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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타운66

일본의 코리아타운 모습의 요즘 주말 오후, 신정 선물을 주문하기 위해 오다큐 백화점(小田急)에 갔다. 깨달음이 해년마다 추석과 신정 선물을 이곳에서 보내는 이유는 다른 곳보다 연배들이 좋아하는 선물이 많아서라고 한다. 예전에는 각종 선물코너가 따로 배치되어 실물을 보고 부과설명까지 들으며 선택할 수 있었는데 코로나시대에 맞게 상품 사진으로만 벽면을 채워놓았다. 깨달음이 번호표를 받아 기다리는 동안 난 지인들이 좋아하는 선물을 몇가지 골랐다. [ 다 골랐어? ] [ 응 ] [ 한국에 보낼 것도 골랐어?] [ 응 ] [ 이거 신청 끝나면 어디 갈까? ] [ 영화를 한편 보면 좋은데 예약을 안 해서 좌석이 없을 것 같애...] [ 나, 영화 안 볼 거야, 집에서도 볼 게 많은데 ] [.............................] .. 2021. 11. 29.
오징어 게임에 대한 일본인들의 생각 오랜만에 자주 애용했던 중화요릿집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입구에서부터 손님들이 기다리는 걸 보니 다들 우리와 같은 마음일 거라 짐작할 수 있었다. 코로나 감염자 수가 급격히 줄어들고 위드 코로나 시대가 시작되면서 우리는 심리적으로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그래서 지금껏 발길을 끓었던 레스토랑을 하나씩 다시 찾으려 오늘 온 것인데 역시나 맛집은 사람들이 많다. 쇼코슈(紹興酒)를 주문하고 월 12월부터 실시한다는 부스터 샷에 관한 얘길 했다. [ 깨달음, 당신도 맞을 거지? ] [ 응, 당연하지, 당신은? ] [ 나도 맞을 생각이야 ] 내년이면 한국을 포함, 조금씩 해외여행도 자유로워질 거라며 그렇게 되면 예전의 생활로 서서히 되돌아갈 수 있어 다행이라는 얘기를 나누는데 우리 옆 테이블에서는 한국 마스크를 .. 2021. 11. 8.
일본의 위드 코로나 시대 지난 9월을 마지막으로 이곳은 긴급사태가 전면 해제되었고 위드 코로나로 분위기가 전환되면서 예전처럼 일상이 회복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우리도 위드 코로나 (With Corona)시대에 적응한다는 핑계로 근 2년 가까이 가지 못했던 영화관을 찾았다. 007 영화는 꼭 스크린을 통해서 보고 싶다는 강한 욕구를 억제하지 못해 집을 나섰다. 음료와 팝콘을 사려는 깨달음에게 마스크를 벗으면 위험할 수 있으니 그냥 참자고 말렸다. 지정석에 앉아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깨달음이 오랜만에 와서인지 기분이 색다르다고 했다. 우리 앞 줄 건너편에 앉은 아저씨는 맥주캔을 가방에서 꺼내더니 조심히 티슈로 캔을 감싸며 상표가 보이지 않게 붙이고는 홀짝홀짝 마시기 시작했다. 상영시간 2시간이 넘은 영화였지만 지루하지 않고 잘 .. 2021. 10. 4.
남편에게 내 카드를 줬더니.. 2주 전, 깨달음은 퇴근길에 열무김치를 사 왔다. 너무 반가워서 어디서 샀냐고 물었더니 거래처 다녀오는 길에 한국어가 적힌 작은 마트가 있어서 샀다고 했다. [ 여름에 열무김치 먹는 거 기억하고 있었어? ] [ 아니, 요즘 유튜브에서 비빔국수 많이 나오잖아, 보리밥에 넣어 먹기도 하고, 한국 맛과 같은지 궁금해서 사 봤어 ] 그날 저녁 우린 열무김치를 넣은 비빔국수를 먹으며 완전 한국 맛이라며 좋아했었다. 집 근처 마트에서 구매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코리아타운에 가야만 했는데 깨달음 덕분에 즐거운 한 끼를 맛볼 수 있었다. 그리고 오늘, 자기 방에서 오후 내내 공부를 하던 깨달음이 외출 준비를 했다. [ 내가 혼자 다녀올게 ] [ 깨달음,, 나도 가고 싶은데...] [ 알아,, 아는데 아직 당신은 완치되.. 2021. 8. 12.
