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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신랑(깨달음)

남편의 식욕이 멈추지 않는 이유

by 일본의 케이 2015. 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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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국에서의 마지막 밤.

우린 이른 저녁을 먹었고 엄마는 바로 저녁예배를 보러 가셨다.

 저녁 9시무렵, 엄마가 곧 돌아오실 시간이 가까워질 시각,,,

거실에 앉아있던 깨달음이 수조 옆에 놓인 배달전용 카다로그를 보고 있었다.

그렇게 뒤적 뒤적하더니 어머님이 몇 시쯤 들어오시냐고 묻길래

9시 40분쯤이면 오실 거라 했더니 

입이 심심하다면서 통닭 시켜 먹자며 나한테 전화를 해달라고 했다.

한국에 자주 오는 것도 아니고 되도록이면

깨달음의 모든 요구를 들어 주려는 마음을 갖고 있었기에

알겠다고 양념과 후라이드를 반반 주문했다.

기다리는 동안 냉장고에 맥주 있는지 확인해 보라면서

없으면 다시 통닭집에 전화해 맥주도 사오라는 말을 해달라고 했었다.

[ ....................... ]

30분후, 엄마가 교회에서 돌아오시고 바로 뒤,

따끈따끈한 통닭이 배달되어 왔다. 

 

그렇게 배달이 오자마자 [맥주, 맥주] 하면서 냉장고를 가르켰다.

맥주도 가져오고 엄마와 한 잔씩 나눈 다음 

본격적으로 통닭을 뜯기 시작... 

엄마가 계셔서 젓가락으로 먹고 있는 깨달음....

맛있게 먹는 깨달음을 보고 계시던 엄마가

깨서방이 잘 먹어줘서 고맙다고 천천히 많이 먹으라고 하자

[ 촌초니, 촌초니(천천히, 천천히)] 말은 그렇게 하면서

 카다로그에 여러 통닭집이 많았는데 맛집을 잘 골랐다며

양념 통닭에 깊은 맛이 베어있네, 무가 새콤달콤해서 입맛이 더 사네 등등 

맥주 1리터를 거의 혼자 다 마시고

 배가 불룩해질 때까지 젓가락을 놓치 않았다.

 

요즘, 봄기운을 타는지 깨달음 식욕이 너무 왕성하다.

뭐든지 잡고 뜯고 들여마시고,,,,, 원래 소식하는 사람이여서

아무리 맛있는 게 있어도 적당량을 채우고 나면 더 이상 먹질 않았는데

요즘은 컨트롤이 안 되는 것 같았다. 

 

지난 일요일, 점심 메뉴는 신라면이 좋겠다면서

신라면에 야채 듬뿍 넣고, 계란은 반숙으로 해달라는 주문까지 했었다.

야채 듬뿍 넣어 끓여줬더니 어찌나 맛있게 먹던지

 갓김치하고 궁합이 너무 잘 맞는다고

먹고 또 먹고, 또 먹고,,, 면을 씹는 게 아니라 마시는 듯이 빨아들였다. 

배우 하정우도 울고 갈 먹방이여서

혼자보기 아까워 언니에게 카톡을 보냈다.

 

먹는 입모양 자체도 예전과 다르다...

양이 많아진 것은 물론 먹는 스피드도 엄청 빨라졌다.

지난 깨달음 생일날, 살 빼라는 소리, 배 나왔다는 소리 좀 하지 말라는

부탁을 받은 이래 난 말을 아끼고 있다.

그대신 이렇게 맛있게 먹는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

점점 나오는 똥배와의 비례관계를 분석하게 할 생각이다.

편식 없이 잘 먹어줘 고마우면서도 나이도 있고 나오기 시작한 똥배도 좀

생각을 하면 좋으련만,,,

(다음에서 퍼 온 이미지)

 

무엇때문에 그렇게 식욕이 좋아졌는지 내 나름대로

분석을 해 본 결과, 인삼즙을 마신 후부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삼에 대추까지 넣어 고아 만든 보양즙이

 입맛을 돋구는 역할을 한 게 분명하다는 확신이 들어

퇴근하고 돌아 온 깨달음에게 내일부터 인삼즙 마시기를

 좀 쉬어야겠다고 그랬더니

그 덕분에 감기도 안 걸리고 좋았는데 왜 그만 마시냐고

아직 바람이 쌀쌀해서 감기 걸릴 수 있으니

4월달까지는 마시겠단다.

[ ............................ ]

원래부터 인삼즙은 날 위한 보양음료였다고 당신은 배즙과 양파즙이면

충분히 건강하다고 몰아부쳤더니

내가 안 줘도 어디에 있는 줄 아니까 자기가 알아서 먹을 거라며 

눈에 힘을 주며 열변을 토하기 시작했다.

인삼즙을 마신 후부터 몸이 뜨끈뜨근해지고

추위도 거의 안 타고, 피곤함도 많이 못 느끼고 있어

 만병통치약임을 자기 몸으로 확인했는데

왜 못 마시게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한국 남자들도 매일 인삼 먹지 않냐면서

자기도 지금처럼 변함없이 마실 거니까 그런 소리 말란다. 

그러면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더니 과자박스에 있는

초코하임, 야채크레커를 하나씩 꺼내 자기 책상으로 가져갔다.

[ ............................ ]

인삼즙이 문제가 아니라 당신 식욕이 문제라고

딱 꼬집어 얘길 못하고,,,,.

저 과자들도 살찌는데 한 몫을 차지하고 있는게 분명한데 뺏을 길이 없다. 

인삼즙 덕분인지, 과자 때문인지, 계절 탓인지

확실히는 원인파악을 할 수 없지만 저 넘치는 식욕을 어찌 막을 수 있을까...

체형이 자꾸만 이상하게 변해가는 걸 본인은 모르고 있는 것일까...

좀 더 각성하도록 여러 각도에서 나온 똥배들을  

증거 사진으로 제시할 수밖에 없는 듯 싶다. 

나이 먹어 찌는 살은 빼기도 정말 힘든데...알고는 있는지...

내일부터 깨달음 몫의 인삼즙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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