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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일본인이 느끼는 한국인의 친절함

by 일본의 케이 2016. 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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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이나 늦어서야 약속장소에 도착한 나는

가게 안의 북적대는 손님들 속에서 일행들을 

금방 찾아냈다. 미팅 때문에 늦을 거라고

미리 얘긴 해두었는데 막상 멤버들을 보니

왠지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근, 2년만에 보는 얼굴들이였다.

내가 이들과 알게 된 사연들은

각자 다르지만 학생신분이였을 때부터 알게 되었고

다들 년령도, 직업도 다른 개성파이지만

한국에 관심이 많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정기적인 모임이 아니기에 맴버들이 

모두 모이긴 힘들어도

아주 자유롭게, 아주 편하게 만나는 사이이다.

오늘은 나를 포함해 모두 6명이 모였다.

건배를 시작으로 그동안의 안부와 서로의 생활들을

허심탄회하게 얘길 나누며 술잔이 오갔다

 

 

한 친구는 프랑스에서 1년간 근무를 했었고,

다른 친구는 어머님이 뒤늦은 재혼을 하는 바람에

가족관계가 복잡해졌다는 얘기....

 애인과 헤어졌다는 얘기...

회사동기와 사무실을 차렸다는 친구도 있었다.

그렇게 얘기가 이어가다 항상 빠지지 않고 나오는

일본경기, 아베노믹스, 도지사 선거에 관한

현실적 얘기들도 좀 하다가

프랑스 다녀온 친구가 프랑스 요리도

매일 먹으니까 질리더라고

정종에 덴뿌라가  너무 먹고 싶어다면서

우리들에게도 정종을 한 잔씩 권했다. 

제일 그리운 건 역시, 내 나라 음식이더라며

프랑스에 있는 일식집을 가도 그 맛이 나질 않아서

아시아슈퍼에서 산 컵라면을 많이 먹었다고 한다.

나보고 10년 넘게 살고 있는데 잘 참는다면서

슈퍼에서 사 먹어 본 신라면도

왠지 정이 가더라고 했다.  

 

애인과 헤어졌다는 미우라씨가 2주전 코리아타운에

다녀온 얘기를 하면서 신라면보다 

요즘은 짬뽕라면을 많이 먹는다고 가르쳐주었다.

미우라씨는 7년전부터 화장품 사업을

 

한국, 중국, 대만에서 하고 있다.

이번에 코리아타운에서 한국남자의 친절함에 반해

앞으로 한국남자를 한 번 사귀어 볼 생각이라고 말하자

다들 박수를 쳐가며 웃으면서

잘 생긴 남자 좋아하니까 꼭 [미남]을

찾아보라고 한마디씩 했다. 

그 소리에 미우라씨가 질세라 그렇지 않아도 넓은곳에서

찾으려고 다음달에 한국행 티켓을 예약해 두었단다.

 한국인의 친절함에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오기 힘들다고 자기가 받은 친절함을 나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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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무언의 친절함.

쇼핑매니아인 친구와 명동, 남대문에서

어마어마한 쇼핑을 하고

호텔로 돌아가기 위해 계단을 올라가려는데

 30대쯤 보이는 남자분이 뭐라고 한국말을 건네더니

 자기 가방을 지상까지 들어다 주더란다.

짐을 내려놓고 쏜살처럼 사라지는 바람에

감사하다고 말도 제대로 못하고 사라져버린 남자의

뒷모습을 보며 역시 여자를 지켜줄지 아는 남자라는

 생각에 어찌나 멋있던지 그 남자의 뒷통수가

 잊혀지지 않았단다.

당연한 일을 한 것처럼 자기의 친절을

굳이 표내지 않는 그 겸손함이 너무 좋았단다.

 

2. 자기 것을 아낌없이 내준다.

새벽쇼핑을 하는데 기온이 떨여져 엄청 추었던 어느날,

같이 따라가 준 한국인 친구가 갑자기 목도리를 풀어

자기 목에 감아주는데 친구의 체온이 그대로 전달되는

그 느낌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고 한다.