조금만 더 참기로 했다 아침에 출근하는 깨달음이 자기 보라며 2년 전까지 와이셔츠 버튼이 터질 것 같아서 못 입었던 걸 입게 되었다고 가벼워진 자기 몸을 꿀렁거리며 의미를 알 수 없는 춤을 췄다. [ 알았어. 얼른 출근해 ] [ 나,,미팅 끝나고 2시간 후에 들어올 건데 오래간만에 짜장면 먹을까? ] [ 별로...] [ 별로라는 말은 긍정으로 생각하고 짜장면 먹으러 간다~~~~ ] [ ................................... ] 자기 말만 하고 집을 나서는 깨달음. 인간이 저렇게 매일 긍정적일 수 있는 건 타고난 성격이고 어쩌면 시어머님이 임신 중에 태교를 엄청 잘하셨을 것이라 추측된다. 다음 달에 시부모님을 뵈러 갈 생각인데 그때는 잊지 않고 물어볼 생각이다. 세탁기 돌려놓고 난 바로 거실에 매트를 깔.. 2021. 6. 19.
일본인이 한국 라면을 먹을 때 2주 전부터 깨달음이 코리아타운을 한 번 가자고 했지만 난 가야 할 이유를 찾지 않았다. 그곳에 가야만이 살 수 있었던 한국식재료나 냉동식품들이 요즘은 웬만한 대형마트에 가면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한국산 고춧가루를 비롯해 냉동만두, 김치까지 한국 브랜드를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조선된장, 조선간장, 액젓처럼 코리아타운에서 구입해야 할 것도 분명있다. 특히 깻잎, 애호박, 호박잎, 시래기처럼 구하기 힘든 채소들은 그곳에 가야 하는데 요즘은 깻잎이 먹고 싶을 땐 오오바(大葉)로 애호박은 즈끼니(ズッキーニ)로 대신해서 요리를 하곤 했다. 그래서도 특별히 가야할 일이 생기지 않았다. [ 깨달음, 왜 가려는 거야? ] [ 그냥,, 심심해서..] [ 뭐 살 거 있어? ] [ 아니.. 없는데.. 그냥 오.. 2021. 5. 21.
일본속, 신한류 붐은 일고 있었다 내 주변의 일본인 친구, 동료들 중, 서너 명은 예전부터 한류에 빠져 있었다. 원조라 말하는 배용준 시절의 한류 1세대부터 지금의 BTS까지 다양하게 한국문화를 발 빠르게 접하고 공유하며 즐긴다. 그중에서 가장 최근에 한국의 매력에 빠진 사람은 같은 장애협회에서 만난 나카지마 상이다. 그녀는 특히 드라마를 너무 좋아해 사극, 멜로, 복수 등 장르불문, 모든 드라마를 즐겨본다. 내게 [ 사랑의 불시착]을 보라고 권했던 것도 나카지마 상이었고 꼭 봐야 한다고, 제발 봐주라며 귀찮을 정도로 추천을 했었다. 그런 나카지마 상이 어제도 내게 코로나가 끝나면 꼭 자기와 한국에 가자고 했다. 나카지마 상은 일본을 한 번도 떠나본 적이 없는 40대 초반의 미혼이다. 결혼은 절대로 하지 않을 거라는 그녀는 나를 볼 때마.. 2021. 3. 7.
요즘 우리 부부가 자주 찾는 곳 어제는 봄처럼 따뜻하다가 오늘은 또다시 맹추위가 찾아오는 이상기온이 며칠째 계속되는 이곳. 다운재킷을 넣었다가 꺼내기를 반복해야만 했다. 오늘은 겨울 찬바람이 어찌나 세게 불던지 날아갈 것 같은 날씨였지만 깨달음과 외출을 했다. 엄마 생신선물로 뭘 보내드릴까 싶어 긴자(銀座)로 나가 유락쵸(有楽町) 사이에 있는 안테나숍들을 찾았다. 안테나숍은 전국 각 지역의 공예품, 식자재, 쥬류, 채소, 생선, 액세서리 등 그 지역에서만 나는 특산품을 판매하는 곳이다. 홋카이도(北海道)에서 오키나와(沖縄)까지 그 지역 대표음식들과 명물들이 준비되어 있어 요즘처럼 코로나로 여행을 못하게 되면서 이 안테나숍이 인기가 많아졌고 우리도 자주 찾고 있다. 특히 냉동된 식재료이 다양해 고향에 내려가지 못하는 분들은 자신의 고향의.. 2021. 2. 25.
