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요양원23

남편 가슴에 슬픔이 묻어나던 날 거래처와 약속이 있어 저녁을 먹고 온깨달음에게서 술냄새가 났다. 많이 마셨냐고 물었더니 소주 세 잔정도했다면서 자기 방에서 나오질 않았다.한 시간쯤지나 다시 깨달음 방에 들어가봤더니가방을 챙기고 있었다.[ 또 출장 가는 거야? ][ 응 ][ 1박하는 거야? ][ 응 ][ 어디? ][ 나고야...현장 둘러보고 시골에 내려가서하룻밤 잘 생각이야 ][ 어머니한테 가 보려고? ][ 응 ] 우리가 한국에 가기 2주전, 서방님에게서연락이 왔었다. 시어머니가 지난 1월, 요양원 화장실에서 넘어져 왼쪽 고관절수술을하시고 재활치료를 하던 중에 또 넘어져 이번에는오른쪽 고관절수술을 하셨다는 것이였다.그 통화를 하면서 깨달음은 처음으로 어머님의부주의와 병원에서 어떻게 관리했길래 또 수술을 하게 만드냐며 화를 냈었다. 아침 .. 2019. 3. 7.
남편이 일본인임을 재확인할 때 1월1일, 일찍 일어난 깨달음이 주방에서온 재료들을 꺼내놓고 오죠니를 만들고 있었다.오죠니는 일본의 떡국과 같은 것으로새해에 먹는 음식이다.결혼하고 8년동안 항상 설날이면 나는 떡국을깨달음은 오죠니를 만들어 두 그릇을올려놓고 먹는게 우리집의 관례처럼 되버렸다.그래서 아침에 일어나면 누가 먼저랄 것 없이 깨달음은 오죠니를 난 한국 떡국을 만들어 밥상을 차린다. [ 깨달음, 오세치 요리는 다 담았어? ][ 응, 내가 찾아보니까 쥬우바코(重箱)보다 훨씬괜찮은 찬합을 발견해서 거기에 넣었어 ]오세치 역시도 난 거의 먹지 않기 때문에깨달음이 썰고 담고, 장식까지 모두 한다.오세치(おせち) 요리는 일본에서 정원 1월 1일에 먹는 음식이다. 원래는 중국에서 전래된 풍습으로명절에 행해지는 연회자리에서행해지는 진수성찬을.. 2019. 1. 3.
시부모님을 뵙고 돌아오는 날에는,, 아침 일찍 호텔을 나와 시댁으로 갔다.집을 비운지 6개월이 지나가니 더 이상누군가 다시 살기에는 힘든 상태지만잠깐 들려야했다.전날, 아버님이 집에 있는 분재들은 다 말라 죽었을 거라는 걱정과 올 해도 단감이 열릴텐데 어느정도 여물었는지 궁금해 하신 게 머릿속에 남아서였다. 주방을 지나 마당으로 나간 우린 낌짝 놀랬다.무성히 자란 잡풀들이 가득했고 거미줄은 사방팔방 자리를 잡고 있었다. 창고에서 꺼낸 커트기로 대충 길을 터놓고말라 죽어가는 화초에 물을 주는 깨달음.아버님이 작년에 퇴원하고 나와 마당에 앉아포도를 따 드시면서 나한테도 한알 주셨는데그 포도가 씨알굵게 주렁주렁 열려있었다.감나무에도 아기 주먹만한 사이즈의 단감이튼튼히 잘 자라고 있었다.[ 가자, 이러다가 끝이 없겠어 ][ 물 다 줬어? ][ 응.. 2018. 7. 29.
시부모님께 늘 죄송한 며느리 전철을 갈아타기 위해 부지런히 발걸음을옮기는데 곳곳에 닌자가 나타난 걸 보면분명 시댁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증거인데도밖은 자꾸워 어두워지려고 하고 있었다. [ 닌자 캐릭터 봤어? ][ 응, 닌자처럼 빨리 빨리 가야 되는데내 생각이 그런지 이 전철이 늦게 달리는 것 같애][ 아니야,,괜찮아, 어쩔 수 없지..]아침 8시 신칸센을 타고 교토에 도착을 한 뒤바로 미팅이 있었다.점심무렵이면 끝날 거라 생각했는데근처 호텔 시찰이 예정에 없던 곳까지하다보니 완전히 스케쥴이 뒤로 밀렸고 교토에서 시댁까지 가는 교통이 은근 불편해서 아쉬운 시간들이 더 흘러가 버렸다. 요양원에 도착하자 역시나 문이 닫혀있었고옆에 적힌 비상연락처로 전화를 드리자안에 계신 분이 얼른 문을 열어주셨다. 인사를 드리고 갔는데 아버님 방에 침대가.. 2018. 7. 28.
