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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일본은..

한국에는 없는 일본 장례식의 독특한 절차

by 일본의 케이 2018. 7.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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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와이셔츠를 그거 입어? ]

[ 장례식장에 다녀올려고]

[ 지난주에도 가지 않았어?   ]

[ 응,,이번에는 다른 분이 돌아가셨어..

어젯밤에...아침에 조문 갔다가 

다시 옷 갈아입고 회사 출근 할 거야 ]

[ 내가 아는 사람이야? ]

[ 아니, 이번에도 당신은 못 봤던 사람이야,,]

[ 아,,그래...]

[ 매달,,,이렇게 주변 사람들이 떠나네,,]

[ 그니까,,,안타깝다,,,언제 죽을지 모르니까 

하루 하루 소중하고 감사하게 살아야겠어...]

내 말에 깨달음이 고개를 끄덕인다.

제주도에서 돌아온지 벌써 2주가 지나는 동안 

깨달음은 연달아 장례식에 참석을 했다.

두 분 모두 거래처 분으로 50대와 70로

한 분은 지병을 앓고 계셨던 분이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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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이프가 당신이랑 나이가 같을 걸.,,,

고인이 아직 50대이니까...

각오는 했던 것 같은데 충격이 컸는지

쓰러져서 잠시 병원에 누워있다네....]

[ 자식들은? ]

[ 응,,아들이 대학생일 거야,,,

식물인간처럼 지낸게 3년쯤 됐을 거야,,

내가 병문안을 한 번 갔을 때만해도 괜찮았는데

최근에는 살이 많이 빠졌다 하더라구,,]

현관에서 깨달음은 푸념처럼 내게 얘길 했다.

[ 조심히 다녀와,,,]

[ 그 와이프 보면 슬플 것 같애...]

[ 많이 위로해 드려...]

[ 갔다 올게 ]

 

그렇게 아침 8시에 나간 깨달음이

10시가 좀 넘어 돌아왔고

내게 소금을 뿌려달라고 쇼핑백에서

작은 소금봉지를 꺼냈다.

장례식에 다녀오면 늘 했던 의식?이기에

 난 골고루 깨달음에게 소금을 뿌렸다.

[ 어땠어? ]

[ 아내가 완전 지친 모습이였어...

고인 얼굴을 보니까 완전 깡말라서 죽기전까지

많이 고생한 듯이 보였어...

누가 봐도 환자형색이였어,,죽어서도,,

역시 아프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화장하는데 또 와이프가 얼마나 울던지..]

자기방에 들어가 양복으로 옷을 갈아입고

가방을 다시 챙기는 모습이 진진해 보였다.

깨달음이 가져온 쇼핑백에는 답례품과

감사인사 카드가 들어있었다.

 

그리고 다음날은 화장터에서 마지막 인사를 하고 

저녁 9시가 넘어 들어 온 깨달음 눈이 빨갛다.

[ 울었어? ]

[ 아니,,술 마셔서 그래,,,]

[ 당신 옛날에는 장례식 다녀와도 쿨 했었는데

요즘은 좀 여운이 많이 남나 봐 ]

[ 날이 더워서인지 노인들이 버티기 힘든 가 봐,

이렇게 계속해서 장례식 참석하는 것도

처음이야,,그래서인지 우리 부모님도

 곧 가실 것이고,, 내가 먼저 가면 당신 혼자

 어떡하나,,그런 생각도 들고,,그랬어...

그 아내가 骨あげ(유골줍기)를 하면서

통곡을 한 것 같애...걷는 게 힘들더라구 ]

[ 아,,,일본은 그게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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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장례문화에는 참 섬특한 코스가 있다.

고인을 넣은 관에 꽃과 앨범들, 평소 고인이

아끼고 좋아했던 것들을 먼저 넣어드리며

작별 인사를 하는 것는 우리와 별반 

다를 게 없지만 화장터에 가서 색다른 풍경이다.


