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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신랑(깨달음)

마음은 벌써 한국을 향해 가고 있다..

by 일본의 케이 2014.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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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한국에 가기 위해 한 달전부터 깨달음과 백화점을 돌아다니고 있다.

올 때마다 선물 필요 없다고, 이젠 그만 사오라고 가족들이 아무리 얘길해도

깨달음은 각 가족들에게 건네 줄 선물 사는 걸 멈추지 않았다.

내가 못 사게 하면 공항에서 과자라도 꼭 사고 마는 깨달음.

오늘은 우리 조카가 임용고시 합격했으니 특별한 걸 사줘야하지 않겠냐고

또 백화점 쇼핑을 시작했다.

 

3월이면 학교도 배정을 받고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시작할테니

사회인으로써 필요한 것들을 골라보자며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발길이 멈춘 곳이 필기용품 전문점이였다. 

 

사이즈, 색상, 무게까지 꼼꼼히 체크한 뒤, 고른 사프펜과 볼펜...

 이니셜도 함께 넣고 예쁘게 포장을 하고나선 피곤해서 집으로 바로 돌아왔는데

깨달음이 이제까지 한국에 가져 가려고 하나씩 하나씩 사다 둔 선물들을 다 펼치기 시작한다.

 

출발 전날에 챙겨도 충분하니까 하지 말라고 그래도 내 말은 들은 척도 안 하고

콧노래까지 부르면서 가방에 넣다가 뺐다가 난리가 아니다.

태현이 헬리콥터, 가족 모두에게 한 장씩 나눠 줄 타올 손수건, 특산 오징어,

 정종, 소주, 우동면, 와사비, 소면, 소바,

녹차, 영양갱, 초콜릿, 폰즈 셋트, 구운 김, 열대어 비상먹이, 과자들,,,

왠 인스턴트 된장국을 넣냐고 그랬더니

물만 부어서 먹을 수 있으니까 일본 된장국이 그리운 사람들이

 한 번씩 맛보면 좋을 것 같아 넣었단다.

[ ................... ] 

 

자기 옷 몇가지 넣으면 딱 맞다면서 공항가면 담배랑 술을 또 산단다.

담배는 1인당 한 보루, 술도 1인당 한 병이라고 더 이상 사면 안된다고 그랬더니

가방에 일단 한 병 넣고 출국심사 끝낸 뒤, 면세점에서 또 한 병 사면 문제 없단다.

예전에 가방에 정종을 2병 넣고 한국에 들어 가려다 세관에 걸려서 세금을 낸 후로

면세점 직원에게 물어봤더니 가르쳐 주더란다.

[ ................... ] 

다른 룰, 법규는 답답하리만큼 잘 지키는 사람이 이런 건 왜 안 지키냐고 그랬더니

세관직원들도 다 알면서 넘어가는 것이라며 너무 딱딱하게 살면 피곤하단다.

알았으니 이번엔 제발, 공항에서 이것 저것 사지 말라고 이걸로 충분하고

가족들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매번 올 때마다 챙겨주니까 미안하고 부담스러워한다고 

이젠 그만해도 누가 뭐라고 하지 않는다고 얘기를 해도

 자기는 자기가 사고 싶은 것 살 거라고 내버려 두란다. 

모든 게 너무 넘치면 부족한 것보다 못 하다는 걸 모르냐고 그랬더니

[ 하지 마세요~] 란다......듣기 싫다는 소리다.

가방을 열고 또 넣고, 빼고,,,,콧노래에 눈까지 반짝거리는 걸 보니 마음은 이미 한국에 가 있다.

이번에도 두 손 가득 선물을 살 게 분명하다.

쓸데없는 것에 고집을 피우는 깨달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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