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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커플들 이야기

뒤늦은 집들이를 하다

by 일본의 케이 2015.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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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4시부터 시작되었다.

술을 한 잔씩하고 집에 돌아기기에 편한 시간,

술을 오랜시간 마셔도 막차를 걱정하지 않아도 될

 오후 4시로 정했던 것이다.

모든 분들이 약속이나 한 듯,

다들 베란다에서 사진을 찍었고

깨달음은 오는 분들마다 붙잡고

저기는 디즈니랜드, 저쪽은 도쿄타워, 이쪽은 공항,,등등

망원경까지 챙겨서 똑같은 설명을 반복했었다.

 코리아타운에서 사 온 생막걸리 20통을 모두 비우고...

정종 댓병을 한 병 비우고,,,

맥주 두 박스(24개)를 비우고,,,

와인으로 돌리자는 의견이 나오긴 했지만

와인까지 마시면 밤을 새야 할 것 같으니까

이쯤에서 일어서자고 모두들 자리에서 일어났다.


 

시작이 빨라서인지 끝나는 시간도 예상외로 빨랐다.

어서 치우고 쉬자고 설거지를 하는데

접시를 가져다 주던 깨달음이 조용했다.

뭐하냐고 불렀더니 귀찮아져서 잠시 쉬고 있단다.

[ ........................ ] 

아침부터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해 준 깨달음이

기분좋게 술까지 마시고나니

만사가 귀찮은 모양이였다.

내가 틈틈히 요리 사진 찍는 걸 잊지 말라고 말해 두었건만

술 잔을 주거니 받거니 하다보니

몸도 무겁고, 눈꺼풀도 풀린 모양이였다.

 

당신 덕분에 많이 편했으니 오늘은 일찍 쉬어라고

내가 얼른 정리하겠다고 했더니

남은 맥주를 컵에 부어서 내 쪽으로 가져오면서

한 잔씩하고 힘내서 마무리 하자며 잔을 내밀었다.

끼웠던 고무장갑을 벗고 나도 잠시 자리에 앉아 

맥주잔을 기울렸다.

깨달음이 반쯤 감긴 눈으로 [ 수고 하셨습니다 ]란다.

오늘 마지막으로 먹은 냉면이 너무 맛있어서

다들 감동했다고 엄지를 올려 보였다.

 

당신도 수고 했다고, 조금 힘들었지만 다들 맛있게 드셔서

다행이라고 그 중에서도 마루짱 (남자 직원 딸-3살)이

콩나물이 맛있다고 두 그릇이나 먹는 걸 보고

 깜짝 놀랬다고 했더니, 그 꼬마는 고깃집에 가서도

나물 3종 한접시를 혼자서 먹는 아이라고 그랬다.

우찌무라상은 계절마다 파티 좀 열어달라고 그랬다면서

다음에 김치 담그는 방법을 자기 와이프에게 알려주라고 했단다.

맥주를 마시다가,, 얘기를 하다가,, 다시 빈 그릇을 치우고,,,,

쉬엄쉬엄 우린 몸을 움직였다.

결혼을 하고부터 우리 해년마다

신년파티, 생일파티, 크리스마스 파티를 집에서 해왔다.

일본 친구들에겐 색다른 한국음식을 맛보게 하는 것도

나름 즐거웠고, 한국 친구들에게는

오랜만에 집밥?을 함께 먹으며

한국을 그리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았다.

11월 초엔 한국친구들 집들이가 있다.

그 날엔 골뱅이 무침을 하자는 깨달음....

 사람을 좋아하는 깨달음 덕분에

조금은 피곤하고 조금은 시끌벅적하지만

그 맛?에 우린 홈파티를 계속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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