고인이 재가 되는 약 2시간 동안 친인척들은

 식사를 하거나 차를 마시며 기다린다.

화장이 끝나고 나면 누운 형태 그대로 

뼈와 재로 변해서 나온 고인을 두고 

가족들이 둘이서 짝을 이뤄

 다리방향부터 순서대로 뼈를 젓가락으로

 조심스럽게 유골함에 옮긴다.  

큰 뼈들은 유골함에 들어갈 수 있도록 적당한

사이즈로 부순다음 순서대로 차근차근

유골함에 넣는다. 그게 바로 코츠아게(骨あげ)라는

 일본에서 치르는 장례문화의 마지막 과정이다.

이 과정을 마치고 나면 유골함을 각자의 선산이나

 절, 집에 모심으로 끝이 난다.

http://keijapan.tistory.com/770

 

일본의 남다른 장례식 문화

새벽5시, 깨달음이 집을 나섰다. 나도 함께 가야하는 게 아니냐고 또 물었지만 그럴필요없다는 대답만 되돌아왔다. 아침 바람은 을씨년스러울 정도로 차가웠다.  오전내내 신경이 쓰였지만 애

keijapan.tistory.com

그래서 일본에서는 젓가락으로 음식을 전하는게

금지 되어 있다. 그것은 유골을 집을 때 하는

 행위이기에 식사시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금기사항이다.

가끔 한국사람들이 식사하면서 

젓가락으로 음식을 건네고, 건네 받는 걸 보는

일본인들은 그래서도 기겁을 한다.

한국에는 그런 문화가 없기에 괜찮지만

일본인들과 식사를 할 때는 

주위해야할 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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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도 나 죽으면 내 뼈를 그렇게 하나씩 하나씩

넣어야 돼..할 수 있겠어? ]

[ 난 못할 것 같애.. 뼈를 옮기는 자체가 

너무 잔혹하지 않아? 남은 사람에게...]

[ 나도 한국 장례식에 비하면 일본 장례문화가

너무 리얼하다는 생각이 들어, 그래도 

슬픔을 이겨내고 해야할 절차야,,..]

[ 아는데,,생각만해도 걱정이야,,]

[  처음에는 힘들거야, 하지만 나보다는

 우리 부모님들이 먼저 돌아가실 거니까 

그 때 경험해보면 당신도 의연하게 잘 할 거야,,] 

[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해]

 

깨달음이 말하고 싶은 취지는 충분히 알았지만 

그냥 듣고 싶지 않아서 쏘아 부쳐버렸다.

[ 아니, 냉정하게 들어 봐, 뼈를 줍다가 떨어트리면 

안 되니까 둘이서 짝을 만들어 옮기는 거야, 

그만큼 중요하다는 거지, 그래서 

연습이 필요하다는 뜻이고,,...]

[ 그런 연습은 안 하고 싶어...]

[ 그래도 당신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할거야..]

[ 알았어. 그만합시다.]

[ 아, 그리고 잔 뼈는 내가 옛날부터 말했듯이 

한국에 가져가서 묻는 것도 잊지 마,,]

[ ........................... ]

 

이쯤에서 우린 얘기를 끝냈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주, 깨달음이 언제 시부모님

 장례를 치를지 모르니까 미리 장례

준비하라고 해서 한벌 구입해서인지 모든게

 급속히 가깝게 느껴져 섬뜩한 기분마져 들었다.

삶과 죽음이 별게 아니라는 걸 익히 알고 있으면서도

좀처럼 내 가까이에 있는 누군가의 마지막은

되도록 멀리하고 싶어진다.

죽으면 모든 게 끝이지만 산 사람은

 마음을 추스리는고 의연해지기까지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로 하는 게 

삶과 죽음의 차이가 아닌가 싶다.

일본에서만 볼 수 있는 유골줍기 과정을

오랜시간 경험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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