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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17

올 추석 상차림은 의미가 달랐다 다음 주까지 제출해야 할 작품이 있어 서둘러 재료들을 사서 집으로 돌아왔다. 수정을 거듭하고 거듭해도 영 마음에 들지 않아 색을 다르게 입혀보려는데 잘 될지 걱정이다. 화방을 천천히 둘러보면 좋으련만 집에서 기다리는 일 거리가 많아서 빨리 나와야했다. 먼저 출근 전에 절여 둔 배추를 씻어두고 전에 필요한 재료들을 준비했다. 이번 주 토요일이 한국의 추석이라는데 우린 선약이 있어 주말엔 집을 비울 예정이어서 며칠 먼저 추석을 치르기로 했다. 추석 같은 명절에는 늘 같은 메뉴들이 올라가기 마련이지만 깨달음은 지금껏 아무 불평 없이 아주 맛있게 먹어주었다. 이번 추석 때도 작년처럼 갈비찜이 아닌 떡갈비가 좋다길래 준비했고, 지난 주말 코리아타운에서 사 둔 영광굴비와 막걸리로 상을 차렸다. 퇴근길에 깨달음이 사.. 2022. 9. 9.
일본에서 준비한 장례 답례품 신주쿠(新宿)를 가지 전부터 우리 이미 결정을 했었다. 장례 답례품으로 뭘 살 것이며 몇 분에게 드릴 건지도 사전에 얘기를 다 끝낸 상태였다. 한국도 그러겠지만 일본은 장례식에 조문을 오시거나 조의금을 보내주신 분들께 코덴카이시(香典返し)의 답례품을 돌려드린다. 지난 4월 시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우리 가족들이 깨달음에게 조의금을 보냈는데 그 답례는 한국에 직접 가서 하려고 6월에 비행기를 예약했었는데 그게 결항이 되는 바람에 가질 못하고 각자 소포로 보내드렸었다. 지난달, 시아버님이 돌아가셨을 때도 마찬가지로 가족과 친구들이 조의금을 보내주었다. 일 년에 두 번이나 몇 달 간격으로 조의를 표해준 분들에게 감사하고 죄송한 마음에 이번에는 다른 답례품을 준비하기로 했다. 일본에서 인기 있는 장례 답례품은 .. 2022. 9. 6.
일본에서 맞이하는 추석 [ 뭐를 사 오면 되는 거야? ] [ 과일만 사 오면 돼 ] [ 알았어, 갔다 올게 ] 내가 전을 부치고 있는동안 깨달음은 마트를 다녀오기로 했다. 올해도 어김없이 우린 한국이 아닌 이곳 일본에서 추석을 맞이했다. 매번 추석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으로만 만족하지만 이렇게 전을 부치고 있으면 부쩍 가족들 얼굴이 떠오른다. 이번 추석에는 깨달음이 갈비찜이 아닌 떡갈비가 먹고 싶다고 해 떡갈비를 맛깔나게 구웠다. 전을 완성하고 햇밤이 다 익어갈 무렵 깨달음이 들어와 깨끗이 씻은 과일을 올렸다. [ 이건 뭐야? ] [ 응,,송편 같은 떡이 없어서 알록달록 색이 비슷한 거 사 왔어, 맛은 전혀 다르지만 ] [ 고마워. 얼듯 보면 송편 같네 ] 떡갈비를 먼저 먹을 거라 생각했는데 역시나 잡채를 한입 가득 넣는 깨달음.. 2021. 9. 21.
예전의 한국을 그리워하는 남편 샤워하는 소리가 평소보다 30분 늦은 걸 보니 오늘은 깨달음이 출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코로나가 시작되고, 긴급사태가 서너 달에 한 번씩 발령이 되면서 암묵의 룰처럼 우린 서로의 패턴을 읽게 되었다. 이런 날은 나도 느긋이 아침을 준비하고 함께 식사를 한다. 다른 날은 깨달음이 먼저 식사하지만 오늘은 겸상을 했다. 식사를 마치고 난 외출을 했고 깨달음은 집 안에 있는 동안 뭘 했는지 알지 못한다. 집을 나서기 전, 점심은 뭘 먹을 거냐고 했더니 지난번 코리아타운에서 사 온 버터와플 먹으면서 영화를 볼 거라 했다. [ 과일 챙겨놓은 것도 먹어 ] [ 알았어 ] 내가 집에 돌아온 시간은 오후 4시 무렵, 저녁 메뉴는 뭐가 좋을지 얘기를 나누다 깨달음이 조카 결혼식은 잘 치렀는지 물었다. [ 응, 잘 끝.. 2021. 9. 17.
