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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신랑(깨달음)

한국인의 눈물에 관한 남편만의 고찰

by 일본의 케이 2017.07.04

동생이 카톡을 보내 주었다.

무사히 조카를 만나기 위해 훈련소에 

도착했다고,, 한달간의 육군훈련소를 마친 

조카 (큰언니 아들)을

만나기 위해 광주에서 며칠전 엄마가 올라오셨고

이날 언니와 동생이 함께 갔다고 한다.

조카를 만나고 식사를 하는 장면까지

연달아 10장 가량의 사진과 영상을 보내줬는데

하나 하나 훌터보고 있으니

나도 모르게 코끝이 찡해져 왔다.

어릴적 날 참 무서워했던 녀석인데 대학을 

졸업하고 나도 이모처럼 공부할 거라며 

 열심히 공부를 했었고 그래서 

군대도 많이 늦여졌다.


아마도 이 사진을 보고 눈물이 났던 것 같다.

전날부터 작은언니 집에서 준비했다는 음식을

 펼쳐 놓고 엄마, 큰언니, 작은 언니까지

다들 눈물을 훔치는 모습이 더 시큰하게 했다.

잠시 기도를 하면서 울었을까...

이렇게 장성하게 키운 큰언니도,

어릴적부터 귀여워했던 작은언니도

늘 응원해 주었던 엄마도 조카 준(가명)을 

바라보며 만감이 교차한 듯했다.



가족이 오지 않은 병사, 

할머니만 오신 병사도 있었다고 한다.


그렇게  오후 2시까지 귀한 시간을 보내고

아쉬운 발걸음을 뒤로 한채 돌아왔다고 한다.

저녁에 잠자리에 들기 전에 우리 네자매는

다시 카톡을 하며 이런저런 얘길 나눴다.

다들 밤이 늦였지만 왠지 잠이 오질

 않는다고 했다.


 10시가 넘어 술이 얼큰하게 취해 들어온 

깨달음이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컴퓨터로 사진과 동영상을 보여주자

[ 오메,,,오머니랑 다 울고 있어...]라며

모니터에 얼굴을 갖다대고 뚫어져라 쳐다본다.

[ 근데,,맛있는 거 진짜 많다~불고기? ]

깨달음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난 내 기분을 전했다.

[ 깨달음,,한국에서 노후 보내기로 한 거 

좀 앞당기면 안 될까? ]

[ 왜? ]

[ 이렇게 가족들 모임에 참석도 하고

 엄마는 물론, 형제들과 지내는 시간을 

많이 갖고 싶어서 그래..더 늙기 전에..]

[ 당신 안 늙었어...]

[ 나 지금 진지해..]

[ 알아,이렇게 가족들과 사랑 넘치는 곳에

당신도 함께 하고 싶다는 거잖아..]

[ 되돌아 보면 난 어릴적부터

이렇게 가족행사나 모임에 참석을 

많이 못했던 것 같애.,지금은 또 이렇게 해외에서

살고 있으니 더더욱 그렇고,,,]

[ 마음이 허전해? ]

[ 음,,이렇게 가족끼리 부디끼며 사는게

정말 사람 사는 게 아닌가 싶어. 

여기 일본에서는 너무 삭막하다고나 할까? ]

[ 삭막하고 군더더기 없어 좋다 했잖아.]

[ 좋아, 좋은 건 사실이야,,근데..

점점 사는 재미라고나 할까,,

그런 정스러운 것들이 없어서인지..

뭔지 모를 허전함 같은게 있는 것 같애...

이곳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항상 그 때뿐이고

무미건조하다고나 할까...싫다는 건 아니야,,

당신은 이 사진이랑 영상을 보며 뭐가 느껴져? ]

[ 역시, 끈끈한 한국인의 혈육의 정이

팍팍 느껴져..]

[ 안 슬퍼? ]

[ 음,,마음은 알겠는데 슬프지는 않아...]

[ ............................. ]



발가락을 까딱 거리며 진지하지 못한 깨달음

 태도에 내가 입을 다물었다.

그러자 바짝 다가와서는 다시 말을 건넨다.

[ 당신,,정이 많이 그리운 가 보네..

내가 봤을 때 당신 가족들은 한국에서도 

가족애, 형제애가 너무 돈독해서 

더 그리울 거야,,나도 알아, 

당신 가족들이 얼마나 사랑이 넘치는지,

나한테도 한 가족이라고 친인척 모두 

아낌없이 사랑을 주셨잖아. 그래서 잘 알지,

그걸 생각하면 나도 고마워서 코끝이 찡해~~

근데,,현실적으로 지금 한국 가게 되면

당장 일을 할 수 없잖아..]