서로 다른 생각을 하며 산다 집 근처 우체국은 영업시간이 끝난 상태여서 본점으로 자전거를 타고 달렸다. 시부모님이 계시는 요양원에 보내드릴 소포를 들고 줄을 서 있는데 우편물 취급이 일시정지된 나라가 적힌 안내문이 눈에 들어왔다. 항공편은 되고 선편은 되지 않는 나라, 선편은 되지만 항공편은 안 되는 곳 등,, 지구촌 곳곳을 코로나가 점령하고 있다는 끔찍한 생각이 잠시 들었다. 우체국을 나와 자전거로 근처 강둑을 한 바퀴 천천히 돌았다. 외출도 삼가야 하는 긴급사태 선언 중이다 보니 일을 보러 가끔 집 밖을 나가게 되면 그냥 공원 주변이나 사람들이 별로 보이지 않는 곳을 찾아 배회하듯 걷기도 하고 벤치에 앉아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 보기도 한다. 집에 들어서자 깨달음이 거실에 놓인 박스를 가리키며 카나마루(깨달음 대학 동기)가 보낸 .. 2021. 1. 23.
아침부터 남편이 기분 좋아진 식단 이곳은 지금 급속히 확산되는 코로나 감염자수로 의료 체계의 붕괴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져가고 있다.어제는 2,500명대에 이르렀고 누적 확진자는14만3천여명이 되었다. 오늘 도쿄에서만 418명의 감염자가 발생했다. 우린 느슨해졌던 마음을 다잡고다시 착실히 스테이홈을 하고 있다.출근 이외에 불필요한 외출은 삼가하고급한 전달사항이 아니면 대면하지 않은방식으로 대처해나가고 있다.그렇게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아침부터 저녁까지 꼬박 세끼를 챙겨 먹는 게 이젠 당연한 일이 되었다.https://keijapan.tistory.com/1395(삼시세끼, 그래서 열심히 차린다) 늘 밥상에 올라오는 메뉴들이야 그리 많은변화가 있진 않지만 끼니때마다뭐가 좋을지, 뭐가 먹고 싶은지 여전히 신경이 쓰인다.아침은 주로 .. 2020. 11. 30.
여러분들께 감사함을 나눕니다 오다큐 백화점에 가기 전에 주문을 못했던 몇 몇 분들에게 드릴오세이보 (お歳暮 -연말에 드리는 선물)를카다로그를 보며 결정했다. 매년 추석과 설에 두번씩 보내다 보니 중복되지 않고받는 분들이 좋아하는 것들을 되도록이면보내드리려 신경을 쓰는 편인데늘 고를 때마다 고심을 하게 된다.제일 무난한 선물은 센베이인데 의외로싫어하시는 분들도 계셔서 늘 갈등이다. [ 카나마루 상은 햄세트가 나을까? ][ 응,,그렇게 해..][ 작년에도 보내드린 것 같은데..][ 괜찮아,,술 좋아하니까 안주로 먹겠지.. ][ 미후라 상은? ][ 음,사시미를 좋아하니까 해산물이 좋을 거야 ]막상 선물을 고르다보면 결국엔 항상 같은 걸 보내 드리는 것 같다.일단 모두 체크를 하고 집을 나섰다.백화점에 도착해 바로 주문서를 건네 주고10층.. 2020. 11. 23.
