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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3

결혼 10년이 넘으면 이렇게 변한다 3일 연속 여긴 비가 내린다. 만개한 벚꽃을 보기 위해 빗속에서도사람들은 우산을 받쳐 들고 벚꽃 명소에 모여들었다. 우리 부부는 이번달까지 마감해야 할 일들이 많아 각자 자기 방에 꼼짝 않고 박혀서 일을 하다 해가 져서야 피로도 풀 겸 식사를 하러 밖으로 나왔다. 쌀쌀한 날씨에는 따끈한 소주 오유와리(お湯割り)가 제격이다. 눈앞에서 바로바로 구워주는 제철 야채들은 달달한 육즙이 터져나와 술이 물처럼 들어간다. 깨달음은 연이은 프레젠테이션이 있어 직원과 연습을 하는데 자기가 지적한 부분을 수정하지 않고 고집을 피워서 머리 아프다고 했다. [ 당신이 프레젠 하는 법을 알려주면 좋은데 ] [ 나는 내 일에만 잘해.. 건축은 몰라 ] [ 아니, 프레젠 방식을 모른 것 같애.. 아무리 설계디자인이 좋아도 오너에게.. 2023. 3. 26.
돈을 받았으면 일을 하는 게 당연하다. 홋카이도를 가기 위해 공항 라운지에서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기분 탓인지 유난히 쌉쌀한 커피가 목구멍에 오래 머물렀다. 원래 카페인에 민감해 전혀 마시지 않았는데 마시기 시작한 지 두 달도 채 지나지 않았다. 지난번 한국에서 가족들이 내가 커피 마시는 걸 보고 낯설어했는데 이젠 난 커피를 마셔도 잠을 잘 잔다. 뒤편에 앉은 깨달음이 우유를 한 잔 가져다주면서 미팅 내용에 관한 짤막한 브리핑을 했다. 깨달음이 리조트 건설로 일본 전국의 리조트를 틈만 나면 둘러보는데 이번에는 홋카이도에 있는 호시노리조트(星野リゾート) 세 곳을 다녀오기로 했다. 호시노리조트는 현재 일본 국내외 40개 이상의 숙박시설을 가지고 있다. 럭셔리한 호텔부터 온천, 관광호텔,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한 캐주얼 호텔까지 다양하고 개성적.. 2022. 11. 5.
여전히 착한 그녀를 만나다. 런치를 함께 하기로 했다. 햇수로 3년 만에 보는 그녀는 날 보자마자 포옹을 하며 밝게 웃어주었다. 한국음식을 거의 먹지 못했다는 민희(가명)은 오늘 식사를 위해 아침까지 굶고 왔다고 했다. 런치정식외에도 갈비 수프와 냉면까지 그동안 먹고 싶었던 것들을 한꺼번에 주문한 민희는 3년간 있었던 일들은 식사를 한 뒤에 얘기하자며 잠시 먹는 일에 충실하고 싶다고 했다. 난 그녀가 먹기 편하게 고기를 구웠고 민희는 고기가 익어가는 순간을 눈여겨보면서 흰쌀밥에 나물과 상추겉절이를 모두 넣고 달달한 고추장으로 쓱쓱 비벼 비빔밥을 만든 다음 그 위에 잘 구워진 고기를 올려 먹었다. 그동안 한국음식을 못 먹었던 한을 풀고 있는 듯이 행복해 하며 먹었다. [ 민희야, 천천히 먹어..] [ 양념들이 달긴 한데 오랜만에 먹어.. 2021. 4.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