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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대책7

소박하지만 야무진 남편의 꿈 [ 오머니, 깨서방입니다 ] [ 아이고, 깨서방이 또 전화를 해주네~] [ 식사 하셨어요? ] [ 인자 먹을라고,,깨서방은 식사했어요? ] [ 오머니, 뭐 먹어요? ] [ 음,,김치찌개 했네. 저녁 먹을라고 ] [ 네,,오머니,,안 추워요? ] [ 여기는 많이 쌀쌀해졌어. 일본은 안 추운가? ] [ 오머니, 코로나 조심하세요 ] [ 나도 조심할랑께 깨서방도 조심해요 ] [ 오머니, 내년에 만나요 ] 스피커폰으로 들리는 엄마 목소리는 꽤 밝았다. 깨서방과의 대화는 늘 그렇듯 엊갈리지만 서로가 마음으로 느껴서인지 잘 통한다. 엄마의 오른쪽 발가락에 생긴 티눈이 몇차례 수술을 거듭했지만 뿌리가 뽑히지 않았는지 지난달 대학병원에서 사마귀라는 판정을 받고 다시 냉동치료를 받으셨단다. 물집처럼 생긴 수술부위가 신경.. 2020. 12. 5.
남편은 날 미안하게 만든다 월급날이 꽤 지났지만 언제나처럼 깨달음에게 한 달간 수고했다는 의미로 저녁을 샀다. 25일은 서로 여러가지 일들이 있어 한 달간의 시간을 돌이켜볼 정신적인 여유가 없어 그냥 잊고 지나가 버렸다. 그런데 오늘 오후, 티브이를 보다가 문뜩 생각이 났는지 깨달음이 저녁을 먹자고 했다. [ 깨달음,한 달간 수고 했어. 많이 늦였지만] [ 당신도 수고 했어 ] [ 이 날은 내가 한 달간 열심히 살아온 것에 대한 보상을 받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 ] [ 당신 기분이 좋아진다면 언제든지 살 게] [ 아니야, 자주 하면 의미가 엷어지니까 지금이 딱 좋아 ] 10월은 계약취소가 많았던 잔인한 한 달이였다며 정말 위기감이 느껴져 세무사와 상담을 세 번이나 했다고 한다. [ 그래서 내가 지난번에 얘기했잖아, 혹 회사가 힘.. 2020. 11. 9.
병원에 다녀온 남편에게 해줄 수 있는 것 택시를 타려고 기다리는데 좀처럼 오지 않는다.마음이 급해져 자꾸 시계를 들여다 본다.수술이 끝나기 전에 가야하는데 무작정 택시를기다리기보다는 전철을 타는 게 빠르다는 생각에 전철역으로 달렸다.수술을 하게 되면 스케쥴을 모두 변경해야한다.삿포로 호텔, 항공사, 레스토랑까지.. 취소전화를 해야되는데 머릿속 회로가 자꾸만 엉켜들어간다.아침에 식사를 하러 테이블에 앉았던 깨달음이 배가 아프다고 했다. 식사를 하면서도 두어번 젓가락을 멈추고 배를 움켜 잡았다.안되겠다며 식사도중에 병원에 갔던 깨달음에게서연락이 온 것은 오후에 접어들어서였다. 요관결석으로 바로 수술에 들어간다고 했다.요관결석은 요, 즉 소변이 생성되어 배출되는 경로, 그 요로,요관에 단단한 결석이 생겼다는 것이다. 주된 원인으로는 수분 섭취 감소로.. 2019. 7. 29.
