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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신랑(깨달음)

한국에만 가면 초딩이 되어 버리는 깨서방

by 일본의 케이 2014. 2. 27.

 

광주 공항에 도착하니 벌써 오후 2시였다.

택시를 타고 부랴부랴 갔더니 동생 내외가 먼저 와 있었다.

짐 가방만 놓고 점심을 먹으러 가자고 그랬는데

방에서 짐을 푼 깨달음이 바리바리 싸 온 선물들을 쇼핑백에 나누고 있었다.

식사하고 와서 해도 된다고 말리려다가 그냥 내버려 두었다.


 

깨달음이 먹고 싶어했던 목록 중에 하나인 낙지볶음 전문집에 갔다.

아마도 동생이 내 블로그를 보고 체크했던 모양이다.

돌솥 비빔밥 외에 비비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깨달음이

큰 대접에 낙지넣고, 양념넣고, 김가루까지 듬뿍 넣고 맛나게 먹는다.  

시래기 된장국에 시래기가 적다고 투덜거리면서도 잘도 먹는다.

 

대만족이라고, 역시 맛있는 걸 먹으니 기분이 좋다는 깨달음을 데리고

우리가족이 예전에 살았던 동네를 투어했다.

도로가 생기게 되는 바람에 30년 넘게 살았던 집을 떠나야만 했다.

날 임신하고 만삭 때 이사를 했다던 옛 그 집에 가봤더니 공터가 되어있고 잡풀만 가득했다.

초,중,고 대학까지 다녔던 곳인데....담배가게도 그대로고 쌀집도 그대로인데,,,,우리집만 없다.

감회에 젖여 있는데 깨달음이 케이가 여기서 껌 씹었던 곳이냐고 물어서 온 가족이 죽는다고 웃었다.

[ ......................... ]

 

 

 그렇게 옛시간들을 느낀 다음, 깨달음이 엄마집 수조에 몇 마리밖에 없는 금붕어들이

가엽다고 좀 더 넣어 주고 싶다며 들어간 수족관에서

엄마가 좋아하는 색으로 5마리를 사서 집으로 돌아갔다.

 

엄마가 한다고 그래도 자기가 하겠다고 수조에 넣고 있는 깨달음.

 

엄마랑 동생, 나는 다음날 기일에 필요한 요리재료들을 씻고, 다듬고, 자르고, 삶고 있는데

안방에서 깨달음이랑 태현이(조카)가 숨 넘어가게 웃고 난리길래 가봤더니

요즘 초딩 남자아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젖꼭지 맞추기 게임을 둘이서 하느라고 재밌어 죽겠단다.

내가 카메라를 들이댔더니 젖꼭지에 손가락을 대고 있는 깨달음.....

 

그만 놀고 일 좀 하라고 그랬더니 주방으로 와서는

당근으로 꽃무늬 만들어 준다고 몇 번 칼질을 하는가 싶더니만 다시 태현이랑 붙어서 웃고 까불거렸다.

 

난 숙주를 씻으면서 정말 죽은 사람만 서럽다는 말이 맞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죽고 난 뒤에 이렇게 기억한들 아빠에게 뭐가 좋은가,,,,죽으면 모든 게 소용없는 것을,,,,

친척들, 자식들이 모여 추도예배를 드리고 눈물을 흘려도 아빠는 곁에 없는데....

 

안방에선 깨달음과 태현이가 뭐가 그리도 재밌는지 계속해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속이 없는 건지,,, 초딩처럼 순진한 건지,,,분위기 파악을 못하는 건지,,,,

그렇게 한국에서의 하루가 지나가고 있었다.

 

 

댓글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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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2.27 11:49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2014.02.27 11:50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행복한요리사 2014.02.27 11:54

    아버지가 많이
    그립고 보고싶으셨겠어요.
    저는 그마음 알것 같아요...^^
    답글

  • 배츄배츄 2014.02.27 13:15

    항상 눈으로만 보는데 광주오셨다니 기뻐서 남기고 갈께요^^
    오늘은 거리다니면서 혹시 케이님과 깨서방님 계시나 눈 크게뜨고 다녀야겠어요 ㅎㅎㅎㅎ
    부끄러워서 사실 덧글 잘 못달아요^^;;
    그래도 열심히 응원하겠습니다~ 포스팅 항상 감사해요 >____<
    답글

  • 명품인생 2014.02.27 13:48

    남자는 어른이되어도 철이 안들어요
    철들면 ...
    다싺은 싺정이가 되지여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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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ansik's Drink 2014.02.27 13:51 신고

