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이제 내 몸을 모르겠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아바타 2,
깨달음이 꼭 앉고 싶다는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11시 50분부터
예약사이트를 어슬렁어슬렁 맴돌다
클릭 준비를 하고 12시 정각에 예약을 했다.
단 1분만에 90프로 좌석이 채워지는 기이한
현상을 보면서 아바타의 인기를 실감했다.
그렇게 예약을 하고 팝콘과 초콜릿,
그리고 음료까지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상영시간이 3시간이니 한 장면도 놓칠 수 없다는
생각에 화장실에도 미리 다녀와 자리에 앉았다.
예고편은 내년 여름에 상영될 미션 인파서플 7
제작과정을 보여주는데 스케일은 물론
액션신도 역시 3D로 봐야 할 만큼
박진감 넘치고 엄청났다.
그리고 드디어 영화 아바타가 시작되고,,,
10분쯤 지날 무렵부터 몸에 이상이 왔다.
속이 울렁거리면서 머리가 지끈 거리고
이마에 식은땀이 나기 시작하는데
도대체 무슨 일이 내 몸에서 일어나는지
감을 잡을 수 없을 만큼 혼란스러웠다.
잠시 안경을 벗고 눈을 감았다가
다시 화면을 보는데 어지럼증이 점점
심해져 화면을 볼 수가 없었다.
옆에 앉은 깨달음을 힐끔 봤는데 완전
영화에 몰입된 상태여서 말을 걸 수 없었고
밖으로 나가려면 정중앙에 앉아 있기에
옆 사람들을 뚫고 나가야해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
눈을 감았다가, 3D 안경을 벗었다가
해보지만 머리를 움직일 때마다 뇌 전체가
흔들리는 아주 힘든 상태가 지속됐다.
구토가 날 것처럼 속이 울렁거리는데
입은 바짝바짝 타들어가고 머리는 빙빙 돌고,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어질어질하고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팠다.
그렇게 3시간, 아예 눈을 감은채
버티다 앤딩과 함께 자막이 올라가는
동시에 바로 화장실로 향했다.
속은 울렁거리지만 헛구역질만 날 뿐
여전히 불쾌감만 높아갔다.
[ 깨달음,, 나,, 감각기능이 이상해졌나 봐
전혀 영화를 볼 수 없었어 ]
[ 그랬어? 난 당신이 그런지 완전 몰랐네 ]
집으로 가기 전 좀 쉬어야 될 것 같아
커피숍에서 왜 이러는지 얘길 나누다가
깨달음이 배 멀미 같은 거라며
3D 울렁증이 있다고 했다.
[ 아니야, 나 지금까지 한 번도 3D보면서
울렁증 난 적 없어, 그래서 더 이상한 거야,
도대체 왜 이런지 전혀 모르겠어 ]
[ 그러네.이제까지 3D 봤을 때
아무일 없었잖아 ]
[ 그러니까 말이야,,]
정말 깨달음이 말하는 것처럼 3D 울렁증이란 게
있는 가 싶어 한국과 일본을 같이 검색 해 봤더니
특히 이번 아바타는 장시간이고 초반부에
영상의 움직임이 울렁증을 우발한다고 했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배 멀미가 심하신 분은
관람 중에 울렁증이 발생할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문구를 달아 놓기도 했단다.
[ 맞지? 3D 울렁증? ]
깨달음이 확신하 듯 내가 거듭 물었다.
[ 그런 것 같은데. 왜 이제까지 괜찮다가
이번에만 이렇게 예민하게 반응했을까? ]
[ 나이 먹어서 더 예민해진 거 아닐까? ]
나이 얘기나 노화라는 단어가 나오면 더 이상
반박할 말도 사라져 버린다.
몽롱한 상태로 머리를 창문에 기대고
있는데 깨달음이 택시를 불렀다.
[ 괜찮아,, 전철 타도 돼 ]
[ 아니야, 얼굴이 정말 하얗게 질렸어 ,
얼른 집에 가서 쉬는 게 낫겠어 ]
택시 안에서 나는 왜 지금껏 괜찮다가
이제와서 이런 현상이 나타났는지 자꾸만
의문이 생기면서도 정말 나이 먹어서
감각기관이 약하진 건인가 싶어
괜스레 서글퍼졌다.
[ 깨달음,, 나,, 이제 3D 못 보겠다.
당신 혼자 봐,, 나는 괜찮으니까..
아까 미션 인파서블 7 보자고 했잖아 ]
[ 아니야,, 나도 굳이 3D 안 봐도 돼 ]
한국식당에서 남편이 가지고 온 것
늦은 아침을 먹고 호텔을 나오기 전,깨달음은 오늘 우리가 움직여야할 동선을 체크했다.첫번째 코스는 이번에도 인사동, 20년전의 모습은 사라졌지만 그래도 인사동을 안 가면 왠지 허전하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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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가는 내내 검색을 하던 깨달음이
전 인구의 32%가 전정기관이 약해서 배 멀리,
차 멀리를 한다며 남자보다는 여자가 원래 좀
약하니 너무 낙심 말라고 위로해 준다.
전정기관이 무언지 알아봤더니
신체의 균형을 유지하도록 하는
기관으로 중력에 대한 방향을 감지하여
신체가 수직 , 수평에 대한 올바른
자세를 취하도록 하는 기관이었다.
일본에서 한국분들을 만나며 느끼는 것들
협회 모임이 있었다. 내 앞 테이블에서 열심히 움직이시는 60대 중반 정도의 분에게 한국분이냐고 물었는데 어떻게 알았냐는 표정으로 날 빤히 쳐다보더니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이셨다. 마치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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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이 서울에서 가장 부러웠다는 이것
[ 케이짱은 뭐 마셔? ] [ 우유 마실게 ] 한달 전에 전화 통화를 했던 그녀가 우리동네 커피숍에서 만나자고 하는 건 내게 보고?를 하고 싶은 게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리모토 상은 스포츠 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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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D 영상 때문에 뇌가 착각을 일으킨 거야 ]
[ 알았어, 고마워 깨달음,,]
내가 울적했던 건 몸의 상태를 스스로
콘트럴 하지 못하고 지금껏 전혀 괜찮았던
감각기능들이 내가 모르는 사이 변해가고
있다는 게 현실로 다가오니
두려우면서도 씁쓸했다.
고작 50대 중반인데..........
내 몸이지만 내 몸이 아닌 듯
나도 잘 모를 때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