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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일본 지하철에서 지갑을 줍던 날

by 일본의 케이 2015.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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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 내리자마자 핑크색 손지갑을 들고

분실물 관리소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우리가 종착역에 내릴 때까지 내 옆좌석에 놓여있던 지갑이 주인을 잃은 채 그대로였다.

그래서 깨달음이 갖다 주자고 역에 있는 분실물 관리소를 찾은 것이다.

문을 열고 00행 지하철, 몇번째 차량, 오른쪽 좌석 두번째에 놓여있었다고

상세히 보고를 하자, 아저씨가 우리들 보는 앞에서 지갑을 열어 보이셨다.

마치, 증거를 같이 공유하자는 듯이....

 

아저씨가 지갑 속에 내용물을 보여주시면서

카드, 밴드, 약등이 들어있다고 우리에게도 확인을 시켜주셨다.

그렇게 아저씨께 지갑을 맡기고 우린 집을 보러 가기위해 환승을 했다.

 

나도 일본 온지 3년째 되던 해 택시 안에 손가방을 놓고 내린 적이 있었다.

이틀후 한국에 가기 위해 쇼핑을 잔뜩하고 짐이 많아 탔던 택시 안에

손가방을 놓고 내린것이였다.

현금도 10만엔(그 당시 한화 130만원) 이나 찾아

 지갑에 넣어 두었기에 더 애가 탔던 기억이 난다.

영수증에 적힌 택시회사로 전화를 해 탑승시간, 탑승장소를 말하고

손가방의 색깔, 형태도 간략하게 얘길 했었다.

그렇게 기다린지 1시간 후 택시회사에서 전화가 왔었고

내가 내린 장소까지 다시 갖다주셨다.

감사하다고, 감사하다고, 코가 땅에 닿게 인사를 했더니

내가 내린 후 바로 타신 남자 승객이 건네주더라고 찾아서 다행이라며 바람처럼 돌아가셨다.

그 후로도 핸드폰을 한 번 잃어 버린 적이 있었는데 그것도 이틀후에 되돌아 왔었다.

내 주위의 학생들은 잃어버린 채로 못찾은 경우도 있었지만

난 모든 물건들이 100%돌아왔었다.

(일본 야후에서 퍼 온 이미지)

 

일본은 남의 물건에 맘대로 손을 대지 말라고 어릴적부터 교육을 시킨다.

어린이들끼리 같이 놀 때도 남의 장남감을 함부로 만지거나 그러지 않고

 만져보고 싶으면 만져도 되겠냐고 먼저 물어 본 뒤, 순서를 정해서 갖고 놀게 한다.

그래서인지 길거리에 떨어진 물건(잃어버린 물건)들은

그 자리에 그냥 그대로 두거나 밟히지 않게 나무 위나 화단에 걸쳐 놓는다.

 잃어버린 사람이 다시 찾아 갈 수 있도록 눈에 띄기 좋게....

우산, 모자, 손수건, 장갑, 자전거 키, 담배케이스 등등

작은 물건들이 거의 대부분이지만 주인 손에 돌아오는 확률은 아주 높다. 

 

해외에서 살다보면 분실물 때문에 당황하고 속상해 할 때가 많다.

어디가서 찾아야 할지, 뭐라고 말을 해야할지 걱정이 앞서지만

대처방안이나 처리과정을 미리 알아 두면 훨씬 일이 빨리 수습된다.

먼저, 부재중에 도둑이 들거나 물건을 도둑 맞았을 때에도 즉시 경찰에 연락을 하고
 
특히 예금통장, 신용카드 등을 분실했을 때는

 은행과 카드 발행회사에 신고가 필요하다.

 교통기관 이용시 물건을 분실한 경우엔 역 사무소, 분실센터에 연락을 하고

길거리등에서 잃은 경우는 근처 파출소나 경찰서에 신고하시는 게 가장 빠르다.

유실물,분실물은 일정기간이 지나면 경시청 유실물센터에 모아지게 되므로

바로 찾아지지 않더라고 조금 시간을 갖고 기다리다 보면 80%이상은 되돌아 온다.

 

세상 어디라도 사람 사는 곳엔 분실, 사고, 도난이 따라 다닌다.

그 어떤 상황일지라도 주인을 찾아 주겠다는 의지가 그 사회 속에 

얼마만큼 정착되어 있느냐에 따라 주인 곁으로 돌아가는 확률이 높아진다.

내가 살아 본 이곳 일본은 다른 나라에 비해

되돌아 올 확률이 아주 높은 나라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되돌려 주는 사람도, 찾는 사람도 기분 좋은 사회가 자리잡혀 있는 나라이다.

주운 물건을 가져가는 건 범죄라는 인식으로 살아가는 일본사람들이다.

이런 마음으로 한일관계도 움직여진다면 양국이 좋은 일만 있을텐데라는

허망한 욕심을 잠시 부려보는 시간이였다.

 교통사고를 포함한 모든 트러블은 110번으로

분실물은 경시청 유실물센터로 (전화 03-3814-4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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