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밥상1 병상일기-3 추억을 먹는다 지난달 16일, 다리를 다치고부터 유일하게 외출이 허용되었던 건 집 앞에서 날 기다리는 병원행 택시를 타는 것뿐이었다. 골절상을 입은 지 20일이 지나고 나니 시퍼렇던 멍도 많이 사라지고 통증도 가라앉았지만 복숭아뼈 주변 발목의 부기가 빠지지 않아 여전히 걷는 게 불편하다. 온전히 힘을 줄 수 없어 절뚝거리게 되고 그렇게 무리해서 움직이다 보면 욱신거려 밤이 되면 어김없이 냉찜질을 해야 한다. 어제는 아침에 잠에서 깨어 비몽사몽 기지개를 켜다 왼발의 근육에까지 힘이 들어가 아파서 죽을뻔했다. 인간이 기지개 켤 때마다 어떤 시스템으로 근육들이 작동하는지 새삼 인체의 신비에 경의를 표하는 시간이였다. 대상포진이 생긴 허벅지는 딱지가 점점 단단해져 거무스름한 빛이 진해져 가고 아침이면 수포가 생겼던 부위가 딱.. 2021. 7. 1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