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신랑(깨달음)

깨달음,,,,파이팅!!

일본의 케이 2023. 10. 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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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단골로 다녔던

소바야(蕎麦屋-메밀가게)가

코로나로 약 2년간 휴업에 들어갔다가

올여름에 리뉴얼 오픈을 했다.

워낙에 인기가 있던 가게다 보니 재오픈을 

기다리고 기다리던 단골들이 많아

좀처럼 예약잡기가 힘들었는데  오늘에서야

빈 좌석을 얻을 수 있었다.

홀에서 일하시던 파트타임 아주머니들은

안 계시고 아르바이트생이 긴장한 얼굴로

 손님들을 응대하고 있었다.

우린 주인 아저씨와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

뭘 먹을까 새로 바뀐 메뉴판을 보고 있는데

점장이 니혼슈(日本酒)를 가져오더니

그동안 기다려주셔서 고맙다며 

한 잔 가득 따라주셨다.

임시 휴업중에 공사를 하지 않았냐고

깨달음이 묻자 내부는 그대로 두고 주방과

화장실, 그리고 2층의 좌식을

모두 뜯어냈다고 했다.

 

우린 예전부터 먹었던 메뉴들을 위주로

주문을 했다. 술을 목을 축인 깨달음이

폐렴 진단을 받아 입원했던

여직원이 심부정맥혈전증 진단을 받아

찐득찐득한 피가 정맥이 막히지 않도록

24시간 자동 링켈을 해뒀다는 얘길 했다.

그 직원 때문에 지금 회사가 비상이라며

통화를 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오늘 거래처

갔다가 모두가 당황했다며 원래 일을 잘하는

직원이어서 걱정이 많이 된단다.

한 달이 될지, 두 달이 될지 도무지 스케줄을

짤 수가 없어서 답답한 심정이라며

그녀의 일을 대신하느라 

스트레스가 점점 쌓이고 있는데 어찌해야

가장 최선인지 고민 중이라며

술을 단숨에 들이켰다.

직원이 해야 할 일을 회사 대표가 하는 게

거래처에서 봤을 때도 좋은 모양새가

아니라며 입원치료가 길어질 것 같으면

 직원을 한 명 채용할 생각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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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원이 아파서 당신이 그 일을

대신하는 게 많이 힘들어? ]

[ 직원이 할 일이 있고, 내가 할 일이 

분명 다르지,, 근데 일주일 입원하는 동안은

도와줘야겠다 했는데 지금은 언제

퇴원할지 모르는 상태이고.. 그렇다고내가

그녀 일을 계속할 수 없다는 거야 ]

경영자와 직원이 뭐가 다른지,,,

왜 사장이 나서서 하면 안 되는지..

그런 얘길 한참 동안  했다.

[ 그럼, 새 직원을 빨리 구해야겠네 ]

[ 선배 회사가 문 닫으면서 몇몇 유능한

직원이 있다고 했으니까 한 번 물어봐야지 ]

술을 마시는 깨달음 얼굴이 점점 어두워졌다.

점장이 우리에게 다른 정종을 권했고

우린 말없이 그 잔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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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구워낸 닭고기가 고소한 냄새를 풍기며

맛깔스럽게 나왔을 때 깨달음이

다시 입을 열었다.

12월에 한국에 가면 온천을 데리고 가라고..

[ 갑자기 온천? 온천은 일본이 더 낫지..]

[ 아니야, 한국도 분명 온천이 있을 것이고

그냥 푸욱 쉬고 싶어서 ]

내가 찾기 힘들지 모른다고 부정적으로

답을 했더니 온천이 없으면 괜찮은

찜질방이라도 가자면서 한국사람들은 어떻게

스트레스를 푸는지 궁금하단다.

[ 깨달음 당신은 맛있는 거 먹으면서 풀지 않았어? 

먹고 싶은 거 있으면 언제나처럼 리스트를

작성하면 맛집을 찾아 놓을 게 ]

[ 12월은 꼬막이랑 대합구이, 굴, 홍합 그런

해산물이 제철 아니야? ]

[ 그러긴 하지]

무엇보다 일단 지금 자기가 해야 할 일들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가장 크다는 깨달음.

원래 자기 일을 너무도 사랑하는 깨달음인데

사정에 의해 어쩔 수없이 남의 일거리를

처리해야 한다는 현 상황이  상당한

 스트레스를 주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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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주문한 소바를 먹고 있는데

 문자가 왔고 그걸 확인하던 깨달음이 

큰 일났다며 나한테 핸드폰을 내밀었다.

 

무작정 떠난 오사카에서,,,

깨달음은 거실에서 조용히 뉴스를 시청하고 있었다. 아침을 준비하려고 주방으로 가는 날 힐끔 쳐다보면서 오늘도 찜통더위가 계속될 거라고 했다. 에어컨 온도를 25도로 낮추고 아침식사를 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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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직원이 난병인 단백질 C결핍증으로

진단받았다며 지금 있는 병원에서 치료가

힘들어 병원을 옮긴다는 내용이었다.

[ 깨달음,, 내가 뭘 어떻게 도와줄까..,]

아무 대답 없이 소바를 먹는 깨달음.

[ 아무거나 조금이라도 도움 되는 거 있으면

말해. 도면을 치고 그런 건 못하지만..]

그래도 깨달음은 묵묵히 소바만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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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전화를 받아줄 직원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던 게  생각나 그거라도 할까라고

했더니 괜찮단다. 

언제든지, 무엇이든, 어떤 일이든, 부담 없이

말해주면 기쁜 마음으로 즐겁게

협조하겠다고 했더니

피식 웃고 다시 입을 다문다.

깨달음의 짐을 조금 덜어주고 싶은데

그 방법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