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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커플들 이야기

한국 장모님을 반성하게 만드는 남편

by 일본의 케이 2016.12.13


[ 오머니, 깨서방입니다, 식사하셨어요?]

[ 아이고, 깨서방이네, 식사 했어요. 

깨서방도 일찍 들어와서 식사했어요? ]

[ 네, 오모니, 내일 김장해요? ]

[ 오메,일본까지 소문이 나불었는갑네

쬐금만 그냥 비빌라고,,]

[ 천천히 하세요 ]

[ 음,,고맙네,,천천히 할라네 ]

[ 오머니,보쌈 먹고 싶어요 ]

[ 보쌈? 오메, 긍께 깨서방이 있으믄

보쌈이고 홍어고 준비할 것인디

혼자있응께 아무것도 안한디..

우리 깨서방이 보쌈이 먹고싶은갑네..]

[ 2월달에 만나요, 그 때 보쌈 먹어요 ]

[ 그러세, 2월달에 내가 보쌈 맛나게 해줌세 ]

스피커폰으로 흘러나오는 엄마 목소리도

깨달음 목소리도 즐겁게 들렸다.

[ 엄마,,혼자 하시는 거야?]

[ 응,혼자 해야제..쬠밖에 안한께 혼자해도

충분해..걱정 안해도 돼야 ]

[ 서울만 같아도 깨서방이 광주 갔을 거야 ]

[ 긍께 말이다, 깨서방 좋아하는 것도

맨날 해주고 싶은디.,,2년후에나

서울에서 살래? 재건축도 그 때 끝난다면서?

서울에서 살믄 좋을 것인디..

가까이서 살기만하믄 깨서방이 해주란 거 

뭐든지 내가 다 해주고 니 몸보신하게

이것저것 챙겨주고 싶은디.]

[ 그니까요,,한국에서 살아야겠는데....

아무튼, 엄마 고생하시고 천천히 하세요 ]

[ 응, 알았다, 너도 꼭 챙겨 먹고

건강이 최곤께 다른 거 신경쓰지말고~]

(다음에서 퍼 온 이미지)


우리 엄마는 슬하에 1 4녀를 두셨다

엄마에게 자식은 하나뿐인 아들인 오빠밖에

 없다고 생각될 만큼 엄마는 아들 선호 사상이 

강한 분이셨다. 그래서 오빠 밑으로 바로

태어난 난 어릴 적부터 늘 찬밥이었다

엄마는 비단 나뿐만 아니라 소위 말하는,

딸들은 다 소용없다고 생각하시는 옛날 분이었고 

오직 아들이 잘 되기만 한없이 빌고 또 빌었다

엄마에게 오빠는 늘 우선 순위였고

늘 가장 귀한 자식이었고 못 이룬 첫사랑처럼 

아들에 대한 사랑이 끝이 없었다.

그 덕에 난 우리 오빠를 엄마와 세트로

미워했었고 항상 서러웠던 기억들이 많다.


내가 일본으로 유학을 갈 때도 엄마는 내게 

캐리어 가방 하나 사주신 걸로 끝이었고

 난 내 통장을 모두 털어서 경비를 마련했다

유학생 시절에는 장학금을 받아서 학비를 냈고

시간이 날 때마다 악착같이 알바를 하며 

생활비를 벌어야 했다

말하자면 엄마는 단 한 번도 학비나 생활비를 

주신 적이 없었던 것이다

물론 그 당시 우리집 사정이 그리 넉넉지 

않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엄마는 내가 타지에서 

어렵게 생활하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어쩌면 

모르 척 하셨던 것 같다박사 과정 첫 학기에 

딱 한 번 놓친 장학금을 충당해준 사람도 

엄마가 아니라 작은 형부였다

그렇게 어렵게 공부를 마치고 학위 수여식 날,

엄마는 오지 않았다.  


부모로서 아무런 도움도 못 줬는데 엄마라고 

학위식에 참석할 자격도 없고 부끄럽다며 

오지 않으셨고그 빈자리를 채워준 건 

언니들이었다. 엄마가 내게 미안한’ 마음을 

갖기 시작한 건 아마 이때부터였던 것 같다

리고 결혼하고 나서 깨달음이 엄마에게 

잘할 때마다 딸에게 제대로 못해준

 미안한 마음이 올라온다고 하셨다.

잘 챙겨주지도 못하고

 니 혼자서 다 알아서 했는디,

 내가 엄마랍시고 넙죽넙죽 받기만 하는 것도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이여.

 내가 해준 것도 없는디.”

그럼 이제부터 잘하시면 되잖아

그리고 엄마 지금 잘하고 계셔

다른 것 신경 쓰지 마시고 그저 오래오래 

건강하셔서 깨서방이랑 나한테 

다 갚으면 되잖아.”

아니여너한테 못 해줬는디 깨서방이 

너무 잘한께 부담스럽고미안하고, 

 내 마음이 영 안 좋아와야.”

