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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

장애인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

by 일본의 케이 2014. 1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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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케이야, 넌 처음부터 안 무서웠어?]

[ 뭐가 무서워~, 귀엽잖아~] 

[ 난 왠지 좀 무섭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고아원이 더 나을 것 같애...]

[ 내 눈에는 개성적으로 보이더라~]

[ 하여튼,,,, 넌 별났어,,..]

[ ....................... ]

[ 가서 뭐해? ]

[ 그냥, 같이 놀고 맛있는 것도 먹고, 장난도 치고 그렇게 놀아.. ]

[ 그게 재밌어?,,,]

[ 응, 재밌어 ]

[ 역시,, 난 잘 이해가 안 된다,,,뭘 어떻게 도와줘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

[ 그들에게 뭔가 힘이 되야한다고 생각하니까 그런거야,

 그냥 친구집에 들리는 감각으로 가면 돼~,  불안할 것도 거북할 것도 없어~]

 우린, 단지 몸이 정상일 뿐이야, 마음과 정신은 그러지 못한 사람들이 의외로 많잖아,

겉모양이 우리와 다를 뿐, 사는 건 우리네와 똑같아~ ]

[ 그래도 난,,,그냥 고아원이 편할 것 같다...]

장애인 센터에 갈 때마다 친구와 나눴던 대화가 떠오른다.

내가 재활원에 다니는 걸 늘 관심깊게 묻고 궁금해 했던 이 친구는 지금 간호사이다.

 

24살 때 처음으로 장애인 재활원이라는 곳을 갔었다.

여러 장애인들의 모습을 내 눈으로 직접 본 것도 그 때가 처음이였다.

지적장애, 지체장애, 시각장애, 청각장애, 정신장애,

복합장애, 장애의 종류, 장애의 정도는 모두 달랐다.

 

재활원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천진하게 웃으며 다가오는 그들이 난 처음부터 귀엽게 느껴졌었다.

짧고 부족한 손마디지만 가위질도 잘하고 책도 잘 넘기고 점토 만들기도 잘하고

불편한 다리지만 복도에서 또래 친구들과 공놀이도 하고 술래잡기도 하고

컴퓨터 자판도 발가락, 피아노도 발가락으로 멋지게 연주도 하고

사춘기가 시작되 거울을 끼고 살면서 예쁘게 머리단장하고 멋을 부리기도 하고,,,

그런 모습들이 내 눈에는 예쁘게만 보였다.

그렇게 장애인들과의 만남이 시작되었고 지금까지도 난 그들에게 관심이 많다.

만나면 만날수록 그 맑은 영혼이 부럽기도 하고

특히, 지적장애인들은 천사라고 표현할 만큼 순수하고 맑았다.

그렇게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을 눈 앞에 두고도

자기보다 몸이 더 불편한 친구에게 먼저 먹이는 모습을 보았을 때 머리가 절로 숙여졌었다.

내가 잊고 살아가고 있는 순수함들을 깨우치게하고 되돌아보게 했다.

그저 나와 다르다는 것에 관심이 있어 시작했던 일인데

 그들을 통해 많은 걸 배우고 있음을 매번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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