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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

한국의 김장날을 기다리며

by 일본의 케이 2015.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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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이 공항까지 같이 따라 나섰다.

피곤하니까 그냥 집에서 쉬라고 해도

나를 배웅하고 자긴 회사로 들어가면 된다고

아침부터 서둘러 공항에 오게 되었다.

공휴일이니까 그냥 쉬라고해도

자기 혼자 있을 때 회사에서 일하는 게

딴 생각도 안나고 좋다며 회사에 갈 거란다.

 

 아침을 같이 먹으며 깨달음이 물었다.

한국에서 뭐 먹을 거냐고...

청국장 먹을 거고,, 다른 건 특별히 없다고

추석 보내고 바로 돌아 와야하니까 시간도 없고,,

일 처리하고 조사하는라 정신없이 보낼 것 같다고 그랬더니

아무튼 뭘 먹든 자기 몫까지 먹고 오란다.

[ ............................... ]

추석 저녁에 친척들이 모이면

재밌겠다면서 일본 들어 올 때

간장게장이랑 양념게장 사가지고 오란다.

알았다고 그 외에 필요한 것 말해보라고 하니까

한국산 쥐포, 특히 목포나 여수산 쥐포가 먹고 싶단다.

그리고 어머니꺼 묵은 김치랑 갓김치도

좀 얻어 오란다. 

[ ............................... ]

듣고 있자니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다.

 

이 남자는 도대체 언제 이런 목록을 정리해 두었을까라는

생각에 어이도 없고 우스웠다.

알겠다고 꼭 사서 오겠다고 약속을 하고 자리를 옮겼다.

 

 

 커피숍에서 차를 한 잔 하며 깨달음이 자기는

김장할 때 가면 되니까 재밌게 놀다 오란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주에 언니들에게 카톡을 했었다.

 김장 언제하는지

언니들에게 물어보라고 해서....

 

김장담기는 한 번도 보지 못했다고

올 해는 김장체험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언니 말대로 우리 스케쥴을 알려주면

우리에 맞춰 김장을 한다고 했으니까

우리가 날을 잡으면 된다고 했더니

남자는 김장할 때 별 도움이 안 되는 것 같더라면서

자긴 옆에서 보고 간을 보거나

삶은 돼지에 싸먹으면 되는 거 아니냐고

생각만해도 군침이 돈단다. 

그리고 저녁되면 피곤하니까 찜질방 가서

몸을 풀면 되는 거라고

김장 외에 다른 이벤트도 만들어서 가고 싶단다.

[ ....................... ]

무언가 색다른 체험을 하고 싶은데

뭐가 지금 한국에서 유행인지, 꼭 가봐야 할 곳은 어딘지 ,

자기가 모르는 새롭고 멋진 곳이 있을 것만 같은데

아직 찾지 못했다고 시간 있으니까

천천히 찾아보겠단다.

커피숍을 나오며 출국장으로 향했다.

출국장에 들어서는데 깨달음이 얼른 내 귀에 대고

[ 박카스 부탁합니다]란다.

박카스도 사오라는 소리다.

가족들에게는 김장 때 만나자는 말도 전하라면서

손을 흔드는 깨달음... 

함께 가면 좋으련만 이번엔 나만 잠시 가게 되었다.

 추석을 보내기 위함도 있지만

한국에서 봐야할 일이 생겨서 겸사겸사 나만 떠나야했다.

 

김장 때는 꼭 같이 출국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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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잠시 다녀오겠습니다.

깨달음이 자기 타블렛으로 매일 누가 방문하셨는지

체크? 한다고 합니다.

한글도 못 읽으면서...

이웃님들 추석 잘 보내시고요,

저는 돌아와서 바로 새 소식 전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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