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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

저는 애국자가 아닌가 봅니다.

by 일본의 케이 2014.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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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 뭔 일 있어? ]

[ 요즘 니 블로그를 보니까 너무 한국 그리워 하는 것 같아서,,,]

[ 근데 너 한국 들어오면 3일 지나 다시 일본 돌아 가고 싶다고 그랬잖아, 적응 안 된다고,,, ]

외국생활 오래하면 한국에 다시 들어와 살기 힘들거야,,,,특히 너는 꼬장꼬장해서,,,]

[ .................... ]

나를 아주 잘 알고 있는 고교동창 민이였다.

 

내가 한국을 떠난 건,,,,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니다.

대학원 시절, 결혼을 생각했던 남자와 헤어지고,,,모든 게 싫어졌었다.

같은 공간에 있는 것도, 그와 함께 했던 시간들이 자꾸만 떠올라 견디기 힘들었다.

그냥, 3개월간 어학연수라는 걸 하면서 좀 휴식을 취하고 싶었다.

위치적으로도 가깝고 같은 아시아권이고 싫으면 바로 한국으로 돌아가기도 편하고,,, 

그래서 택한 곳이 일본이였다.

 

3개월이 지나니까  일어라도 마스터 해야겠다는 생각에 본격적으로 공부를 하게 됐고,,,

하다보니 욕심이 생겼고,,그래서 끝까지 남아 공부를 하다보니 10년이 넘어가고 올해로 14년에 접어들어 갔다.

일본 생활 3년 되던 해, 국적을 바꾸고 싶을 만큼 일본이 너무 너무 좋았다.

5년째 되던 해, 일본인의 미소 속에 숨겨진 본 모습을 알게 되었다.

8년째 되던 해, 일본어만 들어도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10년째 되던 해, 싫어도 좋은 척, 좋아도 싫은 척,,,,맞춰가면서 살고 있는 내가 있었다.

13년째,,,모든 게 질린다,,,그냥 한국에 돌아가고 싶어하는 나.....


(퍼 온 사진)

모든 걸 나이탓으로 돌릴 순 없을 것이다. 나이가 들면 고향이 그립다고들 하는 것처럼...

그리고 친구 말대로 한국에 돌아가면 후회할지도 모른다.

 일본 유학 6년 했던 우리 후배도 그랬다.

언니는 한국 들어와서 못 산다고~자기같은 사람도 힘든데 언니 무리일꺼라고,,,

자기도 사정만 괜찮으면 다시 일본에서 살고 싶다고,,,,,

 

아마도 내가 한국에 돌아가고 싶은 건, 내 본연의 모습이 아닌 일본사회에 맞은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게 더이상 싫어져서인지 모른다.

그 모든 걸 훌훌 벗어 던지고 나답게 살고 싶어진 것일게다.

한국인이여서 어쩌네,저쩌네라는 소리 듣기 싫어 2배로 3배로 노력했고  

어느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 왔는데 이젠 피곤해 진 듯 싶다.

 

해외에서 살아보니 애국이 뭔지도, 민족애가 뭔지도 조금은 알았다.

난 정치도 경제도 잘 모르지만 요즘들어 일본 정계가 자꾸만 비상식적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도

이곳이 더 질리기 시작한 또다른 이유임을 부인할 순 없다.

 싫다면서 지금 당장 떠나지 못하고 있는 건 무엇때문일까... 

난 지금 진정 뭘 원하고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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