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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26

남편이 늙어가는 걸 느낄 때. 급격히 떨어진 기온 탓에 날이 갑자기 차가워졌다. 추위를 많이 타는 나는 이번주에 들어서면서 하나씩 가을, 겨울 옷들을 꺼내 두었고 침대커바와 이불들도 겨울용으로 모두 바꿨다. 오늘은 깨달음과 함께 거실을 겨울스타일로 바꾸기위해 오후부터 쓸고 닦고 정리하기를 2시간쯤.. 내가 주방 정리를 하는 동안 깨달음에게 겨울철이면 일본 집집마다 사용하는 고타쯔(전기테이블)를 꺼내달라고 했었다. 그런데,,, 갑자기 조용했다. 원래, 일을 못하고, 일을 하기 싫어하는 깨달음이여서 한계가 온 걸 알았지만 오늘은 잘 버텨 준다 생각했는데 거실 쪽을 내다 봤더니 쇼파에 앞 테이블에 이웃님들이 보내주신 과자를 엉망으로 풀어 놓고 맛을 보고 있었다. 지난 주에 이웃님이 보내주신 소포가 두 박스나 있었고 자기 방에 다 넣지 못하.. 2015. 8. 31.
일본인이 좋아하는 한국 대중음식 지난 3월 한국관광공사가 SNS인 페이스북을 통해 일본인 8만명을 대상으로 일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한국 대중요리, 한국의 B급 구루메 콘테스트를 열어 베스트 텐을 공개했다고 한다. B급 구루메는 길거리 음식을 칭하는 말로 저렴한 가격으로 어디에서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대중음식을 뜻하는 신조어이다. 그 결과, 1위가 김밥, 2위가 닭강정, 호떡, 계란빵, 쭈꾸미볶음, 부대찌게, 곱창, 빈대떡, 짜장면, 떡볶이 순으로 나왔다. 이런 조사결과가 있었는지 난 몰랐는데 깨달음이 오늘 자기 타블렛으로 뭔가를 검색하다가 발견했다고 계란빵이 뭐냐고 물었고, 자기는 안 먹어봤다고, 왜 자기가 안 먹어본 음식이 있는데 가르쳐 주지 않았냐고 집요하게 물었다. [ ............................ ] 닭강정.. 2015. 8. 19.
남편이 새롭게 알게 된 맛 깨달음 발걸음이 점점 빨라졌다. LA에서 사시는 이웃님이 한국에 계시는 어머님과 함께 일본에 잠시 놀러오시면서 깨달음을 위해 선물을 사오셨다. 빨리 풀어보고 싶은 마음에 발길을 서두르는 깨달음. 과자와 티슈, 그리고 한국에서 지금 유행이라는 소주 [처음처럼] 2병도 넣어 있었다. 나도 처음보는 소주여서 패키지를 읽으면서 좀 순한 것 같고, 유자향이 나는 소주 같다고했더니 입에 갖다 대고 마시는 흉내를 내면서 지금 한국에서는 더위에 못이긴 사람들이 계곡에 발 담그고 해물파전 먹으면서 이렇게 술을 마시며 여름을 식히고 있을거라며 까불길래 얼른 과자 넣어두라고 했더니 넣을 장소가 더 이상 없단다. [ ............................ ] 지난 7월부터 깨달음에게 행복한 날이 계속되고 있다. .. 2015. 8. 10.
만나면 기분 좋아지는 일본 아저씨 깨달음 선배와 뒤늦은 신년회를 하기로 했다. 깨달음에게 한국이라는 나라를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쳐 주셨던 그 선배님.. 신년회라 하기에는 너무도 멀리 와버린 3월의 중턱이지만 그냥 그런 명목으로 만나기로 약속한 곳은 코리아타운의 짜장면집이였다. 미팅이 길어진 깨달음은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했고 선배, 나, 그리고 후배, 3명이서 먼저 막걸리로 건배를 하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새해 인사를 나눴다. 군만두와 탕수육이 먼저 나오고 20분 늦게 도착한 깨달음과 다시 건배를 했다. 오랜만에 먹어서 너무 맛있다며 탕수육이 원래 비싼 음식 아니였냐고 선배가 물었다. 30년 전무렵, 한국의 중화요리집에 갔을 때 군만두를 시켜먹는 자기 옆 테이블에서 번쩍번쩍한 금시계를 찬 아저씨 둘이서 탕수육을 맛있게 먹는장면.. 2015. 3. 10.