일본은 벌써 추석 준비를 한다 또 초인종이 울렸다.지난주부터 오쥬겐お中元(추석선물)이 들어오기시작했다. 일본은 8월15일이 오봉お盆(추석)이다. 그래서 마트에서는 추석용품들을 팔기 시작했고 이렇게 추석선물들이배달되어져 오고 있다.일단 집으로 선물이 들어오면 먼저 발송인, 거래처가 어딘지 깨달음에게 사진을 보내고풀어본다.올해는 우리집에 보내진 추석선물이작년과는 조금 다른 목록들이였다.코로나로 외출이 줄고 집에 있는 시간이많다보니 식사대용으로 먹을 수 있는품목들이 늘었다는 걸 느꼈다.장기보존이 가능한 소면,전자렌지에 데워서 먹는 덮밥세트. 메론과 연어는 내가 좋아한다는 걸 알고 늘 보내시는 분이 잊지 않고 올해도 같은 것으로보내주셨다. 그리고 과일이 들어있는 젤리류와 건강차로 만든 음료가 들어왔다.예전엔 늘 니혼슈(일본정종)나 맥주를 보.. 2020. 7. 14.
일본에서 또 추석상을 차리다. 좀 이른 퇴근을 하고 집에 들어왔는데 우리집 발코니에서 한참 작업중이였다. 대대적인 외벽보수공사가 시작된지 벌써 3개월이 넘어가고 있다. 공사가 시작된 날부터 온 집안에 있는 창문엔 커튼을 닫아두고 지내고 있다. 일주일에 2,3일은 발코니 이용이 가능하다는 공지가 있지만 작업하시는 분들이 때때로 왔다갔다 하시기 때문에 커튼은 계속해서 쳐두는 수밖에 없다. 발코니도 자유롭게 나갈 수 없어 빨래를 24시간 거실에서 말리고 있는 상황이지만 작업이 끝나는 5시 이후엔 노을진 하늘을 볼 수 있어 다행이긴 하다. 내가 12월까지 빨래를 꼬실꼬실 말릴 수 없어 불편하다고 투덜거릴 때마다 깨달음은 공사가 끝나고 나면 집값이 오른다는 말로 위로아닌 위로를 했다. 오늘처럼 이렇게 아주 가깝게 눈 앞에서 작업을 하고 있을 .. 2019. 9. 13.
일본인들이 주고 받는 추석선물을 보며 *이 글은 어제 올린 글입니다만다시 올리게 된 이유를 글의 뒷편에정리했습니다* 이곳 일본은 8월 15일이 추석이였다. 음력이 아닌 양력으로 절기를 맞이하기 때문에 매년 추석날이 변경되는 일은 없다.한국은 한창 추석 선물이 오가고 있을텐데 이곳은추석 한달 전인 7월초부터 평소에 신세를 지고 있는 은사나 거래처, 친인척에게 선물(오츄우겐-お中元)을 보내기 시작한다. 이렇게 선물을 주고 받는 풍습은 중국의 도교에서 전해져왔다고 하는데 한국에서 친인척에게 보내는추석선물과 같은 의미로 감사를 전하고또 한편으로는 일년의 반을 잘 마무리했다는뜻과 남은 반년도 잘 보내게 해달라는 염원도 포함되어 있다요즘 한국은 서로 생략하고 넘어간다고 들었는데 일본은 내가 왔던 20년전과 별 반 다를게 없이 주고 받는 행사가 그대로 .. 2019. 9. 7.
