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본인

어느 일본인 목사님의 기도

by 일본의 케이 2016. 4. 22.
728x90
728x170


작년, 5월 이곳 맨션으로 이사를 하고

지금의 교회로 옮긴지 곧 있으면 1년이 되어간다.

10년을 넘게 한인교회를 다니다 일본인 교회로 옮기는

조금은 낯설었지만 이젠 거의 익숙해졌다.

한인교회에서도 그랬듯이 이 교회에도

난 아직 정식 성도로 등록을 하지 않은 채

매주 예배를 보러 다닌다.

지난주 예배를 마치고 나오는데 미즈노 집사님이 날 부르셨다.

[ 케이씨, 이젠 완전히 다 외우신 것 같네요

[ 아니,,,아직,,, 많이 헷갈려요..

찬송가도 잘 모르는 곡이 많아서...]

[ 난 교인이 된지 3년이 지났는데도 아직

헷갈릴 때가 있어요. ]

원래 미소가 예쁘신 미즈노 집사님이

아주 천진스럽게 웃어 주셨다.

[ 케이씨, 기도목록도 다 외우셨죠? ]

[ 네,,외우긴 외웠는데 그래도 자신이 없어서

보고 읽기도 해요...]

[ 걱정하지 마세요, 다른 분들도 다 보고 하시니까...

아, 그리고 케이님, 이번 5월에는

새신자 등록을 하시는게 좋을 것 같은데

아직도 망설이세요?]

[ ....................... ]

이 곳을 다닌지 6개월쯤 지났을 무렵에도

등록하라고 말씀해주셨다.

오늘도 난 아직은 부족한 게 많다라는

같은 대답을 했다.

 [ 케이씨, 인간은 모두 다 부족하고 미흡해요.

 그래서 이렇게 교회에 나와

회개하고 말씀 듣는 거잖아요..

그리고 아주 성실하시던데..다른 집사님들도 말씀 하셨어요.

매주 빠지지 않고 잘 나오신다고,,,

우리 교회에 등록 하시면 좀 더

친해질 것 같은데 좀처럼 등록을 안 하시네...

식사도 같이 하면 좋을텐데..한 번도 안 하시고,,,

[ ........................... ]

[ 그래요,,,그럼,,케이님이 등록하고싶을 때 하세요 ]

 

 (일본 야후에서 퍼 온 이미지)

 

내가 지금에 교회를 계속해서 다니게 된 나만의 이유는

 목사님의 기도가 좋아서이다.

이 교회는 영유아, 초,중 고등부 예배가 따로 있지만

성인들과 함께 볼 수 있는 예배도 있다.

유치원생부터 초등학생, 그리고 그들의 부모님과 함께

교단 바로 앞에 옹기종기 앉아

어른들과 예배를 보는데 마치는 시간까지 조용히

전혀 흐트러짐이 없는 그 모습들이 처음엔 많이 놀라웠었다.

그런 얌전한 아이들을 위해서 목사님은

재밌게 설교를 하시고 기도 역시도 아이들과 어른들에게

꼭 필요한 내용들을 요약해 주신다.

삶의 지침서같기도 하고, 실천하고 살아야할 말씀만을 하셔서

난 그게 참 맘에 들었다.

늘 나에게 하시는 듯한 기도내용이

어느 날은 내내 가슴 아프고,

어느 날은 힘이 불끈 솟게 하시고,

어느 날은 깊은 반성을 하게 하시고, 

어느 날은 내 영혼을 맑게 하시는 기도....

이번 주에도 따듯한 내용의 기도가 이어졌다.

 

 (일본 야후에서 퍼 온 이미지)

 

주여, 이 자리에 나와 기도할 수 있게 하심을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저희가 보낸 지난 한 주간을 뒤돌아보게 하소서.

나를 앞세우기 위해 내 이웃과 내 친구를

아프게 하지 않았는지 돌아보게 하소서.

공동생활을 하면서 돕고 배려하고

인내하며 살았는지 돌아보게 하소서. 