한국 가기 전,, 남편이 분주하다. 건국기념일이였던 어제 이곳은 휴일이였다. 오전 중엔 서로 할 일이 있어 각자 외출을 했고 점심시간이 한참 지난 3시를 넘어서야 만날 수 있었다. 코리아타운에서 만난 우린 바로 짜장면집으로 들어가 짬짜면과 라조기를 시켜 정신없이 먹고 난 후 일 관계로 서류를 건네드려야 할 곳에 잠시 들린다음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천천히 역을 향해 걸었다. 혐한들로 인해 코리아타운에 일본인이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이날은 휴일이여서인지 20대 여성분들이 참 많았다. 가게마다 손님들도 가득했고 역 입구에서는 라이브 공연을 알리는 그룹맴버들이 나와 찌라시를 돌리고 있었고 그 주위엔 언니들이 맴버들과 사진을 찍고, 질문을 주고받는 모습들이 보였다. 집에 돌아와 둘이서 집안 청도도 좀 하고, 밑반찬도 좀 만들고,, 저녁은 코리아타운.. 2015. 2. 13.
2014년도,, 일상들을 뒤돌아보며... 라디오에선 올 한해 인기차트 곡이 흘러 나왔다. 아침을 간단히 마친 우린 일찍부터 청소를 시작했다. 1년간의 묵은 때를 벗겨내는 것과 새로운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자는 의미에서 이곳 일본은 이렇게 집안 대청소를 한다. 책, 옷, 그리고 먹다 남은 약봉투까지 정리를 하며 1년 365일이 참 짧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하나 정리를 하고 닦으며 내년이면 내가 몇 살인가,,, 내년엔 내 계획대로 일이 진행될까,,,, 깨달음과 나에게 주어진 내년은 어떤일이 펼쳐질까,,,,생각에 잠겨있다가 갑자기 어두워져 밖을 내다봤더니 창밖에 먹구름이 끼여 있었다. 저녁에 비가 내린다더니 정말 비가오려나보다. 그렇게 오전내내 우린 서로에게 맡겨진 구역의 청소를 마치고 신정 준비를 위해 쇼핑을 해야할 것 같아 먼저 코리아타운에 향.. 2014. 12. 31.
한달간 수고한 남편에게 사준 것. 지난 25일, 월급날이였다. 이날은 내가 깨달음에게 한달동안 고생했다는 의미로 한 턱 쏘는 날이기도 하다. 주말인데도 거래처와 미팅이 있어 외출했던 깨달음이 먹고 싶은 게 생각났으니 코리아타운에서 만나자고 문자가 왔다. 역시나 내 예상이 빗나가질 않았다. 늘 같은 코스인 슈퍼를 돌고 깨달음이 올 때마다 사고 싶어했던 양은냄비를 몇 번 들었다 놨다,,, 라면 넣어서 먹는 흉내도 내보길래 그냥 하나 사라고 그랬더니 한국가서 사겠단다. 그 다음 코스는 짜장면집,,, 오늘은 새로운 걸 먹어 보겠다고 메뉴판을 한참 들여다 보더니 나한테 먹을 수 있겠냐고 묻는다. 따끈한 국물은 좀 먹을 것 같아서 난 우동을 시키고 자긴 많이 먹을 거라고 짜장면과 깐풍기를 주문했다. 먼저 짜장을 먹고 있던 깨달음이 내 우동이 나오자.. 2014. 9. 29.