어른들도 노는 건 다 똑같다. [ 깨달음, 오늘,,우리 뭐 하지? ][ 음,,어디 가면 재밌을까? ]추석연휴(이곳은 8월15일이 추석)가 시작되고3일이 지났다. 그 3일동안 우린 서로 각자가 하고 싶은 일들을 자유롭게 했다.공부를 하기도 하고 책도 읽고, 잠을 자고, 취미생활을 하며 상대가무엇을 하던 전혀 터치하지 않은 시간, 독신과 같은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4일째 되는 오늘,이젠 둘이서 놀아볼까라는생각을 서로 하면서 어디서 뭘 할까,궁리를 해도 좀처럼 좋은 아이디어가 없다.연휴여서 쉬는 곳도 많고 영화관, 미술관, 쇼핑은 늘 하던 것이고 특별히 어딜 가면 휴가다움을 느낄까 둘이서 고민을 했다.[ 깨달음, 추석이니까 추석음식 만들어서그냥 집에서 먹고 쉴까? ][ 그건 한국 추석날하면 좋지 않아? 일본은추석이여도 특별히 먹는 요리가.. 2019. 8. 16.
한국의 광복절날, 남편과 나눈 대화 8월 15일, 이곳 일본은 추석날이다. 지난 11일부터 연휴가 시작되었지만 우린 그냥 평소와 다름없이 출근을 하고 밀린 일들을 하며 시간을 보내다가 오늘에서야 제대로 된 휴식에 들어갔다. 늘 그렇듯 휴일에 하는 청소를 위해 각자 맡은 곳에서 쓸고 닦고를 하는데 갑자기 청소기 소리가 이상해서 나와보니 거실에 청소로봇을 틀어놓고 로봇이 잘 하는지 지켜보고 있었다. [ 왜 갑자기 청소로봇이야? ] [ 응,,청소하다가 귀찮아서..] [ 근데 그 폼은 뭐야? ] [ 응, 더워서,쉬면서 지금 로봇 감시 중이야 ] 뒤에 청소기는 충전기에 꼽아 놓고 머리는 타월을 감고서는 의자에 앉아 눈을 희번떡 하게 뜨고 날 쳐다본다. [ 왜? 찍지 말라고 쳐다보는 거야? ] [ 너무 많이 보여주는 거 아니야? 런닝차림인데..] [.. 2018. 8. 16.
해외거주자에게 외국인 남편의 존재 신주쿠에 볼일이 있어 오랜만에 코리아타운에 들렀다.[ 뭐 먹지? ][ 오늘은 탕수육만 먹을래 ][ 짜장면은? 짬뽕도 안 먹어?][ 응, 안 먹을래? ][ 나는 잡채밥 먹을까,,,,][ 볶음밥 시켜 봐, 나 볶음밥 먹어보고 싶어..][ 잡채밥 먹고 싶은데...][ 잡채는 당신이 맛있게 할 수 있잖아,근데 볶은밥은 집에서 불향을 내기 힘드니까볶음밥 시켜 봐, 먹어 보게..][ ............................... ] 볶음밥에 짜장소스가 올려 나오고짬뽕 국물이 딸려 나온 것을 보고 약간 흥분한 깨달음이 내 숟가락을 들고 먹더니 내가 멍하게 쳐다보니까 그때서야 [ 숟가락 하나 더 주세요 ]라고 부탁했다.[ 맛있어? ] [ 짜장하고 짬뽕을 한꺼번에 맛 볼 수 있다니진작 볶음밥 시킬 것 그랬어~.. 2017. 8. 3.
일본에서 차리는 추석 상차림 한국은 모두가 귀성을 서두르고 있다고 한다. 난, 이곳에서 벌써 16년째 추석을 맞이하고 있다. 유학시절, 추석이면 유학생 몇 명이 돈을 모아 코리아타운에 가 송편과 다른 떡들을 몇 팩 사 온 다음 기숙사에 있는 학생들과 함께 특별식으로 나는 김밥을 만들고 어린 학생들은 한국 집에서 보내 온 라면들을 꺼내와 같이 끓여 먹었던 기억들이 난다. 결혼을 하고 나서는 깨달음과 함께 매해 조금이나마 추석답게 보내려고 노력한다. 퇴근길에 마트에 들러 깨달음에게 전화를 했다. [ 뭐 먹고 싶어? ][ 음,,잡채..] [ 잡채? 질리지도 않아? ] [ 응, 안 질려,, 잡채 먹을래,,,] [ 다른 것은 또 뭐 먹고 싶어?] [ 꼬막..] [ 꼬막은 지금 못 구해,.쯔끼지시장(수산시장)에 가야 될 거야,,] [ 알았어,.. 2016. 9. 14.
