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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커플들 이야기

한 해를 마감하며......

by 일본의 케이 2016.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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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까지 송년회가 있었던 우리는

늦은 귀가를 했고 오늘 아침에는

초인종소리에 잠이 깼다.

거래처에서 신년선물로 보내준 화분이였다.

워낙에 꽃에 관심이 없는 나는 바로 깨달음에게

건네주고 아침을 간단히 차렸다.

[ 밥 먹고 지난주에 못 끝낸 청소해야겠지?]

[ 응,,,알고 있어..]

[ 주방은 끝냈으니까 거실하고 각자 

방만 청소하면 될 것 같아..]

[ 응,, 알고 있어..]

깨달음 대답에서 하기 싫은 티가 잔뜩

묻어났다.

[ 귀찮으면 내가 할게 ]

[아니야,,내가 할 거야,,]  


내가 사진을 찍을 때마다 고개를 돌렸다.

[ 왜? 찍지 말까? ]

[ 아니,찍어서 블로그 사람들에게 물어 봐]

[ 뭘?]

[ 한국 남자들도 이렇게 집안 일 하냐고?]

[ ,,,,,,,,,,,,,,,,,,,,,,,,,,,,, ]

[ 오늘은 집안일이 아니라, 1년을 마무리하는

대청소잖아, 한국, 일본 할 것 없이

모두가 이 날은 청소를 해야 돼 ] 

[ 아니야,,절대로 한국남자들은 청소 안할거야

거실에 앉아 테레비 보거나 그럴 거야,,]

 [ 아까 당신이 한다면서? 싫으면 내가 할게 ]

[ 아니야, 사진 다 찍어서 꼭 물어봐 줘,

한국남자들도 보통 이렇게 청소하고 그러냐고]


그 뒤로 난 사진 찍는 걸 멈추고 그냥 내 방에

들어가 정리를 했다.

옷도 버리고, 책도 버리고,,노트북도 버리고

커텐을 세탁하기 위해 나갔더니 깨달음이 불렀다.

[ 나 지금 하는 것도 찍어 줘]

[ 주방은 내가 했는데 왜 하는 거야?]

[ 좀 더 반짝반짝 만들려고,,얼른 찍어...]

[ 왜 증거 남기게? ]

[ 내가 이렇게 열심히 일한다는 걸 

모두에게 알려야 될 것 같아서..]


자기방 정리하면서도 또 날 불렀고

마지막 자기 이불 커버를 교체하면서도

이렇게 커버교체하는 남자는 한국에는 

없을 거라면서 꼭 블로그에 올리란다.

그리고 정말 한국남자들의

가사분담이 어느정도인지 

알아봐 주라며 자기 생각에는 

독신이나 돌싱을 제외한 전체 남성의

30프로도 되지 않지 않을 거라고 장담한단다.


그렇게 마지막 커버교환을 끝낸 깨달음이

거실에 와서는 이웃님이 보내주신 

박0스를 마시면서

하루의 피로가 모두 가신다면서

팔을 쭉 뻗었다. 


 생각보다 빨리 끝나서 기분이 좋고

박0스 먹으니까 힘이 쏟는 것 같아서 좋다며

아주 조금씩 조금씩 초등학생처럼

아껴 마셨다.

[ 아무튼 오늘도 청소하느라 고생했는데

한국 아저씨들도 당신만큼 다 하니까

당신만 하는 거라고 생각하지 마]

[ 아니야,그래도 한국에서는 남자들에게 

이런 일 못하게 하잖아,,근데 당신은

남자도 해야한다고 생각하니까

다른 한국아내들도 그렇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서 그랬어..]

[ 알았어, 다음에 내가 조사해볼게

아무튼 오늘도 수고했고

올 한해 고생많이 했어..  

내년에도 올 해처럼만 일하고 놀고 그럽시다]

[ 응, 당신도 내년에는 아프지 말고

행복해야 돼~, 아, 당신도 박0스 마셔,,

피로가 싹 가실거야,,한 병만 먹어야 돼..

[ ........................]

마지막날까지 깨달음은 변함이 없었다.


여러분, 올 한 해 수고하셨습니다.

저희 부부에게  2016년은 참 많은 

행운과 행복이 함께 했습니다.

모두 여러분의 응원덕분이였음에 감사드립니다.

새해에는 저 불꽃이 터지듯 좀 더 좋은 일,

 좀 더 따뜻한 일이 여러분에게 가득 하시길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깨달음이 새해인사 전해달랍니다. 

[ 행복하자,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

2017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각 가정에 사랑과 평안이 가득하시며

소망하는 일들이 모두 이뤄지

한 해 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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