(다음에서 퍼 온 이미지)


내 가슴에 응어리처럼 똘똘 뭉쳐 있던 

엄마에 대한 섭섭한 감정이 모두 사라졌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하지만 아빠가 돌아가시고 

나서 진리처럼 깨달은 게 하나 있었다

아빠를 잃은 상실감도 감당하기 힘들었지만 

자꾸만 아빠에게 못 해드린 게 떠올라서 

숨 쉬기조차 힘든 하루하루를 보냈었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엄마를 미워하고 

원망하며 서운한 마음을 갖고 있는 시간들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 돌아가실지 

모르는데 내가 아팠던 기억들, 상처 받았던 

과거들을 부여잡고 있어봐야 

아무 소용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아직 나에겐 아빠에게 못 해드렸던 효도를

 엄마에게 할 수 있는 시간이

 남아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나는 엄마를 

내 마음에서 내려놓을 수 있었다.

이제 엄마는 연세가 많은 탓도 있지만 

아들만큼 딸들도 얼마나 소중한지 체험으로 

알게 되셨는지 훨씬 부드럽고 자상해지셨다

엄마로 하여금 딸에 대해 속죄하는 마음이 

들게 한 건 아마도 엄마에게 살갑게 구는

 깨달음도 한몫했음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부모와 자식간, 특히 엄마와 딸은

애증과 애정사이를 오가며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받으며 살아간다.

러면서 가장 위로받고 싶은 상대도

엄마이고 딸이길 바라는 관계가 아닌가 싶다.

깨달음이 잘하면 잘할수록 

미안하고 죄스러워서인지

지금까지 쏟지 못했던 딸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이제라도 갚으려고 하시는 듯 하다.

여러모로 깨달음은 자신의 이름처럼

주위사람들을 깨닫게하는데 일조를 하고 있다 

장모님을 반성케 하는 

외국인 사위는 드물 것이다.

댓글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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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yumino 2016.12.13 08:41

    아프지 말고 사세요
    이제 그 힘들었던 시간들도 놓아주고 그냥 담담히 가요
    케이님
    늘 응원합니다 :)

    답글

  • 2016.12.13 09:27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2016.12.13 10:06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hwan 2016.12.13 11:05

    감사합니다 잘보고가요 :)
    답글

  • Lovelycat 2016.12.13 12:39

    그 시대 엄마들은 다들 그러셨을까요...
    그저 마음이 먹먹해요
    근데 그리 애지중지 키운 아들은 정작 제 가족밖엔 모르죠
    이제껏 받아오던 습관이 있어 부모님이 아픈 지금도 더 바라기만 할뿐...
    저도 부모님이랑 친하진 않네요
    답글

  • 2016.12.13 13:17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2016.12.13 15:43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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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늘품교사 2016.12.13 21:19

    좋은 글입니다. 늘 많은 걸 느낍니다. 생활에서 묻어나오는 진솔한 글들은 큰 공감대를 불러일으키고 가슴에 작은 파장을 일으킵니다. 저도 어려서는 엄마를 참 많이 미워했는데, 70이 가까워지시는 엄마 보면서는 미워할 시간도 아깝구나, 그간 좋아해주지 못한 거 다 좋아해줘야지,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달에 한 번도 제대로 못 만나지만요. 오늘도 힘을 얻어 갑니다. ^^
    답글

  • 2016.12.13 22:31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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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일부부 2016.12.14 08:42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인 와이프는 일본인이며 한국에서 살고 있어요
    결혼한지 만2년 3개월이 지났고 문화적인 차이로 서로 티격태격 할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행복하게 잘 살고 있지만 일본문화를 많이 몰라서 배우고자 여기저기 검색하다가 우연히 보았어요
    티스토리에 연재된 이야기를 3일동안 첫회부터 즐겁게 보았습니다 덕분에 제가 몰랐던 일본 문화도 알수 있어서 좋았어요
    제반성도 많이 했구요 좋은글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글을 읽다가 광주 말바우시장 단어를 보고 기뻐습니다 유년시절 외할머니를 따라 함께 갔던 말바우시장 지금은 돌아가시고 안계시지만
    덕분에 옛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앞으로도 자주 들를게요
    몸이 아프다고 하셨는데 쾌차 하셨으면 좋겠어요
    한편으론 마음이 아픕니다
    와이프가 조금이라도 아프면 장모님이 가까이 계시면 좋을텐데 제가 아무리 잘해줘도 제가 할수 없는 부분이 있어서 마음이 아프거든요
    항상 감기 조심 하시구요^^
    답글

  • 2016.12.14 11:37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2016.12.14 15:49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2016.12.14 22:23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2016.12.15 00:57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2016.12.18 10:13

    비밀댓글입니다
    답글

  • 2016.12.20 19:57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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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nee 2016.12.21 19:45

    읽으면서 눈물 났어요. 님..너무 대견하고 사랑스러우세요^^
    답글

  • 뜨부야 2016.12.31 13:46

    엄하기만 한 아빠를 늘 원망하며 살았는데...돌아가셨을 때 못해드린것만 생각날 것 같네요
    잘 해드려야겠어요
    답글

  • 2017.04.12 11:19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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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ona Kim 2017.04.30 01:28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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