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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친구로써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

by 일본의 케이 2014.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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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블로그에 자주 등장하는 여승 히비끼 씨가 보낸 우동이 저녁 8시가 넘어서야 도착을 했다. 

우리가  새 집을 찾고 다니기 시작할 무렵, 통화를 한 번 했었고

멋지게 갤러리 오픈하게 되면 자길 첫번째 초대작가로 불러달라는 얘기들을 했었다.

 

자기 작품이 프린터 된 엽서도 함께 동봉이 되어있다.

 

김치 잘 받았다는 감사의 인사말과 딸아이의 심장병이 발견 되었다는 얘기,,,,

어떻게 되겠지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내용이 적혀 있는데

늘 밝고 미래지향적인 사고를 가진 히비끼 씨 글에 어둠이 깔려 있다.

실은 첫째 딸도 심장병을 앓고 있다...그래서 참 마음 고생을 많이 했었는데

이번에 막내딸에게도 발견된 모양이다.

 

바로 전화를 했더니 받지 않았다.

주지스님인 남편과 함께 절을 지켜가고 있고, 여승으로의 역할도 하고 있기에 히비끼 씨는 늘 바쁘다.

4명의 딸들 키우느라 힘들텐데 틈틈이 그림작업도 하고,,,,,참 본 받을 게 많은 친구이다.

라인으로 막내딸(고유리짱)의 안부를 물었더니 40분 후에 답장이 왔다.

절에서 49제를 지내는 분들 마무리하느라 연락이 늦였다고,,,, 정밀검사는 7월이란다.,,

 

답답하기도 하고 히비끼 씨 목소리도 듣고 싶어 전화를 걸었다.

목소리는 언제나처럼 밝았지만 힘이 없었다.

어설프게 힘내라고,,, 잘 될 거라고 막연한 위로같은 말은 입에 담지 않았다.

그냥 내가 작은 힘이라도 되고 싶으니 언제든지 기대고 싶으면 주저하지 말고 기댔으면 좋겠다고

고유리짱을 깨서방도 딸로 삼고 싶다고 할 정도로 예뻐하지 않았냐고

그러니 동경에 가까운 친척이 있다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고,,,,,조심스레 말했더니

그렇지 않아도 검사결과에 따라 만에 하나 동경에서 병원생활을 할지 모른다고,,,

 그 때 되면 염치없지만 조금 신세를 질 수도 있는데 괜찮겠냐고 묻는다.

물론이라고 우리에게도 함께 할 기회를 주라고 그랬더니

그렇게 얘기해 주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것 같단다.

 

구절구절 긴 얘기는 하지 않았다. 

정밀검사 결과가 나오면 다시 한 번 통화를 하기로 하고 전화를 끊었다.  

사람은 모든 일을 좋게만 생각하고 살면 된다고, 그러다보면 나쁜 일도 좋은 방향으로 흐르게 되어 있다고

자기 운명을 좌우하는 것은 포지티브 마인드라고 입버릇처럼 얘기했던 히비끼 씨..

분명 괜찮을 것이라는 믿음과 혹 검사 결과가 어둡더라도

그녀는 또 멋지고 당당하게 엄마로써 자식의 병마와 싸울 것이다.

난 그냥, 그런 그녀를 조용히 지켜보며 미비하지만 서포트 해주고 싶은 마음이다.

7월달, 그녀의 목소리를 다시 들을 땐 예전처럼 통통 튀는 

해맑은 목소리가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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