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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일본은..

일본은 벌써 추석 준비를 한다

by 일본의 케이 2020. 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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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초인종이 울렸다.

지난주부터 오쥬겐お中元(추석선물)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일본은 8월15일이 오봉お盆(추석)이다.

 그래서 마트에서는 추석용품들을 

 팔기 시작했고 이렇게 추석선물들이

배달되어져 오고 있다.

일단 집으로 선물이 들어오면 먼저 발송인,

 거래처가 어딘지 깨달음에게 사진을 보내고

풀어본다.

올해는 우리집에 보내진 추석선물이

작년과는 조금 다른 목록들이였다.

코로나로 외출이 줄고 집에 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식사대용으로 먹을 수 있는

품목들이 늘었다는 걸 느꼈다.

장기보존이 가능한 소면,

전자렌지에 데워서 먹는 덮밥세트.


메론과 연어는 내가 좋아한다는 걸 알고

 늘 보내시는 분이 잊지 않고 올해도 같은 것으로

보내주셨다. 

그리고 과일이 들어있는 젤리류와 

건강차로 만든 음료가 들어왔다.

예전엔 늘 니혼슈(일본정종)나 맥주를 

 보내셨던 분이였는데 올해는

 건강음료를 택하신 것 같다.

난 원래 주전부리를 거의 하지 않는 사람이여서

젤리류는 깨달음 방에 모두 갖다 놓았다.

 그러면 깨달음이 새벽에 일어나 책을 보거나

도면체크를 하면서

 이 젤리를 하나씩 먹는다고 했다.


퇴근하고 돌아온 깨달음 손에 들려있는 건

우메보시(매실절임)였다.

[ 이것도 선물로 들어 온 거야? ]

[ 응, 항상 집으로 보냈던 분인데 이번에는 

착각을 하셨는지 회사로 보냈더라구, 그래서

가져왔어, 당신 우메보시 좋아하잖아 ]

[ 응, 고마워]

건강 음료를 깨달음 방에 가져다 정리하는데

불쑥 한국은 추석이 언제냐고 묻는다.

[ 10월 1일이더라구]

[ 원래 9월정도 아니였어? ]

[ 응, 음력이니까 매년 조금씩 달라]

[ 그 때는 한국에 자유롭게 갈 수 있을까? ]

[ 몰라,,,]

6월에 가지 못해 7월행으로 변경했던 티켓도

실은 어제 취소를 했다.

비자를 완화하긴 했지만 나는 재입국 대상에

속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 한국 추석날이 언제인지 궁금했어? ]

[ 응,,추석이면 가족들도 다 모이고 음식도

맛있는 거 많잖아,,근데 10월쯤이면 우리가 

갈 수 있을까해서..그땐 코로나가 잠잠해질까? ]

[ 내 생각에는 전혀 잠잠하지 않을 것 같애.

여기 일본도 지금 계속해서 늘고 있고

한국도 잠잠하다가 또 터지고 터지고 그래서,,

또 추워지면 더 코로나가 퍼질거라고 그랬잖아]

내 얘길 들으며 옷을 갈아입던 깨달음이 

이번 오봉( 8월15일)때 온천이라도

 다녀오자고 한다.

 지금으로 봐서는 다시 긴급사태를 실시해야할

상황이여서 별로 가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 그럼, 이번 오봉에 오리지널 일본식으로

한번 보내볼까? ]

[ 어떻게? ..]

[ 떡도 사고, 등도 사고. 음식도 만들고,,

일본도 오봉은 설 다음으로 큰 명절이이야]

[ 알아,,,]

웬지 목소리가 들뜬 깨달음과 달리 난 아무런

감흥도 생기지 않았다.


일본의 오봉은 고유명절로 

선조의 령을 모시는 날이다. 

우리의 추석과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기간은 8월13일부터 16일까지 4일정도이다.

이 기간에는 조상의 혼백을 맞이한다는 뜻으로

소나 말을 비유한 가지나 오이에 나무젓가락으로

 다리를 만들어 혼령이 타고 움직일 수 있도록

 준비해두고 집앞에 등불을 켜놓으며 

조상의 혼백을 맞이한다.

(일본 야후에서 퍼 온 이미지)

오봉이 끝나면 그 혼백이 그들의 세상으로 되돌아

 갈 수 있게 등불을 바다나 개울에 띄워보낸다.

또한 그 기간에 먹는 음식으로는 오무카에당고라는

 흰떡과 장수와 좋은 일이 이어지기 바라는 

마음에서 소면을 먹기도 하며, 오하기라는 

팥 안에 거칠게 으깬 찹쌀떡을 먹는다.

그리고 추석날은 쇼진요리 (精進料理) 라는 

동물적 재료를 사용하지 않고 

두부나 채소를 이용한 요리를 하는데

빨강, 파랑, 노랑, 검정, 흰색 5가지 색으로

삶거나 굽고, 찌고, 튀기고 생식의 5가지 방법을 

이용해서 음식을 만든다. 

[ 깨달음, 쇼진요리도 만들어 먹자는 거야?]

[ 음,,그냥 나물로 대체하면 되지 않을까? ]

[ 그럼 떡은? ]

[ 음,,,그건 떡국으로 하면 안 될까?

그냥 우린 한국식으로 하는 게 좋겠다 ]

[ ............................... ]

이곳은 8월15일,추석을 향한 명절 분위기가

 조금씩 짙어가고 있다.

난 부질없는 희망이 되겠지만 일본의 추석날,

한국에 깨달음과 함께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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