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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맛집투어

요즘 우리 부부가 자주 찾는 곳

by 일본의 케이 2021. 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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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봄처럼 따뜻하다가 오늘은

또다시 맹추위가 찾아오는 이상기온이

며칠째 계속되는 이곳.

다운재킷을 넣었다가 꺼내기를 반복해야만 했다.

오늘은 겨울 찬바람이 어찌나 세게

불던지 날아갈 것 같은 날씨였지만

깨달음과 외출을 했다.

엄마 생신선물로 뭘 보내드릴까 싶어 긴자(銀座)로

나가 유락쵸(有楽町) 사이에 있는

안테나숍들을 찾았다.

안테나숍은 전국 각 지역의 공예품, 식자재, 쥬류,

채소, 생선, 액세서리 등 그 지역에서만 나는

특산품을 판매하는 곳이다.

홋카이도(北海道)에서 오키나와(沖縄)까지

그 지역 대표음식들과 명물들이 준비되어 있어

요즘처럼 코로나로 여행을 못하게 되면서

이 안테나숍이 인기가 많아졌고

우리도 자주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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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냉동된 식재료이 다양해 고향에

내려가지 못하는 분들은

자신의 고향의 맛을 보기 위해

이곳을 찾은 경우가 많다. 

각종 지역에서 나는 독특한 채소들은 물론,

단무지, 젓갈, 조림, 어묵, 마른 포, 두부,

요구르트, 군고구마, 인스턴트 라면 등

없는 게 없이 다 있다.

같은 재료로 음식을 만들어도 각 지방만의

양념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처음 보는 음식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 예전에는 시식을 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전혀 안 하네..]

[ 당신 낫토 좋아하니까 저기 낫토 쿠키랑

초코 한 번 사 봐 ]

[ 싫어.낫토는 그냥 먹는 게 제일 맛있어]

우리는 오키나와 소금을 좋아하는데

이번에는 엄마에게 드릴 것까지 함께 샀다.  

깨달음은 자신의 고향 미에(三重) 안테나숍이

없다며 솔직히 자기 시골은

특별히 내놓을만한 특산물이 없다 보니

매장을 채울만한 물건이 없을 거라 했다.

[ 깨달음, 여기 오사카(大阪)에서 다코야끼 먹고 갈까?]

[ 아니, 내가 좋아하는 가게는 이곳에 

납품을 안 하나 봐. 없어..]

[ 어떤 다코야끼인데? ]

[ 수프에 띄워서 먹는 다코야끼가 있는데 

찾아봐도 안 보여, 근데 이 소스 냄새를

맡으니까 갑자기 오사카 가고 싶다 ]

[ 나도 ]

[ 다음 주에 갈까? 긴급사태 해제되면? ]

내가 대답을 안 하자 옆구리를 치면서 

가자고 꼬드긴다.

[ 나도 진짜 가고 싶은데 참아야 될 것 같아..

아직 코로나가 무섭잖아,,]

아버님이 좋아하는 쿠키와 가쯔오 조림을 사고

깨달음은 니혼슈를 한 병 사고 싶다며

아키타(秋田)로 들어갔다.

지리적으로 따지면 참 멀고도 먼 곳이지만

안테나숍은 다행히도 각 매장이 근처 가까이

붙어 있어 한꺼번에  둘러볼 수 있어 

쇼핑하기도 편하다.

후쿠오카에서 명란젓을 하나 사고 있는데

깨달음이 또 바짝 다가와서는

후쿠오카는 어떠냐고 물었다.

[ 포장마차에서 명란젓 안주삼아 니혼슈 마시고

싶다고 그랬잖아, 그니까 갈까? ]

[ 그랬지.. 근데 지금은 아니야,, 아직 위험해..]

[ 아무 데도 못 가네...]

우린 쇼핑한 물건들을 일단 한 번 정리를 하고

빵집을 가기 위해 자릴 옮겼다.

이곳은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늘 긴 줄이

서 있는데 우린 이 집 식빵을 즐겨 먹는다.

[ 오늘은 두 통 살까? ]

[ 아니.. 냉장고 꽉 찼어 ]

[ 냉장고에 넣기 전에 다 먹어버리지 뭐. ]

[..................................... ]

집으로 돌아와 엄마에게 보낼 선물을 포장해

우체국 아저씨에게 맡겼다.

[ 저 소포들은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데

나는,,, 아무 곳도 갈 수가 없네..]

우체국 아저씨가 들릴 듯말 듯한 

목소리도 내 뒤에서 구시렁 거리는 깨달음.

[ 다음 주에도 안테나숍에 가자 ]

[ 이젠 살 것도 없어 ]

[ 아니. 다음엔 쇼핑이 아니라 2층에 있는

식당에 들어가서 차분히 음식들을 맛보고 싶어서 ]

직접 갈 수 없으니 그냥 분위기라도

그곳에 간 것처럼 느끼고 싶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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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ijapan.tistory.com/1280

 

남편을 또 반하게 만든 서울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우린 짐가방을 챙겼다. 저녁에 들어와서 해도 될 거라 생각했지만 늦게까지 밖에서 놀고 술까지 마시다보면 짐을 제대로 챙기지 못할 가능성이 발생한다는  염려가 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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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을 달래는 방법이 많이 있긴 하지만

특히 그 지역에서만 먹을 수 있는

특정한 음식을 먹으면 왠지 위로가 될 것이다.

정말 다음 주에도 갈 거냐고 확인차 물었더니

오늘처럼 한 바퀴 둘러보면서 먹고 싶은 것들을

먹고 난 후, 코리아타운으로 옮겨갈 거란다.

코리아타운에서 뭘 먹어야 할지 모르겠지만

그리움을 채울 음식을 하나 먹을 거라고 한다.

그게 뭔지 꼬치꼬치 물으려다 그냥 참았다.

우리 부부는 매주 이렇게 전국 각지를

방황하듯 돌아다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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