 후기도 기대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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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들레 2016.01.08 23:39

    역시 한국을 사랑하는 깨달음님 맞습니다.
    저 역시 국악 나오는 프로가 있으면 바로 채널을 돌리곤 하는데 반성하게 합니다.

    싸늘한 바람이 몸 움츠리게 해는 아주 쬐금 추운날씨입니다.
    케이님 마음은 포근하시리라 믿으면서
    주말엔 생각대로 즐거운 시간이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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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1.09 20:47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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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어 공부도 하고, 좋아하는 프로그램 보며 여가(?)도 즐기고 일석이조네요^^
    꺠달음님은 항상 긍정적인이고 밝아보여서 그 점을 배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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