날 울린 남편의 손편지 [ 어째, 지낼만 하냐? ][ 응,,엄마,,][ 밥은 언니랑 같이 먹냐? ][ 응,,][ 집은 괜찮고? 언니집하고 가깝다고? ][ 응,,][ 이참에 맛있는 거, 몸에 좋은 거 많이 먹고푹 쉬어라, 살도 좀 찌고,,][ 응,,엄마도 한번 놀러 와~][ 내가 뭐할라고 가것냐,,마음 편하게 푹 쉬면서 언니랑 맛있는 것 많이 먹고 다녀라~] [ 응,,][ 근디,,깨서방은 혼자 괜찮으까 모르것어.. 이렇게 오래토록 떨어져 있어도 혼자괜찮을랑가 모르것다..혼자서도 밥은 잘 챙겨 먹것지? 깨서방,,][ 그 사람 나 없어도 잘 해 먹어..][ 그래,.여기 있는동안은 다 잊어불고니 몸이나 생각하고 지내라~][ 알았어.. 엄마,,]전화를 귀에 댄채로 츄리닝을 걸치고숙소를 빠져 나와 지는 해를 붙잡으려는 욕심으로 바다내음이.. 2018. 6. 23.
성숙한 부부가 되어가는 시간이 필요하다 오후, 3시를 넘어 회사에 도착했을 때 깨달음은 기공전문 맛사지 아저씨에게 몸을 맡긴 상태로 내가 들어오는 것도 몰랐다.여직원과 도란도란 이런저런 얘길 나누다 트레이닝복으로 갈아입었다. 처음으로 맛사지를 받았던 여직원 한명은 허리가 너무 아파 앉는 게 불편했는데 거짓말처럼 편해졌다고 나에게도 오십견이 금새 나을 거라고 기대감을 실어줬다.또 다른 여직원 역시도 허리와 다리가 아파오래 걷질 못했는데 몸이 아주 가벼워졌다며내게 올라가지 않았던 발이 배꼽 위까지올라갔다며 몇번이고 보여줬다.[ 저 선생님, 구마모토에서 아주 유명하대요][ 네..깨달음한테 들었어요, 그래서 출장으로불렀다면서요 ][ 인기가 많아서 도쿄에도 한달에 한번씩출장 나오시는데 예약이 항상 많다네요][ 나도 효과를 보고 싶은데..]우리 여자 3.. 2018. 5. 14.
절약습관이 몸에 배인 일본인 오랜만의 만남이였다. 두 친구 모두 나와 같은 협회소속으로 유일한 한국인인 나에게 관심을 갖았던 건 한국요리를 너무 좋아해서 배우고 싶어 접근?했다는 속내를 친해지고 나서야 들었다. 뒤늦게 참가한 깨달음과 새롭게 건배를 하면서 한국식으로 한 손을 받쳐서 하는 걸보고 깨달음이 한국인 같다며 웃었다. 둘다 40대 중반으로 딸을 한명씩 두고 있다. 3년만에 만나는 그녀들은 딸의 반항기 때문에 힘들다는 얘기를 시작으로 하와이에서 한국인 친구를 사귀였다는 얘기,, 그리고 남편이 있어도 외롭다는 좀 위험한 얘기들도 거침없이 했다. 깨달음이 여자분들은 항상 외로운 존재여서 남편들이 아내의 작은 변화에 신경을 써야한다고 맞장구를 쳐주자 깨달음 앞에서 이런 얘기를 자유롭게 할 수 있어 좋고 아내 입장에 선 사람은 깨달음.. 2018. 4. 5.
일본 아줌마들이 이혼을 하지 않는 이유 집 근처에서 만난 토모미 상은 언제나처럼 밝았다.식당에 들어가 음식이 나오기까지 종업원이 내어준 차로 목을 축이며 그동안 얘길 나눴다.[ 케이짱 바빴어? ][ 네,좀 바빴어요, 잘 지내셨어요?][ 응, 나 새로운 알바 시작했어 ][ 어디요? ][ 빵집 카운터야, 일주일에 3번 ][ 진짜 열심히 사시네요..][ 난 일하는 게 재밌어,아, 지난번에 준 깡통김 너무 맛있더라 ][ 다음에 한국 가면 또 사올게요][ 깨달음씨는 잘 계시지? ][ 네,,] 나는 그녀의 남편에 관한 안부는 묻지 않았다. 50대 후반인 토모미 상은늘 밝고 긍정적인 사고를 갖고 계신 분이지만남편분은 스포츠센터에서 여러번 문제?를 일으켜주위분들에게 좋은 평을 못 받고 있는 케이스이다.식사를 하는 동안, 우린 벚꽃놀이, 한국맛집그런 얘기를 .. 2017. 4.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