    재미나게 보고 갑니다 ^^
    즐거운 오늘이 되세요~~
    답글

  • Jun1234 2014.02.27 14:12 신고

    즐거운 시간 보내고 계시네요.
    부럽습니다.
    낙지 볶음!!!! 후덜덜 합니다.
    저도 광주 가고 싶어요!
    답글

  • 박씨아저씨 2014.02.27 15:40

    이제 다시 일본 들어간겨?
    아니면 아직도 한국?
    암튼 잼나게 즐기삼~~~
    답글

  • 연송이 2014.02.27 18:20

    ㅎㅎㅎ 한국에 들어오셨네요. 저번 블로그 계실때 댓글 몇번 남겼었는데, 이곳에선 처음이예요.
    부군께서 아마 일부러 분위기 즐겁게 하려고 하시는 것 같아요.
    저도 아버지 기일때 일부러 엄마 웃겨주려고 재밌는 얘기 기억해 놨다가 해주곤 하거든요.
    일이 있어 오신거지만 이번 한국길에서도 좋은 일 많이 만드셔서 조심히 출국하시길 바랍니다.

    답글

  • 여기보세요 2014.02.27 19:43 신고

    표정에서 행복하다는 느낌이 드네요. 즐거워 보이네요
    답글

  • 죠제 2014.02.27 20:01

    한국에 잘 도착하셨군요~
    낙지볶음은 정말 맛있겠네요~~와~~~
    그래도 케이님이 한국에 오셨을때 날씨가 그리 춥지 않아서 다행이에요~
    잘 지내시기를....
    답글

  • 만년지기우근 2014.02.27 20:34

    광주에 오셨군요.
    아버님 기일이라니 잘 보내시구요.
    답글

  • sarah 2014.02.28 05:34

    낙지볶음 정말 맛있게 보여요~
    부러워요~ ^^
    저도 한국 가고 시퍼욧!!!! ^^ ㅎㅎ

    아버님에 대한 그리움이 마음에 사무치시겠어요.
    살아계신 어머님께 후회가 남지않을 만큼 효도하시면 되죠 뭐~

    케이님 남편님, 정말 자상하시네요.
    선물 꾸러미에 깨서방님의 정성이 가득 들어있는거 같아요. ^^
    답글

  • 슬우맘 2014.02.28 16:32

    포스팅 잘 읽었어요~음...낙지볶음 드셨군요 ㅎㅎ제법 매우실텐데 역시 깨서방님은 ~~예상을 깨시네요 ㅎ
    맞아요..죽은 사람만 불쌍해요..저희도 아빠 기일날 모히러 가족들이 더 많이 모여요.
    명절엔 오히러 시댁가고 친정가고 하느라 다들 흩어지던데...제삿날은 다 모이더라구요.
    자식들보다 아빠를 더 그리워하는 고모만 한쪽 방에서 훌쩍거리네요.우리 오빠..우리오빠...하면서요^^;
    그런모습은 아직도 안타까워요..
    에휴~~전 또 다음 포스팅 읽으러 가요~~ㅎㅎ
    답글

  • 만만디 2014.02.28 17:10

    고향에 오니 좋치요 ㅎ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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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S 2014.02.28 18:12

    정말 행복한 하루를 보내셨네요! 한국의 가족분들과의 소중한 시간이 참 포근한 소식 이었습니다 ^^ 깨달음님이 한국음식 뿐 아니라 이런 따스한 정을 좋아하실듯 합니다. 남은시간 동안도 좋은추억 많이 만드시길 바랍니다.
    답글

  • 포장지기 2014.02.28 21:22 신고

    형제지간이 척이면 착이군요..
    추억도 되살리고 남편분도 케이님의 추억을 공유할수있는 귀한 시간이 되겠군요..

    답글

  • 민들레 2014.03.02 01:31

    언제까지 슬퍼만 하실수는 없지요
    친정 아버지께서도 원치 않으실테구요

    낙지볶음에 시선이 머무는것은 왜 일까요~? ㅎ
    답글

  • 초원길 2014.03.05 23:27 신고

    기일날이면 몇일전부터 저도 돌아가신 아버님이 정말 그리워지더군요..
    지금도 제 지갑속에 돌아가시기전 설날에 세뱃돈으로 주신 만원짜리 한장이 고이 접혀져 있습니다.
    이젠 꿈에서도 잘 나타나지 안흐시네요..
    웃는 모습은 그대로인데..
    행복한 머무름과 아름다운 동행 잘 가지세요~
    답글

  • 2014.04.07 18:24

    비밀댓글입니다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