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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

인삼즙을 앞에 두고,,,삶과 죽음

by 일본의 케이 2015.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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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 엄마에게서 소포가 왔다.

추운데 또 뭔가를 바리바리 싸서 보내셨다.

2월달, 아빠 기일 때 가니까 아무것도 필요없다 말씀 드렸는데도,,,

 

멀리 계셔도 마치 내 살림을 다 알고 계신듯 필요한 것들만 보내주셨다.  

배즙, 감기약, 마른 미역, 쥐포, 고추가루, 된장, 풋고추, 인삼즙, 태현이가 두고 간 셀카봉,,,,

만들어 놓은 인삼즙이 떨어져가고 있는 걸 어찌 아셨을까,,,

 

바로 인삼을 씻어 털어 말렸다.

그렇게 3일을 말린 오늘, 대추와 함께 인삼을 2시간쯤 달이고 있는데

퇴근하고 돌아온 깨달음이 킁킁 냄새를 맡더니

냄새만으로도 힘이 쏟는 것 같단다.

 

식사를 끝내고 따끈하게 달여진 인삼즙을 한 잔 권했더니 뜨겁다며

구체적으로 인삼이 어디에 좋은지 좀 검색을 해보겠단다.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해주고, 면역기능을 증진시켜줄 뿐만 아니라

항암제로 인해 발생하는 부작용을 방지하고 수술 후 조기회복이 가능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고 이렇게까지 효과가 있는 줄 몰랐다며 다른 사이트를 또 열어본다.

날마다 먹어야 효과가 두배로 증가하네,,, 피로회복에도 그만이네,,,,등등

 

그렇게 여러 사이트를 읽어보다가 갑자기 자기 친구들에게도 먹여주고 싶단다.

이걸 마시면 다들 장수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고,,.

[ .......................... ]

실은, 지난 주 신년 연하장 속에 대학동창의 상중엽서가(喪中はがき)포함 되어 있었다.  

그 해 가족 중에 상을 당하면  신년마다 의례적으로 하는

연하장 교환을 상중이기에 자제하겠다는 의미를 뜻하는 엽서였다.

인삼즙을 앞에 두고 보니 지병으로 떠난 동창이 문뜩 떠오른단다.

세상을 뜨기엔 아직 젊은데 이런 건강음식들을 먹어 두었다면

좀 더 오래가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친구 몫까지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말없이 한모금 마시기 시작했다.

깨달음은 자기 측근에서 누군가가 세상을 떠나면

먼저 떠난 그 사 몫까지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먼저 한다.

우리 후배에게 불행한 일이 계속해서 생겼을 때도

자기가 받을 불행을 대신 받는다고 생각하듯이

누군가의 죽음 역시도 깨달음에겐 먼저 간 사람이 남긴 몫을 생각하고

지금 자기가 살아 있는 건 그들 덕분이라고 믿고 있다.

인삼즙으로 장수 한다면 누가 안 먹겠냐고 생과사는 운명이고

하늘의 뜻이라고 위로차 얘길 했더니

인삼즙 뿐만 아니라 장수 할 수 있는 음식들을 젊었을 때부터 먹어서

축척해 두었으면 좀 더 여생을 즐기지 않았을까 싶었다고

날 한번 쳐다보더니 한 잔 더 달란다.

[ .......................... ]

그리고 인삼즙 외에 장수하는 한국음식이나 요리, 약재가 있으면

 자기에게 적극적으로 만들어 주란다.

자기도 주위 친구들에게 한국 인삼즙의 효능을 알리고 권할테니까

앞으로 더 맛있는 거 많이 먹고 더 건강하게 살잔다.

건강음식을 먹는 게 장수의 지름길이겠지만 뭐든지 과하면 안 된다고

지금처럼 조금씩 건강에 유의하면 될 거라고 그랬더니

자긴 100살까지 살 생각이니까 두 잔씩 마셔야 할 것 같다고 한 잔 더 달란다.

알맞게 식은 인삼즙을 한 잔 더 떠다 주면서 느꼈다.

이 사람도 자기 자신이 늙어감을 염려하고 있구나라고,,,.

인삼즙으로 조금이나마 불안요소가 엷어진다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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