한국남자에게만 있다는 매력 참 오랜만에 만나는 미호 상이다. 서로 바쁜 것도 있고 코로나19로 사람 만나기를 주저하는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꼭 자길 만나주라는 간곡한? 부탁을 받았다. 무슨 일 있냐고 물어도 만나서 얘기하겠다고만하지 다른 말은 언급하지 않았다. 고기를 너무 좋아하는 그녀가 우리집 근처에 미리 예약해 뒀다며 가게 주소를 보내왔다. 미호 상은 내게 한국어를 배운 일본인 중에 한 명으로 6개월정도 배웠다. 고등학생 아들과 단 둘이서 사는 미호 상은 40대 중반으로 밝고 천진하면서도 유머가 많은 여성이였다. 낮시간에 고기를 먹는 게 좀 부담스러워 커피숍에서 차를 한 잔 하고 싶었는데그녀는 이미 내게 아주 할 말이 많은 표정으로 나를 기다렸고 꽤나 들떠 있어 보였다. 언제나처럼 간단히 안부를 묻고 코로나 얘기를 하면서 식사를.. 2020. 10. 16.
그녀의 자존감을 높여준 한국요리 코리아타운이라 불리우는 신오쿠보역 개찰구에 들어서자 그녀는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9월이 시작된 첫주말, 여전히 한여름처럼 33도를 향해가는 날씨탓에 그녀는 손수건으로 연신 땀을 닦아냈다.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만나자고 몇 번이고 약속을 미루고 미뤘는데 더 이상은 참지 못하겠다며 그녀가 지난주에 전화를 했었다. 런치를 같이하고 싶다고 그녀에게 난 식사는 다음에 하는 게 좋지 않겠냐고 양해를 구하고 차를 마시기로 했다. 40대후반인 메이짱은 돌싱이며 내게 그림치료 수업을 1년정도 받았었다. 3년전 이혼을 한 후로 보기 시작한 한국 드라마에 빠지면서 혼자서 한국여행을 두번 다녀왔고 요리에 관심을 보여서 내가 한국요리를 이것저것 가르쳐주곤 했었다. 그녀는 커피숍에 가기 전, 사고 싶은 게 많다며 한국마트.. 2020. 9. 6.
한국에서 온 소포, 그저 감사하다 일주일전, 선주(가명)에게서 소포가 왔다. 향균기능이 있다는 유기 수저세트와 함초염, 녹두가 들어있었다.내가 녹두죽을 꽤나 좋아하는 것과일반 소금은 먹지 않는다는 걸 알고 보내온 선주의 배려가 고마웠다.늘 깨달음과 내 건강을 생각해 보내는마음이 소포 속에 그대로 담겨져 있었다. 깨달음은 수저세트를 보고 좋은데 무거워서좀 그렇다고 하길래, 향균작용이 있어서어쩌면 코로나도 피해갈지 모른다고 뻥을 쳤더니 사용해보겠단다. 치료가 끝난지 5년이 훌쩍 넘었지만 난 여전히 음식에 꽤나 신경써서 먹는 편이다.소금을 포함한 각종 조미료들도 유기농이나 방부제가 덜 들어간 가공품을 사용하려고 한다. 몸에 들어가는 음식들이 우리의 몸을 통해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직접 체험해봤기에 되도록이면 입이 즐거운 음식이 아닌 몸이 좋아하.. 2020. 7. 20.
남편은 스트레스를 이렇게 풀었다 오전 업무를 마치고 신주쿠를 가야했다.수조에 넣을 수풀과 새우들의 먹이를 사야했고화방에 들러 필요한 도구들도 갖춰놔야했다.요 며칠새 신주쿠에 코로나 감염자가 늘고 있어요주의 지역이긴 하지만 어쩔수 없었다.긴급사태가 해제되고 일상으로 돌아가긴 했지만여전히 불안함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그래서 늘 그렇듯 가장 짧은 동선을 머릿속에그려놓고 움직이기 시작했다.아쿠아센터에 가서 사려고 했던 수풀과 먹이를 구입하고 새우가 번식을 너무 많이해서다음주에 치비들을 가져올테니 받아주라는 부탁을 하면서 돌아 나오려는데 점장이 어쩌면 그렇게 번식을 잘 시키냐며 다른 종류를키워보라고 내게 권하려고 하길래 바쁘다는 핑계를 대고 빠져나왔다. 다음은 화방에 들렀는데 역시나 화방에 오면사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아생각보다 지체하는 시간이.. 2020. 7. 9.