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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일본은..

일본 사우나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대화

by 일본의 케이 2016.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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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도 온탕에 들어가 있어

오늘 따라 유난히 오래있네.. ]

[ ? 그냥 모른척 하면 되잖아.]

[ 싫어,,저 여자 얼굴도 보기 싫단 말이야,,,]

[ 그래? 잠깐만 내가 한 번 내다 봐 볼게 ]

[ 더워서 죽겠어, 땀을 너무 흘렸는데,,

나가고 싶어도 저 여자와 마주치는 게 너무 싫어 ]

[ 그 때 그 일 때문에 그래? ]

[ ,,얼마나 어이가 없었는데..

그 뒤로 나한테 사과도 안 했어..그래서 더 싫어..]

[ , 나갔다, 탕에서 나갔어, 안 보여~]

내가 다니는 스포츠센터는 역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이곳으로 이사를 온 후로도 난 제일 크고 

시설이 괜찮은 스포츠센터에 등록을 했다.

오늘 사우나실에서 보고 들은 모습은

 내가 8년을 살았던 옛 동네 스포츠센터 

사우나실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고 대화이다.

(일본 야후에서 퍼 온 이미지)


일본의 50대 이후 아줌마들은 

상당히 남을 의식하며 산다

그리고 새로운 사람을 받아들이는데 

거부감을 갖고 있으며 좀처럼 마음을 열려고 하지 않는다

비단, 일본 아줌마들 뿐만은 아닐 것이다

사람이 쉰살이 넘어가면 삶의 연륜으로 인해

 자기만의 고집된 생각들이 정착을 하고 

점점 이해의 폭도 좁아간다고 한다

그래서도 더더욱 남을 이해하는데 인색해지는데

 일본 아줌마들에게 나타나는 다른 특징은 

본인이 [나카마하즈레-仲間はずれ] 를 당하지 않을까

 두려워해서 본인의 의사보다는

 리더격의 사람 말에 휩쓸려 가는 경우가 많다라는 것이다.

(일본 야후에서 퍼 온 이미지)


나카마하즈레란 따돌림을 받거나

 외톨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갖고 있다

나카마(仲間)는 친한사이, 동료, 한패를 뜻하고

하즈레 (はずれ)는 빗나가다, 맞지 않다를 의미하는데

 이 두 단어가 만들어낸 어느 소속에서 

따돌림을 당한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아줌마들은 누구 하나를 타겟으로 삼으면 

그 타겟이 솔직히 자기와 무관한 사람일지라도 

남들이 싫어하면 자신도 싫다는 쪽으로 손을 들어준다

그렇게 어느 집단에서 눈 밖에 나면 집중적인 

공격이 대상이 되고, 소문도 빨라서 금새 

그 타겟은 외톨이가 되고 만다.

예전에 다녔던 스포츠 센터에서도 그렇게 

희생된 회원들이 몇 명 있었고난 그 타겟과 

아무런 감정이 없었기에 대화를 하고 그랬는데

 어느날 나와 친한 언니가 조심히

 내게 다가와서는 이렇게 말했다.

(일본 야후에서 퍼 온 이미지)


[ 케이짱,, 저 여자하고 친해?]

[ 아니요,,친한 건 아니고 같은 에어로빅

 교실에서 매일 얼굴 보는 사이에요]

[ ,,여자 소문이 안 좋은 것 같애..

예의가 없고 자기 멋대로래…]

[ 그래요? 난 못 느꼈는데…]

[ 그래서 여기 다른 아줌마들이 저 여자 싫어해… , 

그니까 케이짱도 너무 가까이 하지마 ]

[ , 그래요? 난 아무 상관 없는데..]

[ 아니야,,그래도 남들이 다 싫어하는데 케이짱이

 친하게 지내면 케이짱도 이상한 사람으로 보이잖아…]

[ ........................ ]

대충 이런식의 대화였고, 아마도 내가 그 타겟과 

친하게 지내면 나도 그 타겟처럼 나카마하즈레니를

 당할 것같아 걱정되서 하는 얘기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난 그 그룹에 아니, 그 아줌마들의 왕따작전에

 관여하고 싶지 않았다. 더 솔직히 말하자면 

그들에게 아무런 관심이 없어 지금껏 

해왔던대로 했었다

그 뒤로도 묘한 분위기가

 맴도는 건 몇 번 느끼긴 했지만 난 관여하지 않았고

 내가 그들의 태도에 아무런 반응을 안 보였더니 

내게 더 이상 자기네 분위기를 알려주지 않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타겟은 한 달 뒤에 스포츠센터를 

그만 두었고 반년만에 길거리에서 

우연히 만난 그 아줌마는 다른 곳에 옮긴 이유가 

거리상의 문제였다고 말씀 해주었다.


어찌보면 참 유치하고치사하지만 가장 무서운 것은,

타겟과 같은 공간에 있을 때는 마치 친한사이인 것처럼 

인사와 안부를 묻고 웃으며 얘길 나눈다.

하지만 그 타겟이 사라지고 나면 그곳에 남아 있는 자들끼리 

바로 험담과 악담들을 하기에 정작 타겟은 

자기자신이 희생양이라는 걸 모른다는 것이다

그렇게 내몰린 아줌마가 더 이상 눈에 보이지 않으면

 그 그룹도 그 타겟에 대해 언급을 하지 않는다 

일본에서는 집단이 형성되는 곳이면 그곳이 

어디든 이런 따돌림이 도사리고 있다.

아무런 인과관계도 형성되지 않는 

스포츠센터에서도 빈번히 왕따, 따돌림이

그것도 쉰 살이 넘은 아줌마들 

사이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내가 당하는게 두려워 자신과 상관없는 남에게 

시선이 가게 힘을 실어주는 자체가 참 비겁하다.

이들은 어느 그룹, 단체에서 소외 되는 것을

가장 두려워한다. 이것은 섬나라의 특징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일면이라 할 수 있다.

정치, 경제, 그리고 사회의 모습들

특히, 인간관계에서 이들은

혼네(본심)를 드러내지 않고 살아가고 있다.

들여다보면 참 단순하기 그지 없는 행위들이지만

 이것 역시도 이들이 공동체를 의식하며

 살아가야하는 문화의 한 형태라 생각한다.

조금은 더 솔직하고, 조금은 더 자신에게

당당하게 살아가면 훨씬 좋을텐데

늘 주위를 살피며 살아가는 모습들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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