미안해서 괜찮다고 괜찮다고 사양했지만

친구는 옷에 딸린 모자를 뒤집어 쓰면 된다면서

여행길에 감기 걸리면 안되니까 그냥 목도리를

하고 있으라고 했단다.

자기도 추었을텐데 남에게 그런 따뜻한

배려를 할 수 있다는 게 쇼크였고

자기였다면 그 상황에서

친구에게 목도리를 건네주지 못했을 거란다.

일본인은 솔직히 자기가 손해나는 일은 안 하는데

혀 그런 게 느껴지지 않아 좋았단다.

 

3.  진정한 의미의 친구를 느끼게 한다. 

한국에 가끔 때마다 오랜만에 왔다고

계산을 해주는 친구들이 많아서 미안하단다 

자기보다 나이가 많다고,자기가 여자라고,

 일본에서 왔다고,  친구다고 내 주고,,,

너무 고마우면서도 미안한 친절함이여서

그러지 말라고 했더니 절친끼리는

이렇게 하는 거라고 당황해 하는 자기에게

설명을 해주긴 했지만 그래도 많이 미안했단다.

일본에선 가족들끼리도 더치페이하는 경우가

많아졌는데 한국에서의 [친구]는 가족과 같은

개념으로 통용되는 것 같아 참 따뜻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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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같이 아파해주고 같이 슬퍼해 준다.

감기 기운으로 밥을 먹었고 있을 ,

그래도 먹어야 한다고 호텔까지 찾아와 

우동 그릇과 감기약을 사다 주는 옛동료를 보고

자기 부모보다 친절한 사람을 태어나

처음으로 만나서 눈물이 앞을 가렸다고 한다.

가족도 아니고 친척도 아닌데 이렇게까지 따뜻하게

대해 준다는 것에 많이 놀랬다고 한다.

 

 

 

 

5.  한쪽도 나눠 먹는다.

먹을 때는 물어봐 줘서 고맙단다.

  먹는다고 그래도 먹어보라고

권하고 떼어주는 훈훈한 , 아마도 자기가

일본인이여서 보라고 권하는 같은 생각도

들지만 어딜가나, 그게 무엇이든,

먹어 보라고 건네주는

 모습이 사람 마음을 푸근하게 만든단다.

함께 먹고, 함께 느끼는 공유관계가

 자연스러워 너무 고마웠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일부러 권하는 거의 없거나

 서로 하나씩 교환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국은

 그냥 주려고 하는 모습이 좋았단다.

요즘, 한국도 유교사상이 거의 남아 있지

않는 걸로 알고 있는데

한국인 특유의 [정]문화가 사람관계를

끈끈하게 만드는 것 같단다. 

사람도 그렇듯, 알면 알수록 매력적이듯이

한국도 갈 때마다 새로운 모습, 새로운 문화를

접하게 되서 좋다는 미우라씨....

얘기를 듣고 있는 남자분들이

이번에 한국가면 꼭, 멋진 남자 만들어서 데리고 오라고

또 우스게 소리를 하자, 정말로

배용준보다 더 잘생긴 남자로 꼭 데려오겠다고

호기롭게 장단을 맞추는 미우라씨.

우린 그렇게 저녁 10시가 다 되도록

이야기 꽃을 피웠다.

이곳 생활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럭

여러 유형의 일본인들을 접한다.

한국을 뼈 속 깊이 진심으로 좋아하는 사람,

한류에만 관심이 있는 사람, 

 매운음식이 좋아 한국을 좋아하게 된 사람,

1년에번이상 한국에 건너가

 먹거리 탐방을 하는 사람,

한국은 싫어하는데 K-POP만 좋아하는 사람, 

그냥 입으로만 한국이 좋다고 가장하는 사람,

 하지만 미우라씨가 얘기하는 한국인들의

 친절함은 다른 멤버들도 공감하고 직접 경험하고

느낀부분이였음을 털어놓았다.

따스함이 다른 일본인들에게도

전달 된다면 지금처럼 냉냉한 한일 관계가

조금은 더 가까워질텐데...

우리들의 작은 행동 하나하나가  이들에겐

 따스함으로, 정으로 느끼고 있음을

있었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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