일본인도 아닌 한국인도 아닌 남편 깨달음 회사에서 미팅이 있었다. 사무실 책상 위에 잡다한 물건들이 어지럽게 널려있다. 정리 좀 하라고 그랬더니 정리 된 상태라고 만지지 말란다. 물레방아처럼 생긴 명함집...저번에 왔을 땐 없었던 것 같은데 도대체 몇 장의 명함들인가,,,,깨달음 테이블에도 2개나 올려져 있다. 전화벨이 울리기 시작하고,,,, 깨달음 목소리에도 힘이 들어가 있다. 일하는 남자의 뒷모습이 왠지 멋스럽게 보였다. 잠시 후, 거래처 분이 오시고 무사히 프레젠이 끝났다. 점심시간이 되자 뭘 먹을까 고민했더니 회사 뒷편에 새로 생긴 중화요리집이 있는데 그 곳에 탕수육이 한국 탕수육하고 맛이 비슷하다고 그걸 먹으러 가잔다. 좋다고 따라 갔는데 메뉴를 보니 짜장면도 없고,,, 그냥 오리지날 중국집이였다. 일단 한 개 먹어 봤더니 맛이.. 2014. 5. 28.
역시 한국식 집밥이 최고이다. 요즘 바쁘다는 이유로 외식이 잦았다. 집에와 만들면 금방인데 밖에서 먹는 버릇을 하다보니 주방에 서서 뚝딱거리는 게 귀찮아졌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역시 집맛이 최고라는 걸 우리 서로 잘 알고 있기에 지난주부터 저녁준비를 다시 시작했다. 깨달음이 좋아해서도 그렇지만 주로 메인은 한식위주다. 청량고추 빼놓고는 왠만한 매운 것도 아주 잘 먹어주는 깨달음 덕분에 메뉴선택에 고민은 별로 하지 않는다. 어젯밤엔 심플한 찜닭을 했더니 당면을 더 넣어 달라고 그래서 추가해서 넣어줬다. 깨달음은 모든 면을 너무 사랑한다. 아니 밀가루 음식을 진짜 좋아한다. 라면, 소면, 소바, 우동, 쫄면, 비빔면, 국수, 짜장면, 냉면, 수제비 등등,,, 당면을 후루룩쩝쩝 맛나게 먹더니 요즘은 날이 더워졌으니, 내일은 삼계탕이나 .. 2014. 5. 16.
남편이 한국 후배에게 부탁한 먹거리 약기운으로 입맛을 찾지 못하고 있는 나는 매일 매일 식사시간이 힘들어지고 있다. 그렇게 좋아하는 영덕 게집에 가도,,,유명 갈비집에 가도,,, 어디를 가든, 뭘 먹든 몇 점 먹질 못하고 젓가락을 놔 버릴만큼 식욕이 돌아오질 않았다. 저녁 무렵, 일 때문에 신주쿠에 나갔던 내게 깨달음이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고 기다리라고 지정한 장소는 한국슈퍼(한국광장) 앞이였다. 가게에 들어서자 깨달음이 사달라고 조른 라면 붙은 양은냄비... 이 뚜껑에 라면 먹으면 더 쫄깃쫄깃하다고 상세 설명을 했지만 난 그냥 사진만 한 장 찍고 자리를 옮겼다. 입맛 없으니까 한국재료들 사서 요리해 먹자고 이곳으로 날 데리고 와 놓고 자기가 좋아하는 것만 고르고 있다. 가게를 빠져나와 다음으로 간 곳은 아니나 다를까 짜장면집.. 내 의.. 2014. 4. 8.
당신의 딸이였기에 전 행복했습니다. 밖에서 신나게 뛰어 놀다 집으로 들어 가면 꽁꽁 언 내 손을 두 손으로 꼬옥 감싸 따뜻한 입김을 불어 주시던 우리 아빠. 추운 겨울날 등교하는 자식들을 위해 연탄불 부뚜막에 5명의 신발을 가지런히 올려 따끈하게 데워 주셨던 우리 아빠. 모처럼 끓인 동태국에 몸통은 자식들 그릇에 덜어 주고 당신은 대가리만 빨아 드셨던 우리 아빠. 지각하는 날 위해 자전거로 학교까지 바려다 주시고 내가 교실에 들어 갈 때까지 계속 지켜 봐 주시던 우리 아빠. 소풍가는 날이면 집 근처 구멍가게에서 외상으로 과자랑 알사탕을 사와 엄마에게 욕을 한바가지 얻어 들으면서도 방긋 웃어 주셨던 우리 아빠. 중,고등학교 때 납부금을 못내 칠판에 내 이름이 적힐 때마다 능력없는 부모 만나 이런 쪽팔림을 당한다고 아빠를 얼마나 원망했던가,,.. 2014. 3.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