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장1 시어머니, 남편, 그리고 마지막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고 자식들이 모이고 손녀와 증손자가 응원한 덕분에 일주일을 더 견디셨던 어머님이 돌아가셨다. 발신자가 서방님 이름이 뜬 핸드폰 화면을 내게 내밀며 전화를 받던 깨달음이 메모지에 8시 41분이라고 적었다. 서방님은 교토에서 요양원으로 향하는 길이라며 사망신고서를 받는 것부터 앞으로 해야 할 절차에 관한 얘기가 오가는 동안 나는 신칸센을 예약했다. 2시간 동안 달리는 신칸센 안에서도 또 두 시간을 더 타고 간 버스 안에서도 깨달음은 잠을 자지 않았다. 무슨 생각하냐고 물었더니 아무 생각이 없다고 했다. 울진 않았다. 그렇다고 억지로 참고 있는 것 같진 않았지만 무거운 침묵이 깨달음을 감싸고 있었다. 회관이라 불리는 곳에 안치되어 있던 어머님은 다다미방에 누워계셨다. 서방님과 깨달음이 번갈.. 2022. 4. 1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