모든일에 경쟁하며, 모든 것에 내가 우선이 되려고

하지 않았는지 돌아보게 하소서. 

내 마음의 미움과 질투, 욕심으로 인해

내 이웃에게 상처주지 않았는지 돌아보게 하소서,

친구나 이웃을 탓하고 미워하기 전에

자기 자신의 나태함과 교만을 뉘우치게 하소서.

자기 자신을 드려내려는 것보다 내 이웃을 먼저 칭할 줄 아는

겸손함을 갖기를 원합니다.

주님이 주신 은혜를 잊은 채 내 능력이고

내 실력이였다고 자만하지 않았는지 반성합니다.

내 스스로가 지혜로웠다고 자만하지 않게 하소서,

남이 가진 것을 비교하고 부러워하기 보다는 내가 가진 것들이

얼마나 소중하며 감사한지 깨닫게 하소서.

남을 다스리기 전에 자기 자신을 다스리게 하시고

미래를 향한 긍정적인 사고를 갖게 하시며

 아팠던 과거, 아픔을 주었던 그 시간들을 잊지 않으며

가슴에 품을 수 있게 하소서.

주여, 우리는 늘 잊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내 이웃에 내 이웃 나라에 주었던 아픔을,,,.

그것들을 기억하게 하시고 마음으로부터 반성하고

그 아픔을 함께 할 수 있게 하소서.

과거의 고통 속에 있는 자들과 마음을 함께 나눌 수 있게 하시고

불쌍히 여길 줄 아는 착한 마음을 갖게 하소서.

자신과 다르다고 배척하기 보다는

자기와 다름을 존중하고 이해하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이웃을 먼저 생각하고 어려움을 함께 나눌 수 있고

그걸 실천할 수 있는 실천자가 되게 하소서.

내 이웃과 내 이웃나라에 감사할 줄 알게 하소서.

세상이 두렵고 무서워 정직하지 못한 채 비겁함을 택하지

않았는지 반성하게 하소서.

아주 작은 일에 감사하며, 아주 작은 것부터 봉사하는

그런 마음의 여유를 갖게 하소서,

믿음으로 살고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게 하옵시며

주께서 행하라고 하신 것을 준행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을 주시옵소서.

매 순간마다 나를 인도하시며

나의 말과 행동으로 본이 되는 삶을 살아가게 하소서.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들은

 주님께서 주셨음을 잊지 않으며

늘 기뻐하고 감사하며 살아가게 하소서.

너그러움과 용서만이 신앙인의 기본자세임을

항상 명심하게 하소서. 

나의 모든 시간, 모든 삶은 주님의 것임을

잊지 않으며 지켜주시고 인도해 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일본 야후에서 퍼 온 이미지)

 

목사님은 이번 주도 빠짐없이 내 이웃과

내 이웃나라에 대한 기도를 하셨다. 

타이완과 중국, 한국에 자매교회가 있어서인지

목회자로서, 일본인으로서 전하는 기도 말씀이

 색다르면서 오랜 여운을 남게 하신다.

예전에 다녔던 한인교회에서도 난 

예배시간이면 바람처럼 와서 바람처럼 사라지는

그런 성도였다.

교인들과의 교류도 목사님과의 친분도 거의 쌓으려 하지 않고

혼자 믿고, 혼자 기도하고, 혼자 찬송하고 나왔다.

그게 편했고 그래서인지 지금의 교회에서도

내 믿음 패턴은 변함이 없다.

목사님의 기도를 들으면 겸손하게 자만하지 않으며

 나를 낮추는 자세로 살아가라는 것인데

그걸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

우린 늘 남과 비교하고, 늘 남보다 부족한 것들만을

 털어놓고 살고 있다.

어렵게 생각할 것도, 복잡하게 생각할 것도 없이

순수하게 있는 그대로 받아드리고 살면 될 것을,,,,

알면서도 매번 갈등속에 빠져 살고 있다.

그래서도 내 믿음이 성장하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올 해가 가기 전에 이 교회의

신자로 새롭게 등록을 해야할 것 같다.

좀 더 나은 크리스챤이 되기 위해...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