이 말을 끝냄과 동시에 ㅠㅠㅠ를

아주 여러번 반복을 하며

실은 자기도 울고 싶다고 내가 사진을 

찍을 때까지 계속해서 ㅠㅠㅠ를 했다.


[ 무작정은 아니지만,,귀국을 좀 서둘렀으면

한다는 거야. 계획도 좀 더 구체적으로 세우고]

[ 알았어..생각을 다시 해 봅시다.

근데, 올 12월에 작은 처형 딸, 민이가(가명)

 결혼하잖아..조카들 중에서 처음이지?

[ 응 ]

[ 나한테 일본어로 말도 걸어주고

그랬는데..그 날도 아마 눈물바다가 되겠지? 

 나도 그 날은 울 것 같애..]

[ 아마,,울겠지...]

[ 역시, 한국은 행사가 많아서 좋아,

친인척, 가족들 다 모여서 항상 축제 분위기야,

명절도 그렇지만, 결혼식, 돌잔치, 칠순, 팔순, 

그리고 지난달 처제네는 시어머니 생신이라고

여행도 같이 갔잖아,근데 진짜 궁금한 게 있어,

다른 가정들도 다 그러는지..]

[ 장담은 못하겠는데 아직도 반 이상은

부모,형제들간의 정도 그렇고, 시부모님께

의무적이라도 하려고 할 거야..]

[ 부모도 그렇지만 자식들도 자식의

 도리를 너무 잘 하고 사는 것 같애..

일본은 아주 옛날에만 그랬는데...이젠

10%도 안 될 거야...아니 5%쯤,,..

아, 근데 왜 좋은 날도 꼭 눈물을 흘려 ?

이번 수료식에서는 왜 눈물이 나는 거야? ]

[ 무사하게 한 달 마친 게 고맙고 대견해서

그랬겠지.....]

[ 진짜 군생활이 남았는데 우는 건 너무 빠른 거

아니야? ]

[ 그렇기도 한데..다들 사연이 있다보니까

장하고, 든든하고,,뭐,,다 컸다는

생각도 들고 그러겠지..]

[ 한국 사람들은 좋아서도 울고, 기뻐서도

 울고 그러는 것 같애..근데 신기한게 영문도

 모르면서 나도 덩달아 눈물이 나더라구...

다큐멘터리에서도 음악프로에서도 

출연자들이 많이 울잖아..

눈물이 많다는 건 한이 많다는 건데

 한이 다 안 풀려서 슬픔이 베어 나온 것일까?

우는 것도 엄청 슬프게 울잖아,,

 눈에 눈물이 한가득 채워져서

일직선으로 또로롱 떨어지잖아..]

(야후에서 퍼 온 이미지)


[ 당신 테레비 너무 많이 봐서 그래..]

[ 아니야, 일본 배우들은 그렇게 눈물을

 주루룩 떨어트리지 못해.. 특히 남자들은,, 

한국은 일반인들도 슬프게 운다니깐? 

스포츠에서도 많이 울고,,

데모할 때도 촛불 들고 울었잖아,,

아무튼,,그냥 단순한 눈물이 아닌 

염원과 정성, 진심들이 눈물로 승화되어서

나오나 봐,,,]

[ 정서적으로 한국인은 좀 다른 부분이

분명 있어. 그래서 피눈물이라는 말이 있거든]

[ 그렇지? 그래,,피눈물이야~~

일본도 피눈물이라는 말이 있는데..

한국은 모든 감정을 다 실어서 우니까

 피눈물과 같이 진하고 격한 느낌이 

그대로 전달되는 것 같애....]

[ 당신도 잘 울잖아,,]

[ 내 핏속에 한국인 피가 조금 섞어서 그래,ㅎㅎ]

[ ........................ ]

DNA분석을 해야만이 알겠지만

깨달음 나름대로의 그럴듯한 분석을 했다.

눈물을 흘리는 것도 가족성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한국인의 눈물이라는 큰 주제로 분석한다면

깨달음의 말이 그리 틀린 것도 아닌 것 같다. 

정말, 귀국이 빨라져 노후를 한국에서 

보내게 된다면 진정한 의미에서 접근할 수 있는

한국인의 눈물을 볼 것이다.

왜 가족간에도 연인간에도 애틋하고 

절절해하는지 그 리얼한 한국을,,,

아무튼, 나는 귀국을 서두르고 싶다는 

생각이 짙어져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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