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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

한국 음식이 미치게 그리운 이유..

by 일본의 케이 2014. 1. 24.

 

지난달 한국에서 동생이 보내 준 동치미가 오늘 아침을 끝으로 바닥이 났다.

깨달음은 매일 아침 아삭아삭 동치미 무를 씹어 먹는 날 보고 그렇게 맛있냐고 매번 물었다.

그렇다, 난 요즘 한국음식에 목을 메고 있다. 

내 스스로도 잘 모르겠지만 40을 넘기면서부터 내 몸이, 내 입이

한국음식을 간절히 원하고 있음을 느낀다.

 

난 솔직히 한국에서 30년 넘게 살면서도 김치, 고추장, 떡, 나물 등등을 참 싫어했다.

그래서인지 일본에 왔을 때도 김치없이 밥도 잘 먹었고 그렇게 김치가 그립거나 먹고 싶지 않았었다.

그런 내가 언제부턴가 변해가기 시작했다.

 

작년엔 엄마집에서 멸치 넣고 짭짤하게 졸인 깻잎조림을 먹다가 울컥 눈물이 쏟아졌었다.

바로 이 맛인데,,, 내가 참 좋아했던 이 깻잎조림,,,,

내 몸이 그렇게도 원하던 한국의 이 맛,,,,,

그런 나를 보고 엄만 한국 올 때마다 짜잔한 것만 골라 먹는다고 핀잔을 주셨지만

난 내 어릴적 먹었던 그 맛과 그 향이 너무도 그립다.


 

묵은김치 넣고 지진 고등어 조림.

국물이 자박자박한 열무김치.

무를 어슷 썰어 넣고 폭폭 끓인 청국장.

쑹덩쑹덩 모양없이 썰어 애호박이랑 함께 볶은 돼지고기.

 쭉쭉 늘어나는 인절미에 콩가루를 꾹꾹 찍어서도 먹고 싶다고 중얼거리자

 옆에서 깨달음이 [ 같이, 같이 ]라며  내일 코리아타운 가서 한국재료 사오잔다.

 코리아타운에서 한국산이라고 사 온 나물들도 청국장도 제맛이 나질 않았다.

난 지금 살얼음이 동동 뜬 동치미 국물에

길다랗게 썬 무를 하나 손으로 들고 먹으면서 달달한 고구마를 한 입 베어 물고 싶다..

 

 먹어도 먹어도 달래지지 않는 이 허기는 어디에서 오는걸까,,..

 내가 진정 그리운 건, 내 나라이고 내 고향이고 내 부모 형제가 아닌가 싶다.

 


댓글15

  • 향기~ 2014.01.24 02:46 신고

    케이님 마음이 딱 제맘이어요.
    나이 40넘어가니 자꾸 우리의 입맛만 찾게 되네요.
    반찬없이 김치 하나만 있어도 그 맛이 제일 좋은걸 어쩌죠?
    답글

  • Jun1234 2014.01.24 08:17 신고

    Ditto!
    전 아직 40은 안 넘었지만(아직), 한국 음식이 최고예요.
    어제도 꽁치 김치 찌게 시골 밥상, 삼겹살, 2차로 안동 찜닭까지 배 터~지게 먹고, 지금 바지가 쨍겨 죽겄습니다.
    다시 수영 시작!
    아직 호떡이랑 떡볶이, 순대를 못 먹어서 오늘 먹어야 되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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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릉갈매기 2014.01.24 08:56 신고

    아마도 외국이라는 생각때문에
    더 그렇게 느껴지는거겠죠~^^
    사실 우리나라 어느곳에 살든
    늘 고향이 그립고 어릴적 먹던 어머니 손맛이 그리운건
    언제나 똑같은 그리움이더라구요~^^
    힘내시구요~^^
    홧팅요~^^
    답글

  • 2014.01.24 09:26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굄돌* 2014.01.24 10:03 신고

    공연히 눈물 날라고 하네.
    답글

  • 전 열무김치!!
    아~ 배고파지네요 ㅎㅎ
    답글

  • 오매 맛있는 것들. ㅎㅎㅎ
    답글

  • 서점 2014.01.25 03:00 신고

    해외가면 음식이 참 힘들꺼같아요
    잠시 다녀온 여행에서도 힘들었는데 케이님처럼 오래 계신다면~

    답글

  • 앤 w/ an E 2014.01.27 10:53

    저도 울었어요 글을 읽으면서 ... 케이님은 어머니가 계시잖아요 하늘나라가 아닌 가까운 그곳 한국에 ...
    답글

  • 만만디 2014.01.27 15:12

    그런것을 "향수" 라고 하나요???
    노래도 있듯이...
    답글

  • 2014.01.30 20:59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엘에스제이 2014.02.23 11:13

    너무나 공감이 가는 글이네요.

    저도 캐나다 생활이 15년차로 접어드니 케이님이 말씀하시는 것에 전적으로 공감한답니다.
    다행히 백인 남친이 한국음식을 좋아해서, 냄새가 좀 고약한 청국장도 직접 만들어 먹고, 김치도 떨어지지 않게 담아먹는 답니다.
    한국장에서 파는 청국장은 비싸기도 하고, 워낙 사먹는 것보다는 제가 만드는 걸 좋아해서 재작년부터 담기 시작했죠.

    지난 달에는 족발이 갑자기 먹고 싶어서, 중국장에서 BBQ 족발이라고 파는 것이 한국 족발과 유사해서 사다 먹었는데, 그런 저를 보고 남친이 "진흙탕에서 돌아다니고, 똥 밝고 다니던 발을 왜 먹느냐?"고 하며, 좀 맛있는 부위 사다먹으라고 말이예요....
    그 말을 들으니, 웃음이 나오더라구요. ..족발만의 특별한 맛을 Danish 친구가 어떻게 알겠어요?ㅋㅋ


    답글

  • han9726 2014.03.19 12:19

    케이님이 울컥하셨다는 부분에서 격하게 공감이 되네요.
    저 역시도 엄마가 해준 밥을 먹을때는 꼭 기본적인바찬이 더 손이 가니까요.
    그게 더 좋아지는게 왜일까요..
    답글

  • 제이든맘 2014.03.29 12:07

    절절히 공감해요... 밤마다 혼자 일어나 이것저것 먹어봐도 채워지지 않는 허전함.. 한국재료로 만든 고향음식 그리고 향수...
    우연히 접하게 되서 2시간째 블로그 보고 있네요.. 새벽 3시.. 살짜꿍 보고 지나치려다 고향 얘기에 울컥했어요 ㅎㅎ
    우리 힘내요~
    답글

  • 냥이 2014.09.14 23:06

    슬프네요 왠지 이런글볼때마다 눈물이ㅠㅠ 그동안 얼마나 몰래 속앓이하셨을지 ..집떠나면 힘들고 거기에 외국이면 더하겠죠. 저도 동치미 깻잎김치 참 좋아하는데. 점점 한국땅의 흙냄새가나는 채소들이 우리에게 좋다는걸 알게되네요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