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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일본에서 외국인 세입자들을 보는 시각

by 일본의 케이 2015.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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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하기 위해 짐이 가득한 우리집을

 보러 온 팀이 이제까지 총 8팀이였다.

일본인 외에도 외국국적을 가진 분들이였고

대부분 신혼부부가 많았고 동거커플, 그리고 독신,,,

이 집을 세 놓는데 있어서 특별한 조건은 없었다.

내가 외국인이고, 깨달음 역시 그런 면에서는

전혀 문제시 하지 않았기에 국적불문, 연령불문이였다.

 요즘같은 세상에 자국민, 외국인 가린다는 게 웃기긴 하지만

아직도 이곳 일본은 외국인에게 세를 내주는 걸(월세)

탐탁치 않게 생각하는 집주인들이

알게 모르게 꽤 많은 게 사실이다.

그렇게 8팀이 우리집을 보러 왔고

 맘에 들어 계약을 하고 싶어하는 팀이 두 팀 있었다.

먼저 신청서를 낸 팀은 외국국적의 신혼부부였다.


 

부동산측에서 일단 전화가 왔고

 세입을 원한다는 그 외국인 부부의 신청서와 함께

부부의 신상이 적나라하게 들어나 있는

두 장의 팩스로 날라 왔다.

한 장은 월수입, 직장명, 이사하는 이유,

지금 사는 곳의 월세까지 적혀있고,,

다음장은 외국인등록증이 카피 된 것이였다.

그 외국인 등록증엔 비자종류및 체류기간들이 기재 되어 있다.

나도 가지고 있는 외국인등록증...

서류를 보다가 일본 유학경험이 있는

후배에게 카톡을 보냈다. 

왜 짠한 생각이 들었는지 나도 잘 모르겠는데

아마도 내가 일본생활 초창기 때, 학생신분으로

 방을 구하기 힘들어 씁쓸했던

기억들이 잠깐 스치고 지나갔던 것 같다.

서류를 자세히 봤더니 남자분 비자가 다음주에 끝나고

여자분은 취업을 할 수 없는 비자였는데

직장주소가 적혀있었다. 

남편분이 자영업을 하신다고 했는데,,,

 비자는 신청을 했을 것이고,,,

아내분은 어떻게 취업을 한 것일까...

 잠시 아무말 없이 신청서를 보고 있었더니

깨달음이 가져가 훓터보더니

내가 염려하던 부분을 바로 알아내고는

부동산측에 전화를 걸었다. 


(일본야후에서 퍼 온 이미지)

 

이곳 일본은  집을 빌리기 위해서는 보증인이 필요하다.

요즘은 그래도 보증인제도가 조금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보증인, 그것도 일본인 보증인을 원하는 곳이

80%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에게는....

일본인 보증인이 없는 경우는

불법으로 보증인이 되어 줄 일본인에게

약간의 사례금 내고 보증인역할을 부탁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부동산 회사를 다녔던 후배가 해 준 얘기에 의하면

일본의 부동산측, 그리고 일반적인 일본인 집주인들이

외국인 세입자 관한 이미지는 대충 이러했다.

중국인은 방을 지저분하게 쓰고

한국인은 둘이 살겠다고 해놓고 여러명이 모여 사는 경우가 많고,

필리핀인은 파티가 많아 시끄럽고,,

미국인은 남녀 트러블이 많고,,,

유럽계는 약물사고가 잦고,,,

글로벌 시대, 다문화, 국제화시대라고 하지만 아직도

각 나라의 세입자에게 갖고 있는

 이미지는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는 듯했다. 

깨달음이 긴 통화를 하고 나서

부동산측에서 내일 세금명세서나 재직증명서를

 제출하도록 요구하겠다고 했단다.

꼭 그렇게까지 해야하는지,,,,

 그냥 우리에게 제출할 필요 없으니

 부동산측에서 알아보시고 문제가 없을 것 같으면 

바로 계약을 하자고 그러자

알겠는데 그래도 깨달음은 내일 서류들을

직접 확인하고 결정하고 싶단다.

[ ..................... ]

깨달음은 집주인 입장에 비중을 두었고

난 외국인 입장에서 그 부부를 접하고 있음을 느꼈다.

아무튼, 내일 별다른 문제 없으면 이 부부가

우리집의 세입자가 될 것이다. 행여 문제가 있다면

 두번째로 기다리고 있는 일본인 독신남자가 살겠지...

지금까지 세입자 입장이였던 내가

 집주인 입장에서 보게 된 입주 신청서,,,

서로 다른 입장일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지만

그곳이 어디든 내 나라가 아니면 괜한

서러움을 받는 게 타국살이인데 비록 월세일지언정

복잡한 심사없이 방을 구할 수 있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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