일본 시어머님이 주신 마지막 선물 한국에서 돌아오던 그 다음날 깨달음은 나고야에 1박2일 출장이 있었다. 업무를 보고 난 후에 시댁에 잠깐 들릴 생각이라고 했다.돌아오는 날 아침, 깨달음에게서소포가 두개 도착할거라는 전화를 받았다.뭐냐고 물었더니 그냥 집에 있는 물건들이라는 말 외에 특별한 얘긴 없었다.오후 5시가 넘어 소포가 도착을 했고발송인 이름이 깨달음으로 되어 있었다. 두 상자 속엔 시댁 장농에 들어 있던 물건들이였고 어머님이 요양원에 가시기 전에 물건 정리를 해야한다시며 하나씩 방 한구석에 빼 놓았던 것들과 처음 보는 것들이 섞여있었다.지난번 갔을 때, 깨달음이 가져가자고 했지만난,,어머님이 계시지 않는다는 것과행여 집으로 돌아오시지 않을까라는막연한 희망을 저버릴 수 없어 그대로어머님이 해놓은신대로 두자고 했었다. 주방용품, 목.. 2018. 3. 9.
일본 시부모님을 존경하는 두가지 이유 택시를 기다리며 우린 아무말이 없었다.지난달 시부모님이 옮기신 노인 홈은 생각했던 것보다 좀 거리가 떨어진 곳에위치하고 있었다.[ 어머니, 아버님, 저 왔어요] [ 오,,케이짱 왔구나,,추운데 오느라고생했지? 차는 많이 막히지 않더냐? ][ 네..조금 막혔는데 괜찮았어요 ][ 설 연휴에는 다들 놀러 가는데 너희들은 또 이렇게 멀리까지 오느라 고생했구나.. .][ 어머님, 그리고 아버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올 해도 건강하시구요~][ 응,,고맙다,, 올해는 너희들도 아프지 말거라.. ][ 아버님, 이곳은 어때요? 지난번 계셨던병설요양원에 비해 괜찮아요? ][ 음,,, 그냥,...특별히 달라진 건 없단다 ][ 뭐,,불편한 거 있으면 말씀해 보세요~][ 그냥, 만족하며 살고 있어. 곧 저 세상에 갈 건데 .. 2018. 1. 5.
일본 시아버지의 눈물, 그리고 감사 지난 주말, 우리 시댁에 다녀왔다.서방님도 우리가 도착할 시간에 맞춰 와 주셨고 오랜만에 온 가족이 모여아버님이 좋아하는 장어덮밥을 먹었다. 식사를 마친 후 두 분이 필요한 것들 적어놓은 메모지를 받아우린 마트로 향했다. 쇼핑한 물건들을 가지고 시댁으로 자리를 옮긴 우리들은 이젠 쓸 일이 없는 모든 살림살이들을 버리기 위해 정리를 시작했다.시댁에 올 때마다 버리고 있지만 묵은 살림들이 많다보니 치워도 표가 좀처럼 나질 않는다. 깨달음은 안방을 난 옷장에 넣어진 옷가지를 모두 재활용 봉투에 넣었다.2층에 올라가봤더니 쥐들이 다녀간 흔적만이 어지럽게 남아 있었다.빈집,,, 빈집이 되어가는 과정이리얼해서 조금 섬뜩한 느낌이 들었지만묵묵히 물건들을 쓰레기 봉투에 담았다. 깨달음이 상기 된 목소리를 날 부른다.[.. 2017. 11. 11.
이젠 부모님께 돌려드려야할 때.. 퇴근하고 온 깨달음이 자기 방에서 아주 긴 통화를 하고 있었다. 어머님이였다. 특히 어머님과 통화 할 때면 사투리를 아주 진하게 쓰기에 금방 알 수 있다. [ 엄니,,, 그게 아니라,,,00병원에 가서 병력을 얘기 했냐고 묻잖아... 00 병원에서도 CT촬영 했어? 아니,,,그게 아니라,,,XX병원에서도 찍었잖아... 아니,,왜 또 그 병원에 간다고 그래... 그게 아니라니깐... 다카시 형님 얘기는 우선 듣지 말고,,, 아니,,,먼저 00병원에 가서 촬영을 하라고,,, 신장에 문제가 있다고? 어느 병원에서 그래? 00병원에서는 신장탓이 아니라고 했다면서!! 그래서 약은 받았어? 언제? ] 문을 빼꼼히 열고 얼굴을 쳐다봤더니 수화기를 손으로 막고는 [ 아이고~~~]라고 하소연하듯이 날 쳐다봤다. 살며시 .. 2016. 4.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