남편에게 감사하고 미안하고,, [ 오머니,,깨서방입니다, 식사하셨어요?] [ 지금 뭐 하세요? 한국도 시원해졌어요? ] [ 오머니, 추석에 못 가서 죄송해요 ][ 시장에 같이 가고 싶었는데 못 가서 죄송해요][ 오머니, 맛있는 거 많이 하세요? ][ 너무 무리하지 마시고 조금만 하세요 ][ 감기 조심하시고 추석 잘 보내세요] [ 오머니, 식사하셨어요? ] [ 지금 뭐 하세요? ] [ 시원해졌어요?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한국어로 바꿔달라고 해서 적어줬더니10분이 넘게 계속해서 발음과 악센트 연습을 하고 있다. (다음에서 퍼 온 이미지) [ 어때? 발음 좋아졌어? ][ 응, 좋아졌어, 전화해도 될 것 같애.. ] 엄마와 통화를 할 때 깨달음 악센트가 애매해못 알아들으실 때가 있다고 했던 걸 기억하고는깨달음이 연습에 연습을 더했다. [.. 2016. 9. 13.
정말 귀국을 할 수 있을까.... 언니와 함께 아침 일찍 동사무소를 찾았다. 초본, 등본, 인감 등등,, 첨부해야할 서류가 많았다. 광주에서 추석을 보내고 바로 서울로 와야만 했던 건 몇년 전 서울에 사 두었던 우리집이 재건축에 들어가게 되었고 지금 살고 있는 세입자에게 이주비를 줘야했기에 이주비 신청을 위한 (소유주가 직접 신청 해야만했음) 것이였다. 읽어봐야할 사항도 많았고 서류도 많았고 기입해야할 부분도 많았다. 알아보기 쉽게 파일로 정리를 하고 지정은행에 도착했을 때는 3시 반을 넘기고 있었다. 내가 해외에 거주한다는 이유로 많은 분들이 편리를 봐주셨다. 죄송하고, 고맙고,,,, 서류를 열심히 정리해 주시고 나서는 비타민 드링크를 언니와 내게 한 병씩 주셨을 때 죄송한 마음에 가슴이 뭉클했다. 그렇게 일단 모든 서류가 문제없이 제.. 2015. 10. 3.
한국의 김장날을 기다리며 깨달음이 공항까지 같이 따라 나섰다. 피곤하니까 그냥 집에서 쉬라고 해도 나를 배웅하고 자긴 회사로 들어가면 된다고 아침부터 서둘러 공항에 오게 되었다. 공휴일이니까 그냥 쉬라고해도 자기 혼자 있을 때 회사에서 일하는 게 딴 생각도 안나고 좋다며 회사에 갈 거란다. 아침을 같이 먹으며 깨달음이 물었다. 한국에서 뭐 먹을 거냐고... 청국장 먹을 거고,, 다른 건 특별히 없다고 추석 보내고 바로 돌아 와야하니까 시간도 없고,, 일 처리하고 조사하는라 정신없이 보낼 것 같다고 그랬더니 아무튼 뭘 먹든 자기 몫까지 먹고 오란다. [ ............................... ] 추석 저녁에 친척들이 모이면 재밌겠다면서 일본 들어 올 때 간장게장이랑 양념게장 사가지고 오란다. 알았다고 그 외에 필.. 2015. 9. 25.
일본에서 맞이하는 14번째 추석 어젯밤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가 오후에 접어들어서야 잠시 멈췄다. 깨달음과 서둘러 자전거를 타고 슈퍼로 향했다. 그래도 추석인데 뭔가 준비해야하지 않겠냐고 아침을 먹으며 애길 나눴었다. 메모해 두었던 것들을 구입, 집으로 돌아오자 깨달음이 시키지도 않은 일을 한다. 요리에 필요한 마늘을 까주겠다면서 신문을 깔고 바로 시작한다. 손에서 냄새난다고 싫어했던 일인데 오늘은 왜 해주냐고 물었더니 [추석]이니까 해야할 것 같아서란다. 난 어차피 음식을 거의 못 먹으니까 아주 소량만 만들기로 했다가 그래도 명절이니 후배에게 연락을 해봤더니 오늘도 회사 출근했다고 잠깐 들릴 수 있으면 들리겠다고 한다. 엄마가 보내주신 호박으로 나물을 만들고, 명태전, 동그랑땡, 야채조림, 잡채, 불고기전골, 미역국을 만들었다. 생각보.. 2014. 9.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